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수 밤 9시 50분
5월, 바야흐로 소개팅의 계절이다. 허나 행복해지자고 한 소개팅은 호감의 엇갈림, 상대방의 의중파악, 어설픈 대화술에 대한 부담 등 생각보다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게 한다. 그러나 직접적인 이야기가 오고가지 않아도 선수들은 대번에 성패를 가늠할 수 있는 법. EBS 3부작 ‘말하기의 다른 방법’의 3번째 이야기 ‘스킨십의 기술’은 마음에서 마음에 이르는 거리, 그리고 그 거리를 좁히는 비법에 대한 힌트를 담고 있다. 소개팅에서의 첫 만남은 사람과 사람의 마음 사이 거리가 가장 먼 순간이다. 실제 소개팅 모습을 관찰하며 서로 간의 거리가 좁혀지거나 그렇지 않을 경우에 보이는 행동들, 시선처리, 손동작 등으로 상대방의 의중을 읽는 법을 알려준다. 소개팅으로 재밌게 시작한 스킨십 이야기는 사실 연인 간에 일어나는 지엽적인 이슈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공간에 대한 문제다. 부모, 친구, 회사 상사 그리고 민족, 나라 등등 그 주체와 상대에 따라 거리와 방법이 모두 다르다. 사회 공간에서도 마찬가지. 지하철 의자에 앉는 순서나, 회사 상사의 자리가 더 크거나 좋은 자리에 있는 이유도 모두 이런 거리에 대한 비언어적 의사소통 결과라는 것이다. 따라서 스킨십이란 처세술이나 연애술이 아닌 이런 거리를 좁히려는 마음의 결과다. 우린 그동안 스킨십을 응큼한 녀석이라 여겨왔지만, 사실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가장 가까운 거리를 만들어내는 방법이자, 궁극의 거리 속으로 들어가려는 정중한 인사였던 것이다.

글. 김교석(TV평론가)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