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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배우, 가수, 디자이너, 모델 등 분야를 막론하고 올해 우리 사회에 새로운 스타일과 트렌드를 제시한 아이콘들이 참석한다는 점에서 는 연기대상이나 연예대상보다 더 포괄적이고 자유로운 시상식이라 할 수 있다. 이윤지와 씨엔블루의 합동공연, 박칼린 음악감독의 ‘꿈 그리고 사랑’을 테마로 한 뮤지컬 갈라 콘서트, Mnet 의 TOP11 전원 참석 등 시상식을 돋보이게 할 특별한 코너들이 마련돼 있지만, 가장 기대되는 건 세 MC 신동엽, 송중기, 서인영의 호흡이다. 신동엽의 변태 개그, 서인영의 독설 그리고 모든 돌발 상황을 무마할 수 있을 것 같은 송중기의 유행어 ‘나, 구용하야’가 모이면 어떤 진행스타일이 탄생할까. 저녁 8시부터 2NE1, 2PM, 박칼린, 슈퍼스타K TOP11을 비롯한 시상식 참석자들이 레드카펫을 밟는 모습이 생중계되며, 밤 9시부터 본격적인 시상식이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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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주 동안 ‘라디오 스타’에서 가장 뚜렷한 존재감을 보인 인물은 김희철이었다. 그는 객원 MC임에도 불구하고 싸이에게 “출연료도 도토리로 받아간다”는 멘트를 서슴없이 던지고, 이적의 ‘다행이다’에 맞춰 감히 김구라의 머릿결을 만지고 백 허그까지 감행하면서 김희철표 뮤직비디오를 완성했다. 이미 유부남이 된 싸이와 이적이 들려주는 밤 문화 이야기도 흥미진진하겠지만, 사실 더 궁금한 건 그 토크들에 대한 김희철의 리액션이다. 지난주 ‘솔로 발언’ 이상의 도발이 나오지 말란 법도 없으니, 그의 마지막 ‘한 방’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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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윤종신은 ‘라디오 스타’ 오프닝 멘트에서 “저는 잊혀져가는 뮤지션이었습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오늘만큼은 예능인도 심사위원도 아닌 뮤지션의 자격으로 에 출연했으니, 이제 그 멘트는 “저는 여전히 존재하는 뮤지션입니다”로 바꿔야 할 것 같다. 제자 강승윤 덕분에 화제가 된 ‘본능적으로’를 오리지널 버전으로 들려주고 “타박상과 같은 사소한 것들도 음악의 소재가 될 수 있다”며 자신의 음악철학과 타박상을 연결시키는 등 지금껏 각종 예능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쌓아 온 그의 센스와 녹슬지 않은 라이브 실력의 훌륭한 조합을 지켜보자.
글. 이가온 thir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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