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KBS2 밤 11시 5분
시작은 “약간 충격적인데 신선한” 쌈디였다. 사이먼 디는 ‘뜨거운 형제들’에서의 다이어트 개그와 비슷한 어린 시절의 여탕이야기로 분위기를 띄웠고, 그러면서 게스트 다섯 명 중 세 명이 같은 부산 출신이라는 것으로 동질감도 형성됐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풀어갈 편안한 분위기가 조성되고 나면 는 ‘알아서’ 흘러간다. 간단한 코너들 몇 개를 지나며 아주 소소한 비밀들이 폭로되고, 웃고 떠드는 사이에 유재석은 놀라운 친화력으로 게스트들을 포용한다. 이 와중에 박명수는 자기 방식으로 웃기고, 박미선과 신봉선은 기꺼이 게스트들을 초대 손님으로 존중하며 호스트의 역할을 다 한다. 손담비와 애프터스쿨의 가희가 공통적으로 출연한 지난 3주간의 MBC ‘라디오스타’와 비교하면 의 방식을 더욱 확실하게 알 수 있다. ‘라디오스타’는 루머와 스캔들을 주제로 삼으며 가희가 눈물을 흘릴 만큼 게스트를 세고 거칠게 다루지만, 는 대시했던 연예인들에 대한 토크를 하면서도 스캔들이 될 만한 요소는 전혀 건드리지 않는다. 이건 어느 쪽이 더 나은 토크쇼인가의 문제가 아니라 고수하고 있는 스타일의 문제다. 조금 거친 방식으로 비유하자면 ‘라디오스타’의 김구라가 조명되지 않는 멤버에게 호기심을 갖는 느낌이라면, 의 유재석은 그들에게 자리를 내 주고 공평하게 배려해주는 방식이다. 그래서 ‘라디오스타’는 보통 프로그램의 수혜를 받는 게스트와 그렇지 않은 게스트가 극명하게 나뉘지만, 는 그렇지 않다. 그래서 어쩌면 프로그램의 이름, 기획의도와 가장 일치된 느낌의 토크쇼는 일지도 모른다.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을, 꾸준히 최선을 다해 해나갔을 때에만 이를 수 있는 어떤 수준, 최고는 아닐지 몰라도 는 거기까지 왔다.

글. 윤이나(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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