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가수는 ‘아이돌’이자 ‘가수’인 직업이다. 특히 인지도를 쌓아 나가는 단계의 신인에게는 가수보다 아이돌로서 더 많은 역할이 요구되고 ‘공중파 출연’과 ‘고정’은 소중하다. 첫 번째 기회를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두 번째 기회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여전히 프로그램 하나, 무대 하나에 목숨을 거는 신인 인피니트의 예능, 걸그룹, 그리고 일곱 명이 함께 사는 숙소에 대한 이야기.

예능은 모다모다 이미 수식어 블루오션

설 특집 MBC 에 출전하는 멤버도 있나요?
성열 : 제가 YMCA 어린이 수영단 출신이라 50m 자유형에 나가기로 했어요. 그런데 솔직히 25m도 힘들어요. 연습할 때 25m만 가도 심장이 터질 것 같다니까요.

각자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 예능 프로그램은 어떤 건가요?
동우 : KBS 요. 얼마 전에 저랑 성열이랑 우현이 형이랑 미팅하고 왔어요.
호야 : 어렸을 때 보면서 나도 나가면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 많이 했거든요. 장애물 달리기 같은 건 자신 있어요. 작년 아이돌 육상대회 때, 계주 마지막 주자였는데 네 명 제치고 동메달 땄어요. 지금까지 예능에서 제일 큰 활약이었다면 MBC 에서 성종 씨가 MC 테이블에 누워 춤을 춘 건데, 그 때 무슨 생각을 했어요?
성종 : 하… 내 세상이구나.

긴장되지 않았어요?
성종 : 전혀요. 저는 더 오버하고 싶었는데, 그러면 비호감이 될까봐 적당히 한 거예요.
성규 : 사장님이 성종이 걸 그룹 댄스 금지령을 내리신 적이 있어요. 계속 하면 비호감이 될 수도 있으니까 진지하게 “한 번만 더 추면 가만 안 둔다”고, 그런데 막상 예능 프로그램에 나가서 할 게 없으니까 금지령을 푸셨죠. 저도 처음엔 깜짝 놀랐는데 이제 그러려니 해요. 익숙해져서.

성종 씨는 애교도 많고 말투도 나긋나긋하지만 형들 머리 위에 있는 것 같을 때도 있는데, 막내로서 형들을 보면 어때요?
성종 : 가끔은 존경하고,
성열 : 잠깐! 얘 거짓말이에요! 사실 저희 멤버들이 좀 낯을 가리는 편이라 어제 에서 저희끼리만 그냥 뭉쳐 있는데 성종이가 막 다른 가수들이랑 놀고 있는 거예요. 그래서 저도 같이 놀려고 옆에 갔더니 저한테 “형들 뭐 해요? 또 저쪽에서 형들끼리 그러고 있죠?” 그러는 거예요. 아니, 틀린 말은 아닌데…
우현 : “할 거 없으면 나 따라 오시던가요” 그랬지? 하하.
성종 : 아니, 전 그냥 뭐 하고 있는지 궁금해서 그랬죠. (웃음) 아무튼 저는 형들을 가끔은 존경하고, 또 많이 챙겨주시니까 좋죠. 하지만 한편으로는 제가 더 어른스러울 때도 있는 것 같아요.
인피니트 : 오~~
성종 : 한 달에 한 번은 아니고, 몇 달에 한 번 정도?

언제 어디서나 당당하고 여유로운 걸 보면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란 것 같아요.
성규 : 사실 연습생 때 제가 성종이한테… 아, 이거 말해도 돼?
성종 : 아하하하, 말해요 그냥.
성규 : 하루는 제가 “너 참 예쁘게 생겼다”라고 하니까 성종이가 진짜 진지하게 “형, 저 같은 애 어디서 찾기 힘들어요”라고 얘기하는 거예요.
호야 : 맞아요. 예전에 성종이랑 음악 방송을 같이 보는데 성종이가 걸 그룹들 보면서 “제가 더 예뻐요” 라고 했어요!
성규 : 근데 성종이가 그런 말 하니까 그나마 귀여운 거죠. 만약에 호야 같은 친구가 그러면 완전 무섭죠.

고3이라 올해 수능을 볼 텐데, 혹시 공부하는데 형들이 도움이 될까요?
성종 : 도움 되겠죠. 형들도 다 고등학교 나오셨는데.
인피니트 : 으하하하하하!
성규 : 그래, 맞는 말인데, 참… 그래. 우리 다 고등학교 나왔다!
성종 : 아니, 저는 그냥 저보다 훨씬 많은 지식을 갖고 계시다는 의미로 말한 건데…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걸그룹

MBC 에 나가게 된다면 파트너가 되고 싶은 상대가 있어요?
우현 : 오렌지 캬라멜요. 그 쪽이 세 명이니까 저희도 세 명. 호야랑 저랑, 성종이도 좋아하더라고요.

예능 프로그램에서 걸그룹과 같이 방송할 때는 어떤 마음가짐으로 임해요?
우현 : 장난스러운 척 해야죠.
성열 : 진심인데 장난스러운 척? 하하하.
동우 : 장난인데 진심인 척 하는 거 아냐?
우현 : 제가 카메라에 대고 장난을 많이 쳐요. “좋아하는 데 이유 없잖아요” 그러면서.
성열 : 그게 팬들한테는 금지 영상이에요.

성규 씨도 MBC 에서는 포미닛의 지윤, MBC every1 에서는 씨스타의 소유 씨와 커플이었고 Mnet 도 찍었잖아요.
성열 : 스캔들 메이커죠.
성규 : 방송 할 때마다 마음에 드는 분이 바뀌더라고요. 그땐 진심이고, 정말 사랑했고요. 물론 끝나고 숙소에 오면 멤버들이 더 좋습니다! 방송에서나 여자 연예인들을 만날 때나 가장 긴장하지 않는 건 성종 씨인 것 같아요.
성규 : 자신감이 있으니까. 자기가 흔한 외모가 아니란 걸 아니까.
인피니트 : 으하하하!
성열 : 어디 가서도 먹힐 걸 아니까!
성종 : 아…제가 이렇게 가네요.
호야 : 저는 낯을 좀 가리는데 성종이는 굉장히 잘 돌아다니면서 걸 그룹 분들이랑 잘 노니까, 한 번은 저한테 따라오라고 하더니 어떤 걸 그룹 멤버랑 얘기를 시켜 주려고 하는 거예요. 갑자기 부담스럽게!
성열 : 저는 한 번, 나도 좀 친해지고 싶으니까 데리고 가서 같이 놀자고 부탁한 적이 있어요. 그랬더니 끌고 가서 절 세워놓고 계속 둘이서만 얘길 하는 거예요.
우현 : 성종이 넌 무슨 얘길 하냐?
성종 : 전 별 얘기 다하죠. 누나, 그 프로 잘 봤어요. 그거 되게 좋았어요. 이런 거.
우현 : 와, 막 안 보고 얘기하는 거 아냐?
성규 : 사실 우현이도 붙임성이 굉장히 좋아요. 그런데 우현이는 어떤 얘기를 할지 막 생각을 하고 철저히 연구해서 가는 스타일이라 한 번 틀어지면 ‘아 큰일이다. 어떡하지!’ 하고 당황하는데 성종이는 그냥 타고난 거죠.
성열 : 전 진짜 보면서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붙임성이 최고에요. 미스 A의 민 씨한테 가서 “누나, 저 ‘Breath’ 춤 췄어요” 이걸로 시작하니까 그 분이 “아, 정말요?”하면서 대답을 해 주는 거예요. 그러고 나서 5분 정도 지나면 성종이는 말을 놓을 수가 있어요.
성종 : 그러니까 제가 데려다 줬으면 각자 알아서 대화를 해야죠. 저도 제 3자 입장에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니까.



데뷔 전 Mnet 를 찍었잖아요.
우현 : 어우, 기억하고 싶지 않아요! 그 때를 생각하면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뭐에요?
우현 : 외모요! 저랑 다른 사람이 있더라고요. 앞머리도 이상하고, 살도 많이 쪘고 피부도 그렇고.
성열 : 저도 옆머리 삭발한 거.
동우 : 저는 말투요.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못 알아듣겠더라고요. 그래서 데뷔 하고 나서 제 이름으로 불려본 적이 거의 없어요. 맨날 ‘케냐인’이라고.
L : 진짜 케냐인이냐고 물어보고, 말 더듬는 거 보고 한국말도 잘 못한다고. 심지어 서울 태생인데.
호야 : 전 너무 욕심이 앞섰던 것 같아요. 처음에 과묵한 ‘부산남자’ 콘셉트를 정해주셨는데, 그러면 도저히 분량이 안 나올 것 같아서 첫 녹화 때 말을 굉장히 많이 했어요. 분명 현장에서는 빵빵 터졌거든요. 근데 방송에는 다 편집된 거예요! 게다가 말하는 건 하나도 안 나오는데 자막에는 ‘촉새’라고 적혀 있고, 와 진짜 촉새라는 말은 평생 처음 들어봤어요. 나중에 들어 보니 이건 도저히 신인의 말투가 아니라며 다 편집하신 거래요. 아…
성열 : 하지만 저희가 1화 모니터하면서 느낀 게, 우리가 아무리 말 많이 해도 말 안 하고 가만히 있는 L군이 저희보다 더 많이 나온다는 거였죠.
성종 : 저도 그 때 작가 형이 마지막에 대박 터뜨려준다고 약속하셨는데, 제가 무슨 생각을 하고 찍었는지 모르겠어요. 그냥 열심히 찍어야 한다는 마음만 앞서고.
호야 : 1회 찍을 때는 저랑 성종이가 기대주였는데 갈수록 화면에서 사라지고…

그러면 그 프로그램 최대의 수혜자는 누구인 것 같아요?
호야 : 성열이요. 그 때가 성열이의 리즈 시절이었죠. 팬 카페 가보면 성열이 얘기밖에 없었어요. 성열오빠, 성열오빠. 앨범 나오기 전까지는. 하하.

그 다음에는 어떻게 됐죠?
L : 성열이 팬 분들이 점점 저희한테 나눠 오시더라고요. 하하.
우현 : 감사히 받았습니다. 하지만 리얼리티 프로그램 다시 찍는다면 진짜 더 잘 할 수 있어요.

다른 예능 프로그램을 하게 된다면 어떤 콘셉트로 해보고 싶어요?
호야 : 예전에 MBC every1 같은 거요. 저희가 매주 나오면서 다른 걸그룹도 나오고, 이건 걸그룹에 대한 욕심보다도 저희가 매주 뭔가를 보여줄 수 있으니까요. 춤이나 노래, 게임 같은 거. 그런데 숙소에서는 안 찍으면 좋겠어요. 정말 힘들어요.

기다리는 나의 아파트

지금 숙소도 에 나왔던 망원동의 주택 2층인가요?
성열 : 네, 사장님이 KBS 10위 안에 들면 숙소 옮겨주신대요.

지난 주 몇 위였죠?
성열 : 21위요.

혹시 봐 둔 동네 같은 데도 있어요?
성종 : 그냥, 아파트면 돼요.

그 아파트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성열 : 변기가 3~4개 정도 있었으면 좋겠어요. 절실해요. 일곱 명이 하나를 같이 쓰긴 너무 힘들어요.
동우 : 전자레인지도 필요했는데, 얼마 전에 선물 받았어요.
성열 : 닭 가슴 살 데워먹을 때 진짜 필요했거든요. 냉동식품인데 데울 방법이 없어서 만날 뜨거운 물 틀어놓고 30분 동안 자연해동 시켜먹었어요, 헤헤.

집안일 분담은 어떻게 하나요?
성열 : 빨래는 번갈아가면서 일주일에 한 번씩 하고 설거지는 먹은 사람이 각자 해요. 그런데 가끔 몰래 새벽에 먹고 귀찮으니까 그냥 놔두고 가는 사람이 있어요. 아침에 범인을 잡으려고 해도 안 잡혀요. 어떻게 잡아요, 그걸.

혹시 의심 가는 멤버가 있어요?
인피니트 : (말없이 성종을 쳐다본다)
성종 : 에? 왜요?
성열 : 막내가 요즘 귀찮은 게 많아져가지고…
성종 : 아니에요~ 저는 해요.

내 여자친구는 매니저 형

룸메이트는 어떻게 되어 있나요?
동우 : 얼마 전 매니저 형이 아래층으로 내려가셨어요. 저흰 그때 환호를 했죠. 아싸! 그래서 이제는 저랑 L군, 우현이랑 성규 형, 그리고 호야랑 성열이랑 성종이가 방을 같이 써요.

왜 환호를 한 건가요?
성규 : 일단 저희가 늦게 자고 싶으면 늦게 자고, 일찍 자고 싶으면 일찍 자고 눈치 안 볼 수가 있어요. 매니저 형이 굉장히 민감한 분이거든요. 삐치면 말 안 하시고 입 나오시고, 뭐 하나 잘못하면 되게 오래 가는 스타일이에요. 꼭 여자친구 같아요.

제일 오래 삐쳤던 사건은 뭐예요?
성규 : 예전에 차를 타고 가다가 형이 무슨 얘기를 하셨는데 그 때 성열이가 잠깐 졸았어요. 사실, 졸 수도 있잖아요! 피곤하니까! 그런데 형이 갑자기 화를 내시면서 저희한테 변했다고, 아니 데뷔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변했다니 진짜 무섭잖아요. 하지만 그것도 다 저희를 사랑하고 생각해서 그러시는 거죠. 형한테는 거의 저희가 전부니까,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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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글. 최지은 five@
인터뷰. 이가온 thirteen@
사진. 이진혁 ele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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