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YJ 김준수의 두 번째 뮤지컬, 한국과 브로드웨이의 인력이 만들어낸 글로벌 프로젝트, 7분짜리 뮤직비디오에서 시작된 서로 다른 장르의 교배. 2월 1일부터 공연을 시작한 뮤지컬 은 이처럼 많은 수식어로 설명된다. 공연 오픈 직전까지도 베트남전쟁과 그곳에서 피어난 사랑이라는 소재 때문에 웨스트엔드의 대표 뮤지컬 과 끊임없이 비교를 당해야했던 이 지난 3년간의 긴 숨고르기를 끝내고 도움닫기를 시작했다.

지난 1일 첫공연을 몇 시간 앞두고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는 그동안 베일에 싸여 있던 의 무대가 공개되었다. 사실적인 세트가 아닌 영상을 이용한 상징적인 무대 구현이 뮤지컬시장내 트렌드로 자리 잡은 만큼 도 영상과 조명을 이용해 시공간적 배경을 만들어냈다. 솔로곡을 중심으로 공개된 하이라이트에서의 영상은 단순한 배경을 설명하는 정도의 효과를 보여줬지만, 의 대표곡 ‘들리나요’가 등장하는 1막 엔딩은 애절한 두 남녀의 이별과 함께 포화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젊은 군인들의 뒷모습으로 역사의 씁쓸한 순간을 교차시키며 긴 여운을 남겼다. 이와 함께 무대 바닥에 깔린 LED조명은 인물의 감정과 각자의 공간을 효과적인 방식으로 형상화했다. 하지만 그동안 라이선스와 창작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작품을 통해 선보인 이러한 상징적인 무대는 상대적으로 대중적인 사랑을 얻기엔 어려운 점이 많았다는 점에서 주목할 부분이다.

귀가 즐거운

하지만 의 시작점이자 중심은 대다수의 배우가 하나같이 선택의 이유로 꼽았던 프랭크 와일드혼의 음악이다. 유럽권을 중심으로 활동하지만 유독 한국에서 더욱 큰 사랑을 받는 그의 음악들은 기승전결이 뚜렷한 스토리를 선호하는 한국인의 정서와 가장 맞닿아있다. 감정을 고양시키는 음악들은 이미 국내에서 소개돼 많은 사랑을 받은 의 ‘지금 이 순간’이나 의 ‘언제나 그대 곁에’에 뒤지지 않는다. 베트남을 공간적 배경으로 삼아 동양적 선율을 가미했고, 인물의 성격에 맞는 다양한 장르로의 변주는 관객의 귀를 즐겁게 한다.한국군 준 역의 김준수, 정상윤, 전동석은 각기 다른 매력으로 관객을 유혹한다. 에서 ‘Mr.로맨스’로 불리던 정상윤은 로맨틱하고, 전동석은 전장에서 정체성의 혼돈을 겪는 순수함이 매력으로 다가온다. 김준수의 경우 애절한 보이스를 바탕으로 슬픔을 가장 잘 전달해내지만 에서도 지적을 받은 바 있는 불안정한 저음처리는 여전히 아쉬움을 남겼다. 사랑하는 이 앞에서 한없이 약해지는 그레이슨 대령 역의 브래드 리틀은 극에서 유일하게 영어로 노래하지만, 노련한 연륜으로 한국관객의 몰입도를 높인다. 얼핏 그가 연기한 팬텀 혹은 지킬/하이드를 연상시키는 면이 없지 않아 있지만 공연이 계속되는 동안 캐릭터가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2011년 상반기 새로운 창작뮤지컬이 관객을 찾고 있다. 그 첫 시작인 은 어떤 성적표를 받을 수 있을까. 공연은 3월 19일까지 국립극장에서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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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장경진 three@
사진. 채기원 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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