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의 성 DJ
성시경만 바라보고 성시경만 예뻐해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버터를 머금은 집착이 시작된다. 게스트가 방송 후 선약이 있다고 하면 다음에 술 약속을 잡으면 될 것을, “이것 봐, (친해지는데) 진~짜 오래 걸리겠네요”라고 토라진다. 사연 하나 읽다가 대뜸 “근데 무슨 약속이신가요?”, 분위기도 좋고 게스트도 적응 잘하고 있는데 또 대뜸 “분위기가 어떻게, 호전될 기미가 없네요. 지금 노력하고 있는데…”라며 잊을만하면 ‘그 얘기’를 꺼낸다. 하지만 이 정도는 애교 수준이다. 의 고정 게스트였던 이동진 기자와 “내 남자”를 뺏어간 유희열에겐 더 심하다. 첫 방송에서 “밤에 (이하 )을 들었는데 이동진 기자님이 대충 하는 게 아니라 너무 신이 나있는 거예요. 진짜 사랑했던 여자 친구가 나랑 헤어지고 다른 남자랑 연애하는 것까진 좋은데, 둘이 격렬한 키스를 나누는 걸 저한테 들킨 느낌? 뭐, 키스가 나쁜 건 아니고요”라며 아무도 궁금해 하지 않는 자신의 심경을 너무나도 상세하게 묘사한다. 그 와중에도 연애와 키스에 대한 자신의 쿨한 태도를 굳이 강조하는 걸 보면, 전형적으로 뒤끝 있는 ‘구남친’의 모습이다. 오죽했으면 이동진 기자가 블로그에 “군 복무 기간 도중 그 감성뿐만 아니라 그 무시무시한 뒤끝도 전혀 다치지 않으셨군요”라는 글을 남겼을까. “진짜 기자의 마음은 알 수 없는 것 같다”는 성시경을 위해 오랜만에 외쳐본다. 이 시대 최고의 댄스곡은 모다?
MBC 의 엽디
형, 동생, 여배우 할 것 없이 뒤끝 작렬이다. 동생이 3년 만에 “잘자요…”를 했는데 그걸 못 견디고 기어이 산통을 깬다. “아직 안 자죠?” 그것도 모자라 성시경의 금지곡 ‘미소천사’를 첫 곡으로 틀어버린다. “여기가 사연이 없어서 텅 빈다는 (이하 )인가요? 유희열 님께서 가서 도와주래요”라는 청취자의 농담도 쿨하게 넘기지 못하고 “유희열 씨의 깡마른 사연을 듣고 싶으신 분들은 가셔서 들어보시죠. 저희는 에서는 죽었다 깨어나도 못 부르는 의 자존심, 여배우 만나볼게요”라고 받아친다. 하지만 그 자존심도 정엽의 표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본인의 방송을 듣지 않는 게스트에게는 얄짤없이 “을 한 번도 들어보지 않은 장신영 씨와 함께”라는 수식어를 붙인다. 물론 을 들어본 적이 없다는 황우슬혜의 말에는 “은 많은 분들이 들으시는데 은 글쎄요, 소수의 분들이 알고 계셔서요…”라고 맞장구를 쳐주며 은근히 뿌듯해한다. 그러면 뭐하나. 정엽이 안 본 자신의 출연작만 골라서 질문하다가 공 든 탑을 무너뜨린 것을. 사과해봤자 때는 이미 늦었다. “얼마든지 괜찮습니다. 이따가 황우슬혜 씨가 당황하실 거니깐요.” 그냥 해 본 말 아니냐고? 설마가 사람잡는 법이다. 황우슬혜가 “제가 좋아하는 노래인데요”라고 운을 떼며 추천곡을 소개하려는 순간 “싫어하는 노래를 들고 오진 않죠?”라며 되도 않는 트집을 잡는다. “매일 2시간 동안 연애하는 마음으로 라디오를 진행하겠다”던 정엽 씨, 16년 동안 쉬.지.않.고 이렇게 연애하셨나봐요?
글. 이가온 thir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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