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스타’ SBS 일 오후 6시 40분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도 서바이벌 해야 하는 시대다. 그래서 그 생존 비결 또한 그들이 참가자들에게 요구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개성이라는 차별화 그리고 프로그램으로서의 재미와 퀄리티가 그것이다. ‘K팝 스타’의 차별화는 곧 심사위원의 차별화다. 기존 오디션 프로의 캐릭터형 심사위원에 멘토와 프로듀서의 권위를 모두 갖춘 점이 ‘K팝 스타’ 심사위원의 특징이다. 국내 3대 거대기획사의 대표 얼굴 양현석, 박진영, 보아로 구성된 심사위원진은 평가자인 동시에 제작자의 입장이라는 점에서, 오디션 프로그램 자체 내에서 완료되어버리는 ‘스타 탄생기’를 보다 실질적인 스타 발굴 전략으로 구체화한다. 방송이 내내 힘주어 말하는, “반짝 스타가 아닌 진짜 스타를 찾는다”는 강조점이 이를 잘 말해준다. 여기에 ‘K팝’이라는 확실한 콘셉트는 한류 트렌드에 힘입어 이 프로그램의 진정한 경쟁력이 된다.

예능 프로그램으로서 재미와 완성도 역시 두 개 이상의 ‘Yes’를 받을 만하다. 기성품에 가까운 안정된 가창력의 참가자들을 전진 배치해 줄줄이 탈락시킴으로써 차별점을 강조하고, “키보드 3인방”이라 칭한 실력파 참가자들을 연이어 등장시킨 하이라이트로 몰입도를 강화했다. 오디션 프로의 필수 공식인 ‘인간극장급 사연’의 참가자를 마지막에 등장시켜 또 하나의 클리셰인 여성 심사위원의 눈물을 비춰준 감동 전략 역시 뻔하긴 했으나 뭉클한 구석이 있었다. 공연보다 심사평이 중요한 프로그램답게 세 심사위원의 날카로우면서도 구체적인 평가와 조언들, 그리고 선정적이며 과장된 편집과 연출이 거의 없다는 점도 방송의 완성도를 높여주었다. 우려할만한 점도 물론 있다. 프로그램과 심사위원의 안정감과 세련된 코칭이 오히려 거칠지만 생기 있는 원석들을 매끄러운 규격상품으로 만들어내는 건 아닌지. 그것은 마치 맨발의 장재인이 ‘K팝 스타’로 온다고 가정했을 때의 이질감 같은 것이다. ‘K팝 스타’는 원석의 매력과 잘 빚어진 상품 사이를 어떻게 조율할 수 있을 것인가.

글. 김선영(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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