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제작팀 2부’ EBS 밤 10시 40분
왜 이 직업이 한 번 안 나오나 했다. 밤샘은 기본, 로케이션은 옵션. 70분짜리 작품을 일주일에 두 편씩 생산해내야 하는 살인적인 스케줄에 맞춰 동분서주하는 한국 드라마 제작팀이야말로 ‘극한’의 끝을 보여주는 직업이다. 화학물질을 이용해 시체 더미를 만들어야 하는 법의학 드라마 특수분장 팀의 고생이야 이루 말할 것도 없고, 현장을 정리하고 촬영 스케줄에 맞춰 연기자를 찾으러 뛰어다니는 FD들의 눈 밑에는 짙은 다크 서클이 드리워진다. ‘행인1’역으로 잠시 출연하기 위해 영하의 날씨를 견디며 하염없이 스탠바이 중인 보조 출연자들의 모습을 보며 드는 생각은 두 가지다. 현장의 제작진들은 언제까지 그렇게 열악한 상황을 견뎌야 하는 걸까. 그리고 그들이 그 환경을 감수하면서까지 드라마에 매달리는 이유는 뭘까.
18회 SBS 밤 9시 55분
고다경(김아중) 선생이 막내 요리사(최재환)에게 잡혀가서 모진 고생 다 하는 것도 참았다. 그러나 지금 시점에 정우진(엄지원) 검사가 김비서(김성오)의 희생양이 되는 건 모두의 격분을 불러 일으켰다. 다들 어찌나 분노했는지, 서로 못 잡아 먹어 안달이던 윤지훈(박신양)과 이명한(전광렬)마저 서로에 대한 적의를 잠시 내려놓고 힘을 합쳐 부검을 하는 훈훈한 장면마저 예고편에 등장했다. 물론 김비서 심정도 모르는 바는 아니다. 사람 마음을 뒤흔들어 놓고 홀연히 해병대에 입대하는 사장님만 생각하면 잠도 제대로 오지 않는 건 누구든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렇다고 여섯 명이나 해쳐서야 쓰나. 사장님 입대일은 성큼성큼 다가오고, 폭주하는 김비서를 막을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이게 다 현빈 때문이다.
Mnet 저녁 7시 30분
신곡 무대도 봤다. 예전 히트곡 무대도 봤다. 심지어 김주탑과 지라임, 그리고 문분홍 대성 여사가 빚어내는 혼돈의 도가니 까지 봤다. 그렇다면 이제 더 볼 것이 뭐가 남았나. 하지만 이미 와 를 통해 YG 사단의 일거수일투족을 충실하게 담아낸 전력이 있는 Mnet이라면 이야기가 조금 다르다. Mnet 는 2년 3개월 만에 새 앨범으로 돌아온 빅뱅의 4집 미니앨범 수록곡 6곡의 무대를 보여줌과 동시에, 앨범을 준비하고 안무를 짜는 무대 뒤 멤버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깨알같이 담았다. 무대 위의 퍼포먼스와 무대 뒤의 준비기간을 동시에 확인할 수 있는 오늘 방송은 빅뱅의 팬들에겐 SBS 와는 또 다른 지점에서 필청 프로그램 되겠다.

글. 이승한 four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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