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회 수-목 SBS 오후 10시
“윤지훈다운 죽음”이었고 다운 결말이었다. 주인공의 죽음이라는 충격의 장면으로 시작된 마지막 회는, 철저히 계획된 지훈(박신양)의 최후처럼 결국 “이 땅의 역사” 안에서 그런 식으로라도 해결할 수밖에 없었던 예비된 결말을 끝내 보여주고야 만다. 침묵당한 망자들의 유언을 듣고자 분투했던 지훈은 은폐된 진실을 밝히기 위해 스스로 ‘죽은 자의 목소리’가 되는 길을 선택했으며, 은 회상과 과거 재연 형식을 통해 최종회를 말 그대로 그의 목소리로 가득 채웠다. 그리고 그 “간절한 싸인”의 수신자들은 “다들 해야 할 일”을 수행함으로써 그 비장한 선택에 대한 ‘마지막 예의’를 지킨다. 우진(엄지원)은 권력에 매수된 담당 검사의 조작을 막고, 이한(정겨운)은 이미 살인의 흔적이 지워진 현장에서 최후의 증거를 발견하며, 지훈의 후예이자 연인이자 진정한 동료였던 다경(김아중)은 그의 시신을 직접 부검함으로써 사인을 밝혀낸다. 그렇게 살아남은 자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죽은 자의 신념을 그대로 이어받는다. 첫 회에서 서윤형의 시신을 옮기던 지훈의 모습이 그의 시신을 이동시키는 다경의 모습으로 고스란히 오버랩되는 장면은 그 산 자들이 이어나가야 할 역사와 과제를 함축한 전율의 신이었다. 용기 있는 죽음은 비겁하게 살아남아온 자들까지 변화시킨다. 김완태(정은표)는 사죄하며 다경의 부검을 돕고, 명한(전광렬)은 부검 조작의 모든 책임을 지고 사퇴한다. 악인들도 결국 처벌받았다. 그렇다고 이러한 결말이 ‘오랫동안 그래왔던’ 역사가 쉽게 바뀔 것이라는 낙관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살아있다는 것”에 감사하는 이들이 억울한 죽음들의 목소리를 잊지 않는다면 그 애도와 기억이 바로 진실의 열쇠이자 희망이다. 방송 사고에 가려진 그 강렬한 메시지를 재확인하기 위해서라도 정상 편집 버전 혹은 감독판의 최종회 재방영을 요구한다.

글. 김선영(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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