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형제들’ MBC 일 오후 5시 20분
MBC ‘뜨거운 형제들’은 최근 가장 주목할 만한 예능 프로그램이다. 리얼 버라이어티의 다음 패러다임에 대해 가장 뜨겁게 고민하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일단 방향은 잡았다. 정서적으로는 모자란 멤버들이 함께 이루는 성취라는 감동을 빼고, 형식적으로는 ‘리얼’을 제거했다. 올 로케 리얼 버라이어티의 정 반대 지점에서 모든 걸 스튜디오에서 해결한다. 여기서 탄생한 것이 아바타 소개팅과, 반 틈 열린 상황극이다. 이 둘은 분명 신선했고 히트였다. MBC 와 같은 ‘뜨거운 형제들’만의 콘셉트를 갖게 된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박휘순처럼 기복이 심하다. 출연자들은 세트라는 가상공간 안에 있지만 연출은 리얼 버라이어티보다 훨씬 리얼하다. 어떤 가이드 없이 상황만 던지고 출연자들의 능력과 애드리브에 기댄다. 경험이 풍부하지 않은 노유민을 비롯한 동생 진영이 힘을 못 쓸 수밖에 없고, 한 번 얻어걸리면 그것을 집요하게 반복한다. 스튜디오 가상 MT도 출발까지는 색달랐다. 모두들 로케를 떠나는 마당에 스튜디오에서의 가상현실이라는 설정이 흥미로웠다. 헌데 벌써 대사가 읽힐 정도로 뻔한 상황극으로 마무리됐고, 웃음은 멤버들의 개인기에서 간헐적으로 나왔다. 릴레이 탁구처럼 재밌는 요소들을 충분히 뽑아낼 요소들도 있었지만 얻어걸렸다. 이번 가상 MT도 결국 아바타로 양념치고, 심리 상황극으로 요리한 것이다. 조금씩 변화를 줘야 하는데 똑같은 형식으로 내밀고, 알아서 맛있게 먹으라는 형국이다. 다음 주 업그레이드 된 아바타 소개팅이 다시 한 번 펼쳐진다는데, ‘뜨거운 형제들’은 아바타 소개팅 프로그램으로 남을지, 리얼 버라이어티의 대안이 될지 벌써 일차 판가름이 날 전망이다.

글. 김교석(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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