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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 오는 12월 21일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나란히 극장에서 맞붙는 두 편의 한국 영화는 가만히 비교해 볼 만한 구석이 많습니다. 는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몇 개국의 군복을 바꿔 입는 조선과 일본의 마라토너 이야기고, 은 1980년대 대한민국에서 경상도와 전라도의 야구 유니폼을 입고 공을 던지는 투수들의 이야기입니다. 피할래야 피할 수 없는 숙명의 라이벌을 만나 길고도 고단한 대결을 이어가는 20세기 남자들의 수난기이기도 하구요. 하지만 조선에서 소련을 거쳐 독일과 노르망디의 전장에 이르는 의 여정이 280억 제작비의 가치를 시각화하는 실감 나는 전투신과 빼어난 특수 효과에도 불구하고 2시간 30분이라는 러닝 타임 속에 지루한 느낌을 줍니다. 반면 은 최동원, 선동열의 선수로서의 성장 과정이나 80년대의 과열된 시대상, 주변 인물의 개인사를 엮어내는 솜씨가 그다지 매끄럽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1987년, 그 전설적인 게임을 옮겨오는 후반부만은 오락 영화로서 충분한 재미를 안겨줍니다. 가 2-2-2-2의 고저 없는 반복으로 마무리된다면, 은 1-1-1-4, 어쨌든 마지막엔 홈런을 날리는 느낌이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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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럽게 떠나간 영혼들은 과연 지금 어디에 있는 걸까요? 빠지고 다시 나지 않는 치아처럼 좀처럼 메워지지 않는 그들의 부재는 들숨과 날숨이 스치는 짧은 순간에도 끊임없이 우리를 괴롭힙니다. “절대 사라지지 않아. 그러나 변하기는 하지, 어느 순간 견딜만한 무게가 되는 거야. 어느덧 조약돌만 해져서 가끔 잊기도 해. 그러다가 다시 주머니에 손을 넣어보면 그 자리에 그대로 있는 거지.” 6개월 전 교통사고로 아들을 잃은 부부의 서늘한 풍경을 담아낸 은 절대 내려놓을 수 없는 기억을 업고 살아가야 하는 이들을 향해 “이곳은 어쩌면 우리가 살고 있는 평행 우주 중 가장 슬픈 버전”이라는 최선의 위로를 건넵니다. , 의 존 카메론 미첼 감독은 도자기처럼 매끄러운 니콜 키드먼의 얼굴 위에 아이를 잃은 어머니의 균열을 미세하게 그려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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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대학로의 오아시스였던 하이퍼텍 나다가 문을 닫은 이후, 매해 12월이면 열리던 ‘마지막 프로포즈’와도 영영 마지막 인사를 나눈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이 상영회는 ‘2011 마지막 프로포즈 @선재’라는 이름으로 얼지 않고 죽지 않고 부활하게 되었습니다. , , 등 화제의 독립 영화 삼총사를 비롯해 , , 등 유럽작가들의 묵직한 대작들, , 등 눈물샘을 자극하고 미각을 각성시키는 다큐멘터리, , 과 같은 극과 극의 애니메이션을 향한 떨리는 프로포즈가 씨네코드 선재에서 12월 22일부터 1월 11일까지 이어지는데요. 삼청동과 안국역의 중간, ‘북촌’의 극장에서 보는 은 를 이탈리아에서 관람하는 것 같은 감동을 안겨주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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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로 떨어진 날씨. 이럴 때, 눈은 번쩍! 귀는 쫑~긋! 말초신경은 아하~ 하는 기획전이 찾아오는군요. 12월 20일부터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리는 기획전 ‘노래하고 춤추자’에는 흥겨운 연말 파티 초대장이 부럽지 않은 화끈한 음악과 춤 영화들의 릴레이가 이어집니다. , , , , , , , , , 등 제목을 나열하는 것만으로도 주변 온도가 10도는 올라가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데요. 특히 구스 반 산트의 와 토드 헤인즈의 는 공공 라이브러리로 구축된 필름이라 무려 ‘무료상영’이라고 하는군요. 지갑이 텅 비는 연말이라도 몸과 마음이 따뜻해지는 법은 결코 어-렵지, 않아~요.

글. 백은하 기자 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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