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호걸’ SBS 일요일 저녁 6시 40분
또 하나의 패밀리가 탄생했다. 여자 연예인 12명으로 이루어진 패밀리의 첫 만남에 서인영이 가장 먼저 나온 것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다. ‘영웅호걸’은 서바이벌 프로그램처럼 매주 인기 테스트를 해서 편을 가르고 순위를 정하는데, 그 경쟁과 그에 따라 수반되는 여자들의 신경전을 버라이어티 포맷과 합친 프로그램이다. 여기서 서인영은 ‘기 싸움’의 아이콘이자 전사이며, 나이와 데뷔 연차 등등 미묘한 족보에서 가장 민감한 경계에 놓인 인물이기도 하다. 이 경쟁 속에서 멤버들의 색다른 모습을 보게 될 것이고, 그들이 서로 친해지는 것처럼 시청자들이 캐릭터에 몰입해 친밀감을 느끼는 것이 포인트다. 언터쳐블 노사연부터 귀염둥이 지연, 아이유까지 역할분담이 확실하고 나르샤, 정가은, 신봉선처럼 이미 익숙한 캐릭터와 새로운 인물인 유인나와 홍수아, 이진 등이 함께하는 조화도 괜찮다. 1회 만에 캐릭터가 잡혀간다는 것은 예능 프로그램에서 매우 긍정적인 신호다. 그러나 마냥 훌륭했던 것은 아니다. 새롭지는 않았다. 팔씨름에서 진 ‘잘 나가는 팀’이 알아서 숙소로 오기까지 아이유의 부채를 즉석경매에 붙이는 등 시민들과 함께 만들어낸 재미는 MBC 에서 잔뼈가 굵은 노홍철이기에 뽑아낼 수 있는 분량이었다. 그 후 시작된 ‘단점 게임’은 SBS 에서 보던 ‘당연하지 게임’과 비슷한 것이었는데, 12명이 동시에 참여하다 보니 산만해지면서 등장인물 간의 균형이 깨졌다. 앞으로 12명이 동시에 참여할 수 있는 게임을 개발하는 것과 본격적으로 인기 순위 정하는 미션들이 공감할 수준의 것인지가 롱런의 관건이다. 여자 연예인들이 단체로 출연하는 것은 분명 호재이나 이를 넘어선, 확실한 작전이 절실해 보인다.

글. 김교석(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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