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에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던 제임스 프랭코가 지난해 갑자기 데이타임 소프오페라 (이하 )에 출연한다고 발표했을 때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했다. “시리즈 관계자 중에 크게 신세진 사람이 있나봐”, “도대체 어떤 신세를 졌길래”. 그도 그럴 것이 미국의 데이타임 소프오페라는 다른 TV 시리즈나 영화에 비해 소재나 연기력, 연출 면에서 크게 떨어지기 때문에 모든 연기자들에게 좋게 말하면 성공을 위한 디딤돌이고, 나쁘게 말하면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고 돌아가면 안 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임스 프랭코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다시 본인의 이름 ‘프랭코’라는 퍼포밍 아티스트이자 사이코 킬러로 에 돌아갔다. 지난달 말부터 20편의 에피소드에 한정 출연하고 있는 그는 출연 이유에 대해 “누구나 인생은 단 한번이다. 그래서 내가 관심가는 모든 것에 최선을 다하고 싶을 뿐”이라고 최근 TV 가이드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인터뷰에서 그는 “하루에 몇 장면 이상 촬영하기 힘든 영화 제작 환경과는 달리, 데이타임 소프오페라는 하루에도 수십 장면을 찍고 소화하는 환경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며, “ 관계자들은 ‘프랭코’에 대해 내 의견을 많이 수렴해줘서 캐릭터를 함께 만들어 갈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프랭코’의 캐릭터로 뉴욕현대미술관(MoMA)에서 퍼포밍아트를 선보였고, ‘월스트릿 저널’의 아트 섹션에 퍼포밍아트에 대한 역설을 하는 내용을 기고해 팬들을 어리둥절하게 하기도 했지만 그는 예술가 집안에서 성장해 본래 화가를 꿈꿨던 인물.
극작가, 감독, 화가의 명함도 가진 제임스 프랭코
또한 프랭코는 1억6천만 달러의 예산이 투입된다는 폭스의 프리퀄, 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한 대니 보일의 신작 등에 출연한다. 특히 현재 폭스의 인기 뮤지컬 드라미디 의 창작가로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라이언 머피가 연출하고 줄리아 로버츠가 주연해 화제를 모은 영화 에도 출연해 작품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프랭코는 NYU에서 영화 연출을 공부한 후 수편의 단편을 연출했고, 이 중 일부 작품은 팜스프링스 단편 영화제 등 여러 페스티벌에서 관심을 모은바 있다. 뿐만 아니라 연기 생활 중 NYU 졸업은 물론 컬럼비아 대에서 문예창작(Creative Writing) 석사를 수료했고, 이제는 예일대에서 박사학위를 준비하고 있다. 그래서 그에게는 배우라는 직업 뒤에 극작가, 감독, 프로듀서, 화가 등등 다양한 수식어가 붙는다.
간혹 에 깜짝 출연해 대사 하나 없이 앉아 있다가 들어가는 카메오 역할도 마다하지 않는 제임스 프랭코. “내가 학교로 돌아간 것은 글을 쓰고 싶고, 혼자 하는 것 보다는 집필을 심각하게 생각하는 작가들에 둘러 쌓여 함께 작업하는 것이 필요해서다. 역시 새로운 코미디 연기를 시도 하려고 할 때도 SNL에 찾아간다. 그들이 가장 재미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에게는 비중 있는 역할이나 다른 배우들이 배척하는 ‘미디엄’에 대한 편견이 없다. 자신의 작품 세계에 도움이 된다면 상관없다는 것. 너무 강한 이미지 때문에 탐을 냈지만 출연을 거부했던 2001년 작 에 주인공으로 출연했을 때부터 범상치 않았던 제임스 프랭코는 뭔가 큰 괴물이 될 것 같은 젊은 배우다.
글. 뉴욕=양지현 (뉴욕 통신원)
편집. 장경진 th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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