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회 월-화 SBS 밤 9시 55분
종반으로 갈수록 는 도박판의 은유를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먹고 먹히는 도박판에서는 내가 들고 있는 패가 무엇인가 만큼 상대방의 패가 중요하다. 신흥은행 인수 합병 건을 둘러 싼 도현(장혁)과 인혜(김희애)의 게임 역시 마찬가지다. 물고 물리는 수 싸움을 주거니 받거니 하는 동안 상대방의 패를 예측하지 못한 이가 패배한다. 의 18회가 흥미로웠던 것은 한 회 안에서 승기를 잡은 손이 도현도 되었다가 인혜도 되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전개는 극에 속도감을 주었지만, 도현이 인혜의 반격으로부터 받은 충격 극복을 사우나로 해결해야 할 정도로 맥락도 없었다. 고질적인 디테일 부족과 너무 쉬운 전개로 는 긴장감 없는 이야기가 되고 말았다.

특히 도현이 위기에서 벗어나는 방식은 너무 쉽다. 우 회장(김지영)이 알려준 힌트는 너무 편리하게 그에게 전달되어 반격의 무기가 된다. 지난 방송에서 도현이 시위대에게 채권자의 권리를 위임해 달라고 호소하는 장면은 에서 중요한 순간이 될 수 있었다. 표면적으로 도현의 적은 인혜지만 실제로 그가 싸우고 극복해야 하는 건 시위장에 구사대까지 투입했던 과거의 자신이다. 그래서 동구그룹의 회생을 원하는 도현의 진심이 시위대와 부딪치는 장면은 더 소중하게 다뤄져야 했다. 그러나 도현이 원탁의 기사들을 돌려보냈다는 이유로 조금 전까지 멱살잡이 하던 사람들이 너도나도 돕겠다고 나선다는 것은 극중 시위대와 극 바깥의 시청자 양쪽을 너무 얕잡아 본 결과다. 게임이 끝까지 재미있으려면 상대방의 패를 예측하기 어려워야 한다는 명제를 가 되새겨야 할 시점이다.

글. 김희주 기자 fif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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