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보잉을 사랑한 아이들’ MBC 화 밤 12시 30분
어느덧 비보이는 사람들이 머릿속에서 잊힌 단어, 살짝 지나간 유행이 됐다. 2년 전만 하더라도 한류의 첨병이라며 각종 뉴스, 행사, 공연, CF 출연과 관련 방송까지 생길 정도로 대단한 주목을 받았지만 이제 그런 것들은 모두 사라지고 없다. 은 그 이후 현재의 비보이들을 다시 찾아갔다. 한번 거대한 파도가 쓸고 지나간, 그러니까 첫 번째 전성기를 보낸 뒤의 이야기다. 비보이들의 도전, 청춘, 춤에 대한 열정, 고로 돈은 신경 쓰지 않는다 등 그들의 젊음과 도전정신 찬양에 그치고 마나 싶었다. 허나 AFKN에서 문라이트라는 클럽까지 한국 힙합의 과거를 정리하고, 앞으로의 대책과 사업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고민, 다시 일어서려는 노력들이 꽤 흥미로웠다. 현재 대기업의 행사가 아니면, 비보이들이 설 수 있는 무대는 없다. 이들은 스스로 작은 공연을 열 여력도 없다. 이것은 비보이들의 고백대로, 엄청난 기회들을 서로 독차지 하고 싶어서 반목을 거듭하다 각종 혜택과 지원을 놓친 까닭이다. 뿌리가 제대로 뻗기 전에 웃자란 나무가 된 비보이는 자생할 수익구조가 없었다. 이에 은 ‘댄스컬’ 이라는 장르를 만들어 비보잉을 상품화하고, 비보이 스스로 파티 같은 잼을 열어가는 시도, 여러 곳에 개설된 강습들 그리고 춤이 단지 춤으로 끝나지 않고 또 다른 꿈을 만들어주는 토양으로 가꿔나가고 있는 꿈틀거림을 보여주었다. 비보이를 이 시점에서 논하는 것이 낡은 이야기를 반복하는 것인 줄 알았다. 물론 화려했던 조명이 걷어진 지는 오래고, 지나간 유행인 것만은 사실이다. 허나 냄비의 거품이 가라앉은 자리에 비보이들은 남았고, 스스로 살아갈 방법을 모색 중이다. 예전처럼 오직 젊음, 열정, 도전만을 덕목으로 삼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 고무적이다. 스트릿 문화가 어떻게 비즈니스로 연결될 수 있을까. 이들의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글. 김교석(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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