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어디 숨을 데도 없다. 정면 돌파해 나갈 생각이다.” 5년 만에 MBC 로 복귀하면서 파격적인 예고편의 주인공이 된 최일구 앵커의 말이다. 하지만 이는 40년 만에 주말 방송뉴스 시간대를 저녁 8시로 옮겨 타 방송사 뉴스 및 주말드라마와 경쟁해야 하는 MBC의 심정이기도 하다. 이번 주말부터 새롭게 개편될 는 과거 ‘최일구 어록’으로 화제를 모았던 최일구 앵커를 “긴급투입”하고 “현장성 및 심층성을 확대하고, 기자들이 아닌 시청자 기준으로 쉽고 재밌는 뉴스”를 담아낼 예정이다.
방송시간 변경 다음으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최일구 앵커의 현장 출동이다. 최 앵커는 일주일에 한 번씩 사회적 약자 혹은 시대의 인물을 만날 예정으로, 처음 찾아간 현장은 얼마 전 ‘낙지파동’을 겪은 전남 무안. 그는 “무안 어민들의 분노나 비애를 많이 담기 위해 인터뷰 위주로 보도되며, 직접 체험한 장면이나 약간의 내레이션이 더해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역동적인 스튜디오 분위기 조성을 위해 취재기자가 직접 스튜디오에 출연하거나 두 앵커가 대화를 나누는 비중을 늘릴 계획이다. 또한 MBC 보도국 입사 10년차 기자 8명의 심층보도를 강화하면서 “진행의 연성화는 있을지언정 콘텐츠의 연성화는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가 8시로 간 까닭은
하지만 앵커와 진행방식이 바뀐다고 해도 ‘왜 방송시간을 이동해야 했는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아있다. 지난 9월, MBC 경영진이 와 폐지 그리고 시간대 변경 개편안을 내놓자, MBC 기자회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해 “를 납득할만한 이유 없이 8시로 옮기겠다는 시도는 공영방송의 원칙인 사회 감시와 비판기능을 아예 포기하는 ‘뉴스 죽이기’”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러한 우려에 대해 이진숙 보도부장은 “각종 시뮬레이션을 실시한 결과, 주말 뉴스 시간대에 대한 시청자들의 수요가 평일보다 조금 앞당겨졌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면서도 “외부에 공개하기엔 적절치 못한 부분이 있다”며 구체적인 정보 공개를 꺼렸다. MBC가 방송시간대 이동에 대해 납득할만한 답변을 내놓지 못한다면, 아무리 홍순관 주말뉴스 부국장이 “‘뉴스는 뉴스다’라는 기본 모토는 변하지 않았다”고 강조하고 최일구 앵커가 “진정성, 소통, 공감의 세 가지 철학을 갖고 임하겠다”고 포부를 다져도 MBC 내부 구성원들과 시청자들의 우려는 쉽게 잦아들지 않을 것이다. 달라진 는 오는 6일, 최일구-배현진 앵커의 진행으로 저녁 8시에 방송될 예정이다.
사진제공. MBC
글. 이가온 thir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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