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후의 명곡 2’ 토 KBS2 오후 5시 35분
여자 아이돌만 편애한다는 남자 아이돌들의 불평에 “소외당하면서 느는 겁니다”라던 김태원의 말 속에는 나름대로 뼈가 있다. 어쩌면 아이돌들은 아이돌 전성시대를 누려오면서 도리어 가수나 뮤지션이라는 말 속에 담긴 가치에서는 소외되어 있었는지도 모른다. ‘불후의 명곡2’는 그 소외된 자리로 아이돌들을 다시 불러왔다. 하지만 첫 회에서는 과욕으로 인해, 오히려 이들도 가수라는 것을 강요하는 것처럼 느껴졌던 것도 사실이다. 자유곡 경합과 부활과의 만남으로만 이루어진 2회에서야 비로소 이 프로그램의 가능성이 엿보이기 시작했다. 자신 위로 쏟아지던 스포트라이트가 꺼지는 잔인한 방식의 경합에 대한 부담이 덜어졌을 때, 출연자들은 개성이 드러나는 무대를 보여주기 시작했고, 예능에 좀 더 충실하게 임했다. 가창력이라는 잣대만으로는 평가 불가능한 아이돌로서의 진짜 ‘재능’을 보여주기 시작한 것이다.

‘불후의 명곡2’가 굳이 우승자를 가려야 하는지에 대해 다시 한 번 물어야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춤추며 노래하는 것은 정말 대단하다”는 김태원의 말과 같이, 아이돌들의 기본적인 가치는 다른 것에 있고 그들은 그것들을 습득해왔다. 그렇다면 아이돌이자 가수로서 필요한 또 다른 무엇을 ‘전설’들이 찾아주는 것이 ‘불후의 명곡2’의 몫인 셈이다. 아이돌들이 범하고 있는 시행착오들은 MBC ‘나는 가수다’에서는 허용될 수 없는 것이지만, 이들에게는 당연하고 또 필요한 것이다. ‘전설’들은 이들이 앞으로 걸어가야 할 길의 조언자이자 롤모델이 될 수 있다. ‘전설’과 아이돌이 노래를 통한 교류와 그 과정에서 아이돌들이 겪는 변화와 성장, 그리고 아이돌이기에 가능한 무대를 보여줄 수 있다면 ‘불후의 명곡2’는 ‘너도 가수냐’라는 질문 앞에서 당당해질 수 있는 자리로 아이돌들을 끌어가는 프로그램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불후의 명곡2’는 아이돌들을 극한 경쟁의 상태로 내몰려는 욕심을 버리고 ‘전설을 노래하다’라는 부제에 더욱 집중할 필요가 있다.

글. 윤이나(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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