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밤 11시 15분
언제는 한 해가 순탄하게만 지나갔는가만은, 2010년엔 유달리 굵직한 사건들이 많았다. 은 ‘검사와 스폰서’ 연작과 ‘4대강 수심 6m의 비밀’, ‘이 정부는 나를 사찰했다’을 통해 국가 권력을 감시하고, ‘나는 쪽방에 삽니다’, ‘전세보증금이 위험하다’ 등의 기획으로 생계 기반이 위협받는 서민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였다. 연말을 맞아 은 한 해 동안 기록하고 증언한 대한민국의 초상을 돌이켜 보는 시간을 갖는다. 단지 언제 어떤 르포를 기획했는지 돌이켜 보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방송이 나간 이후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세심하게 챙기는 제작진과 함께 2010년을 되돌아보자. 더 나은 2011년을 만드는 것은 2010년 우리를 분노케 했던 것들을 잘 기억하는 것에서 출발할 것이다.
마지막회 KBS2 밤 9시 55분
자기 의사와는 상관없이 하루의 반을 쪼개 외박을 해야 했던 매리(문근영)에게도 선택의 순간이 왔다. 장난처럼 시작한 100일간의 이중 결혼은 세 남녀의 마음을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이끌고 갔고, 무결(장근석)과 정인(김재욱)이라는 너무나 다른 두 남자 사이에서 평생을 함께하고 싶은 단 한 사람을 고르는 일은 마지막 순간까지 쉽지 않다. 은 곡절이 많았다. 독특한 소재인 이중결혼은 쉽게 공감 받지 못했고, 10회 이후 작가 교체라는 초강수에도 시청률은 반등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 소꿉장난 같던 이중결혼은 보는 이들에게 사랑과 결혼의 조건에 대해서 잠시 생각해 볼 기회를 주기도 했다. 우린 과연 어떤 사람을 사랑하고 평생을 함께할 것을 다짐하게 되는 걸까.
E채널 밤 12시
물론 E채널 에 등장하는 게스트들이 그렇게 호락호락한 사람들인 적은 별로 없었다. 하지만 오늘 강화도 두두미 마을을 찾는 민박집 손님은 좀 많이 세다. 악동 DOC조차 순한 양처럼 보이게 만드는 예측 불허의 자유인 최민수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이번 방송이 MBC ‘무릎팍 도사’ 이후 3년여 만에 첫 예능 출연인 그는 활동을 중단하고 칩거 생활을 계속하던 시절의 가슴앓이에 대해 고백하고, 자신을 믿고 기다려 준 가족들에 대한 미안한 심정도 슬쩍 내비칠 예정이다. “바이크는 불법 개조한 거 아니냐”라는 질문에 “내 인생 자체가 불법”이라고 담담히 대답하는 최민수는 확실히 범인(凡人)의 예상을 뛰어넘는 존재다. 어쩌면 민박집 주인들과 가장 죽이 잘 맞는 손님이 될지도 모르겠다.

글. 이승한 four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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