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줄 요약
아파트 전세 값으로 ‘마당이 있는 내 집’을 지을 수 있을까. 3일 방송된 ‘둘이서 집 짓기 – 땅.콩.집 이야기’(이하 ‘땅콩집’)는 아파트 시세에 매달리지 않고 아이들과 다락방에서 책을 읽을 수 있는 땅콩집을 소개한다. 하나의 껍질 안에 두 개의 땅콩이 있듯이 68평의 한 집을 두 개로 나누고 두 가족이 사는 땅콩집은 단열도 확실하고 건강에도 좋은 나무집이며 설계부터 완공까지 약 5개월이 걸린다. 듣기만 해도 끌린다.

오늘의 대사: “아이가 땅콩집에 들어가더니 안 나오더라구요” – 조미옥
어떤 이에게 집은 돈을 불리는 수단이기도 하지만 다른 이에게는 가족이 살아가는 공간이다. 넓지 않지만 1,2,3층을 조리 있게 활용한 땅콩집에 살려는 사람들은 마당이 있고 조용하고 저렴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비용절감을 위해 땅콩밭 프로젝트도 진행되고 있다. 이는 땅을 공동구매하고 대단위 타운을 만들자는 움직임이다. 인터넷 카페를 통해 ‘친구 찾기’로 함께 할 사람을 찾는 것. 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악기를 연주하기도 어렵고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없는 장소도 마땅히 없는 아파트보다는 편안하고 자유로운 땅콩집은 사람들의 생활 패턴을 바꾸고 나아가 삶도 변화시킨다는 장점도 있다. 꽃을 심고 이웃집을 아끼는 아이들을 보면 어릴 때부터 아파트, 학원만 오가는 교육만이 답이 아님을 알게된다. 용인에 땅콩집을 마련하려고 마음먹은 조미옥 씨도 “땅콩집에 처음 구경 갔을 때 큰 아이가 너무 좋아했다. 계단 올라가고 다락방 올라가는 걸 좋아했다. 데리고 나오려는데 안 나오려고 해 여기 살기로 결정했다”고 말한다. 땅콩집은 현실적으로 비용을 아낀다는 것에도 장점이 있지만 이렇게 가족을 가장 먼저 신경쓸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Best & Worst
Best: 땅콩집 1호에 사는 이현욱 건축가 가족, 옆집 구본준 기자 가족은 마당에서 바베큐 파티를 연다. 이사 오기 전에는 딱 붙어 사는 옆집 이웃 때문에 불편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이제 그들은 서로가 없으면 불편한 사이가 됐다. 김지영 씨는 “요리하다가 재료가 떨어지면 옆 집으로 빌리러 간다. 요리해서 옆집 갔다 주기도 하고”라고 말하고 오은정 씨는 “아이들도 사정이 생기면 서로 돌본다”고 웃는다. 옆집에 누가 사는 지도 모르는 요즘, 이웃의 의미를 상기시킨 땅콩집 가족들의 모습이 오늘의 Best.
Worst: 하지만 동시에 이런 의문도 든다. 다소 답답해 보이는 집 내부 구조 탓에 아이들이 크면 불편하지 않을까. 1,2,3층으로 분리돼 있다 해도 쑥쑥 크는 아이들에게는 답답할지 모른다. 또 공사 과정은 정말 꼼꼼한 작업과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인테리어 상담을 하는 부부에게 벽지부터 문고리 모양까지 고민해서 결정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동료들과 수다 키워드
– 정말 저 돈으로 내 집을?
– 서재도 있고 아이들과 놀 수도 있는 다락방은 정말 탐난다
– 페이스북 ‘친구 찾기’처럼 땅콩집 ‘친구 찾기’도 유행이 될까?

글. 한여울 기자 six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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