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하지 못해 미안해’를 발표한 뒤부터, 유세윤은 인터넷에서 ‘세윤신’으로 불리곤 한다. ‘쿨하지 못해 미안해’의 뮤직비디오는 순식간에 인터넷을 휩쓸었고, 가수들이 쏟아져 나오던 지난 4월에 가장 화제가 된 싱글로 남았다. 그러나 지금 대중이 유세윤에게 ‘신’이라는 표현까지 쓰며 절대 지지를 보내는 것은 단지 노래 한 곡의 여파만은 아닐 것이다. 그는 ‘쿨하지 못해 미안해’를 발표하기 전에도 KBS 에서, 미니홈피와 쇼핑몰에서, 또는 MBC 의 ‘건방진 도사’로 자신만의 세계를 완성해 나갔다. ‘쿨하지 못해 미안해’는 그가 지금까지 쌓은 모든 것을 집결시킨 화룡점정과도 같다. 여의주를 찾은 용처럼 UV를 통해 예능과 음악계 양쪽에서 강자로 떠오르고 있는 유세윤과 진지하지만 부담스러울 만큼 무겁지는 않은 대화를 나눴다.
비와 이효리와 함께 3자 구도를 만들었다. 혹시 음악 프로그램 결방을 예상하고 벌린 일인가? (웃음) (빌리엘리어트)유세윤 : 전혀 몰랐다. (웃음) 우리는 어차피 다른 개념이다. 그래서 승부를 하는 건 아니고, 만약에 지금까지 1위를 하고 있어도 진정한 1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떤 이벤트가 1위를 하는 거니까 개념이 다른 것 같다. 우리가 음반 내기 전에 뮤직비디오 연출한 친구가 “니네 음원 나올 때 비, 효리 나오는 시긴데 괜찮겠어?” 이랬는데, 우리랑 다른 사람들이니까 상관없다. 경쟁하려고 내는 것도 아니고.
“내가 곡을 흥얼거리면 뮤지가 편곡을 한다”
그렇게 치면 ‘성공’은 너무 빨리 나온 것 아닌가. 꼭 예상하고 나온 것처럼 금세 음악이 나왔다.
유세윤 : 아니다. ‘성공’은 홈피에 올린 날 바로 만들었다. 뮤지하고 작업하다 새로운 곡이 생각이 안나 길래 ‘쿨하지 못해 미안해’가 잘 됐을 때의 그 기분대로 만들었다. 뮤지와 내가 마음이 잘 맞아서 곡이 생각 외로 잘 나온다. 우리는 처음부터 음악을 즐기려고 만드는 거라 고민을 안 해서 그런 것 같다. 음악 프로그램 결방으로 가수들이 많이 고생했는데, 한마디 해준다면.
유세윤 : 결방이 지속된 만큼 다들 탄탄하게 준비해서 나온 것 같다. 지금까지 MC를 하고 있다면 나도 결방 후에 그들의 모습을 직접 보고 싶었을 것 같다.
곡 작업은 어떤 식으로 하나. 뮤지가 작곡을 맡고 당신이 작사를 하는 식인가?
유세윤 : 그런 건 아니다. 멜로디와 가사는 같이 짠다. 나는 기계를 만질 줄 몰라서 내가 랩이나 노래를 흥얼거리면 뮤지가 편곡을 해주고 전체적인 틀을 잡아준다.
헉. 그걸 그냥 흥얼거려서 만든단 말인가. 혹시 전에 음악을 만들어본 적이 있나?
유세윤 : 음악 활동은 UV전까지 캐롤 앨범과 닥터 피쉬가 전부다. 랩 연습이나 작곡은 따로 배우나? 언제 연습하는 건가?
유세윤 : 따로 연습하는 건 아니다. 그냥 계속 흥얼흥얼 거린다. 차에서 퍼프 대디의 ‘I`ll be missing you’ 같은 곡 틀어 놓고 막 랩을 해보기도 하고.
타블로 말대로 천재 맞을지도 모르겠다. (웃음) 정말 타고난 건가? (구아영 kooay1***)
유세윤 : 아니다 (웃음). 그냥 하고 싶은 걸 즐기기 때문인 것 같다. 이 프로젝트도 원래 즐기려고 쌓아놓은 것들이다. 그래서 음악도 만들었으니까. 그러다 우리가 만든 음악을 싸이월드 BGM으로라도 깔아놓고 싶었는데, 거기에 올리려면 음원을 등록해야 한다고 하더라. 그래서 내 음악 내가 깔고 싶어서 UV를 하게 됐다. 음원 등록하는데 돈이 얼마 안 들더라.
그러면 UV는 앨범을 낼 생각 없이 음악을 만들었던 건가. 같이 음악하는 뮤지는 어떤 사람이길래 UV를 하게 된 건가? (웃음) (김용운 kuma1***)
유세윤 : 원래 뮤지가 음악을 하는 친구다. 하이사이드라는 밴드에서 활동을 하기도 하고, 힙합도 하는데 ‘독도 아리랑’ 같은 곡도 만들었다. 여러모로 음악적인 스타일이 나하고 너무 잘 맞는 친구라 친해졌고, 서로 즐겨보려고 음악을 만들었다. 두 사람 모두 힙합 음악을 아주 좋아하는 것 같다. 노래를 들어보면 밀리 바닐리 풍의 올드스쿨 랩 음악부터 제이지까지 1990년대부터 쭉 힙합 음악을 들었다는 느낌이 든다.
유세윤 : 맞다. 작업하기 전에 일부러 그런 음악을 찾아서 들어봤다. 뮤지도 듣는 스타일이 굉장히 비슷하고. 음악에 대해 얘기를 하다 보니까 듣는 음악이 비슷했다. 그래서 우리가 처음부터 잘 맞았던 것 같다. 듀스, 서태지, 그리고 솔리드와 MC 해머까지 좋아하는 뮤지션이 너무 비슷했다.
“뭐든지 억지로 하면 안 되는 것 같다”
그런데 당신은 닥터 피쉬도 하지 않았나. 록과 힙합 양쪽을 지배하고 싶은 건가? (웃음)
유세윤 : 고등학교 때 록을 너무 좋아했다. 스키드로우, 건스 앤 로지즈, 메탈리카… 뮤지도 만들어놓은 음악을 들어보니까 헤비한 록 음악도 굉장히 좋아했더라. 개인적으로는 시나위를 가장 좋아한다. ‘Farewell to my love’는 최고의 명곡이라고 생각한다.
제이지와 린킨파크처럼 록과 힙합의 콜라보레이션을 해볼 생각은 없나.
유세윤 : 물론 있다. 그렇지 않아도 뮤지가 소속된 밴드 하이사이드는 원래 록 밴드이기도 하고.
혹시 닥터 피쉬와? (웃음)
유세윤 : 그러지는 않는다. (웃음) 좋아하는 뮤지션이나 뮤직비디오를 보면 1990년대에 대한 향수가 굉장히 강한 것 같다. 뮤직비디오에서 무려 청청 패션까지 입지 않았나! (엄윤아 co1001***)
유세윤 : 그렇다. 우리는 과거 지향적인 사람들이다. 나는 기본적으로 우리가 옛날 사람처럼 보였으면 좋겠다. 그래서 원래는 뮤직비디오를 찍을 때 승마 바지를 입으려고 했었다. 뮤직비디오에서 입은 의상도 광장시장 가서 직접 입은 거다.
‘성공’은 서태지와 아이들의 ‘너와 함께한 시간 속에서’와 비슷하기도 하다. 당신이 좋아하는 서태지에 대한 오마주인가?
유세윤 : 나와 뮤지가 모두 서태지의 팬이라 분명히 그런 영향이 있다. 그리고 우리가 성공했다고 하는 노래인데 그렇게 낯간지러운 랩을 할 수 밖에 없다. (웃음)
그런데 아쉽게도 서태지가 주관하는 ETP페스티벌에는 출연하지 못했었다. 대신 그린 플러그 페스티벌에는 참가하는데, 앞으로도 지산이나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에 참여할 계획은 있나.
유세윤 : 뮤지가 지난해에 이미 하이사이드로 지산에 참가하기도 했었다. UV도 당연히 페스티벌에 서 많이 활동하고 싶다. 그린 플러그의 경우엔 처음에는 엔딩 아니면 안한다고 했었다. 하하.
UV로 방송 활동을 할 생각은 없나. 많은 사람들이 원하고 있다. KBS 에서 당신의 모습을 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도 많고. (이윤성 yun***)
유세윤 : 방송은 하고 싶지는 않다. 그리고 도 UV로는 출연할 생각은 없다. 의 캐릭터와는 다른 그룹이 돼야 하는 거니까. 개인적으로 UV는 실제인데 허구 같기도 한 그룹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드레드 머리를 하고 활동은 뮤직비디오로만 하는 걸 생각했다. UV로는 와 연결점을 두고 싶지는 않다. 그러면 역겨울 것 같다. 다른 코너로 출연하고 싶다. 그런데 지금은 딱히 코너가 떠오르지 않는다. UV가 재밌어서 그런지 다른 게 안 떠오른다. 뭐든지 억지로 하면 안 되는 것 같다.
음악 코미디를 해보는 건 어떤가? ‘쿨하지 못해 미안해’도 에서 종종 보여주는 음악 코미디의 영향을 받은 것 같던데. 앤디 샘버그와의 연관성을 궁금해 하는 사람도 있더라. (이주영 soo8***)
유세윤 : 맞다. 의 ‘Dick in a box’ 같은 코미디를 보면서 너무 즐거웠다. 그래서 왜 우리나라에는 그런 스타일이 없는지 궁금해졌다. ‘쿨하지 못해 미안해’는 한국의 자존심을 세우기 위해 만든 거다. 하하.
후속곡 ‘인천대공원’ 뮤직비디오는 어떻게 찍을 건가. ‘쿨하지 못해 미안해’ 스타일인가. (tamaraciel)
유세윤 : ‘인천대공원’ 뮤직비디오는 찍을 생각이 없었다. 팬들이 정 원하면 찍으려고. (웃음)
“놀 수 있을 때 최대한 즐기고, 더 열심히 놀려고 한다”
그건 너무하다. 지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보고 싶어 하는데!
유세윤 : 사실 ‘인천대공원’은 영화감독이나 방송국 PD가 그냥 찍어주겠다고도 했다. 그래서 내가 싫다고 했다. 나는 내 맘대로 못하는 건 싫다. 그러니까 카메라만 보내겠다고 하더라. 지원은 다 해줄 테니까 하고 싶은 대로 찍으라고. 그래서 약간 혹하다가 그래도 이게 결국 내 맘대로 안 될 거 같아서 거절했다. 너무 빠른 시간 안에 초심을 잃은 거 같아서 창피했다. 우리가 내놓은 걸 방송사가 거리로 쓰는 건 몰라도, 우리 스스로가 방송의 거리가 되는 건 싫다.
궁극적으로 스스로 무언가를 창조하는 예술인이 되고 싶은 것 같다.
유세윤 : 나는 꿈이 없는 사람이다. 이루고 싶은 건 없는데 다만 하고 싶은 건 많다. 영상을 만들고 싶은 건 하고 싶은 일이 많아서다. 그 점에서 나는 개그맨이나 가수나 어떤 분야에서 활동하는 것보다 예술인이 되고 싶어 하는 거 같다.
그러면 당신이 정말 해보고 싶은 건 뭔가. (Ming)
유세윤 : 이번에 새로 들어간 MBC 에브리원 에서 그걸 어느 정도 하고 있다. 거기서 날 너무 믿어줘서. (웃음) ‘디렉터스 컷’이라는 코너를 하게 됐다. 내가 찍고 내가 주연한 영화를 직접 코멘터리를 하는 형식이다. 꼭 내가 찍은 걸 남이 찍은 것처럼 코멘터리하는 거지. “오늘 보실 작품은 유세윤 감독의 ‘일산 이야기’입니다. 이 장면에서 의도한 미장센은…” 이런 식으로.
방송활동을 하는 와중에 UV, 쇼핑몰 운영, 미니홈피 업데이트까지 많은 걸 한다. 그렇게 활동을 쉬지 않고 할 수 있는 동력은 뭔가. (양양이)
유세윤 : 내가 즐길 수 있는 시간이 얼마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그래서 놀 수 있을 때 최대한 즐기고, 더 열심히 놀려고 한다. 즐거움에 대한 욕망이 크다. 그래서 무엇을 하든 즐겁게 하려고 하고, 즐겁지 않으면 하는 일이 잘 안 돌아가는 것 같다. 쇼핑몰도 즐기려고 만든 거다. 방송에서는 내 맘대로 못하는 것들이 너무 많으니까. 방송에서는 하기 싫은 얘기를 할 때도 있고. 쇼핑몰은 내가 생각하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공간인 거다. 수익을 내고 있기도 하지만, 솔직히 망해도 상관없다. (웃음)
당신은 쿨한 사람인 것 같다. (kimmzoohyun)
유세윤 : 아니다. 나는 쿨한 사람 싫다. 쿨한 여자도 싫고. 쿨하지 못한 사람이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했던 사람이 아닐까. ‘쿨하지 못해 미안해’를 사랑하는 분들에게는 쿨하지 못한 사람이 아름답다고 말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당신의 CD를 사준 사람에게 한마디 해준다면.
유세윤 : UV의 앨범은 CD 공장 중 제일 싼 곳에 맡긴 거다. 너무 한꺼번에 많이 들으면 음질이 변할 수도 있으니까 조심해라. MP3로 듣다 가끔씩 CD로 듣기 바란다. CD도 늘어날 수 있다.
헉, 닥터 피쉬 음반도 갖고 있는 사람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말이다!
유세윤 : 닥터 피쉬 앨범은 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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