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회 tvN 토 밤 11시
예선임을 감안하더라도 tvN (이하 )는 유난히 긴장감이 없다. 치열함과 절박함의 자리를 흥미로움으로 대체한 은 긴장감 대신 다채로운 재능의 전시로 시청자들을 붙잡아 둔다. 심사위원들은 독설 대신 “죄송하지만 우리가 찾는 무대는 아닌 것 같다”는 말로 탈락을 고하고, MC 노홍철은 탈락자들에게 “정말 멋졌어요. 못 해서 떨어진 게 아니라는 거 알고 있죠?”라고 위로를 건넨다. 1회에서 불거진 인터뷰 편집 논란은 쇼의 향방을 걱정하게 만들었지만, 은 드라마보다 재능 자체에 주목하며 제 과오를 만회하고 있다. 물론 이것이 고유의 미덕이라 보긴 어렵다. 원 포맷 자체가 치열한 ‘오디션’보다는 다양한 재능이 선보여지는 ‘장기자랑’에 가깝고, 그 미덕을 충실히 재현한 것을 과찬할 필요는 없다. 에서 진짜로 흥미로운 것은 이 프로그램이 한국에 상륙한 타이밍이다.

Mnet 의 성공 이후 방송가는 일련의 오디션/서바이벌로 도배가 됐고, 그 중 대부분은 긴장과 감동을 동반한 서사로 시청자들을 설득했다. MBC ‘나는 가수다’는 ‘상처입은 야수’ 임재범의 포효를, MBC 은 ‘외인구단’ 백청강과 손진영의 드라마를 앞세웠다. KBS ‘불후의 명곡2’ 또한 성대결절로 병원을 찾는 효린에게 클로즈업을 들이댔다.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눈물과 고통을 전시하는 게 꼭 비난 받을 일만은 아니다. 하지만 비슷한 분위기의 프로그램이 동시다발적으로 등장한 탓에 주말 밤의 TV 시청이 감정노동이 된 것도 사실이다. 은 이 과잉의 시대에 도착한 덕에, 긴장을 고조시키는 BGM이나 대성통곡 없이도 시청자들을 매료시킬 수 있음을 증명하는 위치에 설 수 있었다. 때로는 희소성만으로도 제 가치가 생기기도 하는 법이다.

글. 이승한(자유기고가) 외부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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