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히 거친 느낌! ^^
1. 뭐야… 얘들 무서워…
2. 더 거칠게 무리할 수 있는데 안하잖아. 되는데도 안하잖아. 아… 무섭네.

MBC ‘나는 가수다’에 출연한 김범수는 새삼 뛰어난 가창력을 확인받고 있다. 덕분에 외모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회복중인 그는 음감과 음역, 리듬과 전달력 및 감정 표현 등 가수가 지녀야할 대부분의 덕목에서 높은 평가를 받으며 진정한 가수로 입지를 다지는 중이다. 그의 이러한 실력은 ‘나는 가수다’에 출연하기 전부터 명성이 자자했는데, 특히 비난에 거침없기로 유명한 디씨 인사이드에서 그의 목소리를 인정했다는 점은 주목할 부분이다. 그러나 자신을 칭찬한 유저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직접 게시판을 방문한 김범수에게 유저들은 불신의 악플 세례를 퍼부었고, 김범수는 이에 격분하기 보다는 트위터를 통해 ‘가요갤러리.. 상당히 거친 느낌! ^^’이라는 명료한 인상을 남겼을 뿐이다.

‘상당히 거친’이라는 표현으로 요약되었지만, 사실 처음 디씨 인사이드의 분위기를 접한 사람에게 가해지는 문화적 충격은 결코 쉽게 정리될 수 없는 수준의 것이다. 임재범의 방식으로 말하자면 ‘내 거친 악플과 불안한 인증과 그걸 바라보는 범수, 그건 아마도 전쟁 같은 디씨’ 정도 표현될 수 있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범수는 내면의 혼란스러움을 말줄임표에 담고, 느낌표를 통해 자신의 놀라움을 강조하면서도 웃음을 의미하는 이모티콘을 더함으로써 관용의 태도를 완성했다. 상처받지 않고, 상처주지 않으면서 소모적인 의심을 건설적인 관계 맺음으로 승화시키려는 그의 판단은 많은 현대인들에게 귀감이 된다. 그러니 불길한 쥐 그림으로 도시를 어지럽혀도 불편한 누군가는 ‘상당히 수상한 느낌! ^^’이라고 멘션 하는 정도에서 스스로를 억제하기를 바란다.

용례
* 즐거운 산책로.. 상당히 거친 느낌! ^^
* 라뱅 쓰리런.. 두산 팬들에게는 잔인한 느낌! ^^
* 황태란 박중혁 씨네 따님.. 상당히 섹시한 느낌! ^^;;;;;;
* 내 거친 번역과 불안한 자막과 그걸 바라보는 다운로더, 그건 아마도 상당히 창피한 느낌! ^^
* 내 거친 오월과 불안한 오프닝과 그걸 바라보는 시청자, 그건 아마도 방송사고 날 느낌! ^^

글. 윤희성 n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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