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name is 안일권(安一權). 어머니께서 권(權) 씨 성을 가지고 계신데, 말하자면 안 씨와 권 씨 사이에서 난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라는 뜻이다.
태어난 날은 1979년 7월 17일.
누나가 네 명이나 있다. 큰 누나는 띠 동갑이고 그 다음에 여덟 살, 네 살, 두 살 터울로 누나들이 있다. 하지만 누나들이 많다고 곱게 자란 건 아니었다. 어렸을 때 조금만 약한 모습 보이면 ‘남자 새끼가…’ 이랬다. 아들 하나라고 오냐오냐 하며 크진 않았다. KBS 공채 개그맨 5기인 안숙희가 큰 누나다.
씨름을 정말 좋아하고, 정말 잘했다. 초등학교 때는 키가 작았는데도 우리 반 아이들을 다 이겼다. 중학교 때는 키가 좀 컸는데 그 때도 체육시간에 친구들이랑 하면 다 이겼다. 고등학교 땐 어느 수련회 가서도 1등 하고. 내 입으로 말하긴 뭐하지만 (웃음) 기술 좋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다. 오금 당기기 같은 기술을 잘 썼다. 보는 것도 정말 좋아했다. 씨름 중계하면 녹화하면서 볼 정도로.
백승일 장사를 정말 좋아했다. 김정필 같은 덩치 큰 천하장사가 득세할 때 등장한 기술 씨름의 천재. 그런데 나와 친분이 있는 ‘올밴’ 우승민 형이 백승일 장사와 친하다는 거다. 그래서 내가 정말 팬이니 소개시켜 달라고 해서 이젠 굉장히 친해졌다. 내가 씨름 이야기 하는 거 들으면 백승일 장사도 놀란다. 정말 거의 전문가처럼 줄줄 꿰고 있다고. 그래서 씨름 해설 해보는 건 어떠냐고 하는데 난 정말 하고 싶다. 잘할 자신도 있고.
TV를 정말 많이 안 보는 편이다. 인기 있는 버라이어티도 거의 안 보고, ‘슈퍼스타 KBS’의 모델인 Mnet 도 딱 한 번 봤다. 심지어 도 잘 안 볼 때가 많았는데 이젠 그러면 안 될 거 같다. 요즘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알아야 개그도 나오니까.
전방에 있는 무적 태풍부대에서 군 생활을 했다. GOP를 비롯한 전방을 가면 몸이 고되지만 정신적으로는 편하다고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이유도 없이 그냥 보면 꺼지라고 하고 얼차려도 많이 줬다. 머리 박는 걸 많이 했는데 했다 하면 40분 정도씩 했다. 하도 그러다보니까 나중에는 두피 껍질이 큼지막하게 비듬처럼 떨어지더라. 다른 부대에서는 먹다가 고통스러울 정도로 과자를 먹이는 고문을 한다기에 내심 기대했는데 우리 부대에는 그런 것도 없었다.
흉내 낼 수 있는 동물은 20가지 정도 된다. 사람의 경우도 성대모사와 표정 모사까지 합치면 20명 정도 할 수 있는 거 같다. 성대모사는 유해진 씨, 이회창 씨, 서경석 씨, 이정섭 씨, 오광록 씨 정도 하는 거 같다. 그리고 같이 일하는 개그맨 흉내는 정말 잘 내는 편이다. 임혁필 선배 흉내 내면 동료들이 다 쓰러진다.
디자인학과에는 그림 실력으로 들어갔다. 누나들은 다 대학 갔는데 아들 하나 있는 게 대학 갈 성적이 아니다 보니 다들 걱정이 많았다. 그런데 어려서부터 그림을 곧잘 그리는 편이어서 누나의 권유로 입시 미술을 고3 여름 때 공부했다. 잠깐이지만 열심히 했고 혹여 떨어질지 몰라 여덟 군데에 원서를 넣었다. 그 중 네 군데에 붙었고 동서울대에 들어갔다. 그냥 수작업으로 하는 건 재밌었는데 컴퓨터 작업을 시작하면서부터 공부가 재미없더라.
학점 1점이 모자라 졸업을 못할 뻔 했다. 과제를 안 해오면 출석을 아무리 잘해도 출석으로 인정해주지 않았다. 그런데 과제가 엄청나게 많았다. 하루에 서너 개씩 해야 해서 친구들은 다들 밤 샜는데 나는 안 했다. 신입생 때는 선배들이 과제도 도와주고 그랬는데 나중엔 그게 안 되니까 정말 고생 많이 했다. 그러다 학점 1점이 모자란 상황이 되어서 여자 강사분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부탁을 드렸다. 개그맨의 꿈을 가지고 있는데 이번에 꼭 졸업을 해야 빨리 시작할 수 있다고 했더니 그럼 그런 이야기를 리포트로 제출하라고 하더라. 덕분에 무사히 졸업할 수 있었다.
어린이 뮤지컬에서 손오공 역할을 한 적이 있다. 대학로에서 공연하던 시절은 아니고 ‘고교천왕’ 하고 나서 좀 쉴 때였다. 가족 뮤지컬이라 고난도 춤과 연기가 필요했던 건 아니었다.
선후배 통틀어 최근 가장 웃기다고 느끼는 건 한 기수 후배인 22기 박영진이다. 사실 나는 그런 토크 스타일 개그를 하는 타입도 아니고 그다지 좋아하지도 않는다. 그런데 영진이 개그는 정말 재밌다. 사실 내가 하는 코너 외엔 한 두 코너에만 꽂히는 편인데 요즘에는 ‘두분 토론’이 제일 웃기다. 영진이는 되게 밋밋한 얼굴이고 어떤 면에서는 포인트가 없는데 물 흐르듯 흘러가며 자연스럽게 웃긴다. 녹화할 때마다 항상 영진이에게 “진짜 웃겨. 빵빵 터져”라고 말한다.
‘뜬금 뉴스’는 나 때문에 없어졌다. 나보다 먼저 리포터 역할을 하던 허안나가 NG를 많이 내는 편이었다. 그래서 내가 투입됐는데 정색하고 리포팅 하는 부분에서 NG를 정말 많이 냈다. 연타로 세 번도 내고. 그러다 코너 없어졌다. 그래서 김준호 선배가 네가 코너 없앴다는 농담을 한다. 하지만 그 전에는 결코 NG 내는 타입이 아니었다.
‘슈퍼스타 X’라는 코너를 준비했었다. 꼭 연예인만 뽑는 게 아니라 대통령도 뽑고 재연배우도 뽑고 최고의 건달도 뽑는 그런 오디션인 거다. 그러다보니 심사위원도 갓 출소한 전 행동대장 뭐 이런 거고. 나는 건들건들 걸어 나오고 그런 건데 방송용 아니라고 해서 녹화를 못했다. 되게 재밌었는데…
드라마 KBS 와 MBC 에 출연한 적이 있다. 에서는 ‘고교천왕’ 이미지 비슷하게 나왔고, 에서는 송재빈(정준호)의 개인 매니저 역할로 나왔다. 연기에는 관심이 많다. 오히려 버라이어티보다도 더 해보고 싶다.
배우 김인권 씨를 정말 좋아한다. 이문식 씨나 유해진 씨처럼 조연이면서도 자기 색깔 확실한 배우들을 좋아하는데 그 중에서도 김인권 씨 연기가 가장 인상적이다. 에서 짱에게 맞으면서도 개기는 모습이 좋았고, 에서 CG인 게 분명한 컨테이너 낙하 신에서 보여준 연기는 정말 일품이다.

글. 위근우 eight@
사진. 이진혁 eleven@
편집. 장경진 three@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