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Mnet 저녁 8시
김성주의 말대로 TOP11의 매력이 허술함에 있다면, 그 허술함을 채워주며 쇼를 매끄럽게 진행하는 게 제작진과 MC의 몫이다. 그러나 (이하 )에서 가장 허술했던 것은 준비 부족의 제작진과 흐름을 끊는 MC들이었다. 물론 방송 초보인 TOP11에게 생방송 토크쇼에서 뭔가 큰 것을 기대하는 건 무리기에, 은 태생적으로 MC들의 능력에 기댈 수밖에 없는 이벤트였다. 하지만 김성주는 분위기를 띄우는 데 집착하느라 자꾸만 맥을 끊었다. 국제전화로 존 박이 아버지와 간신히 인사를 나눌 무렵 말허리를 잘라먹고 들어오거나, 허각의 영어 발음을 집요하게 잡고 늘어지는 순간 쇼는 흐름을 잃고 산만해졌다. MC들의 예습 부족도 눈에 밟혔다. 존 박이 팬에게 선물로 받은 ‘쳐밀도’를 두고 “존 박씨, 기념으로 가져가세요” 라 말하는 박영린은 쇼의 디테일을 모른 채 투입됐겠거니 하고 이해한다 쳐도, 수 개월간 쇼를 진행한 김성주가 얇은 미성의 김지수에게 “제이슨 므라즈 노래는 가늘게 시작하는 데 괜찮겠어요?”라 묻는 대목은 헛웃음을 금치 못 하게 했다. 그래서 에서 그나마 기억할 만한 순간은 TOP11이 꾸미는 특별 무대들뿐이었다. 시청자들도 이런 순간들을 기대하며 TV 앞을 지켰을 것이다. 그러나 제작진은 이미 자사의 를 통해 다뤘던 가십들을 다시 꺼내서 키득대는 데 시간을 허비했다. 앞서 방송된 에서 지적했던 것처럼, 의 가장 큰 수확 중 하나는 그 간 방송에서 홀대 당했던 장르의 음악을 듣는 재미를 일깨워 줬다는 것이다. 그걸 아는 사람들이 왜 그랬는지 알 수 없는 일이다.

글. 이승한 fourteen@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