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1회 목 밤 9시 55분
오랜만이다. “얄팍한 재능에 간혹 희망도 보이고 또 다른 건 하고 싶지도 않아”서 부대끼는 막막한 청춘. 는 정말 오랜만에 만나는 청춘드라마다. MBC는 과 사이 4부작 드라마 두 편을 편성했고 는 에 이은 두 번째 작품이다. 5년 전의 이 그랬던 것처럼 는 미니시리즈도 아니고 단막극도 아닌 4부작 드라마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로 지금 이 순간, 달릴 수밖에 없는 한 청춘의 이야기를 선택했다. 대구(백성현)는 오래 전 달리기 경기에서 아픈 형 대오에게서 멀어져 1등만을 위해 달려가다가 결국 형을 잃었다. 아버지(전인택)는 몇 년이 지나도 죽은 형 때문에 아파하며 오직 형만을 위해 살아간다. 과거의 상처를 끌어안고, 더 나아질 미래도 없이 “술 마시고 노닥거릴 시간”도 사치로 여기며 힘겹게 살아가는 대구 역할에 백성현은 맞춤인 듯 어울린다. 대구와 그의 라이벌인 지만(유연석)의 사랑까지 받게 되는 행주 역할의 박민영 역시, 꿈을 이루지 못하고 그 주변만 서성이는 청춘을 어색하지 않게 표현한다. 의 1화에서는 형의 죽음 이후 다시는 달리고 싶지 않았던 대구에게 달려야만 하는 이유가 생겼다. 이제 대구는 평생 형의 뒤만 쫓아 달려야 했던 과거를 뛰어넘기 위해, 어릴 적부터 좋아했던 행주를 위해, 형에게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아버지를 위해, 다시 달리게 될 것이다. 여기, 러닝셔츠 한 장 입고 맨 몸으로 달리기를 시작하는 한 청춘이 있다. 이제 막 운동화 끈을 묶은 구대구, 이 청춘은 어디까지 달릴 수 있을까. 의 다음 발자국이 기대된다.

글. 윤이나(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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