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에 남자들이 있다. 그들의 임무는 폭탄제거. 그들의 이름은 폭발물 제거반 EOD(Explosive Ordnance Disposal)다. 예기치 못한 사고로 팀장(가이 피어스)이 죽자 새 팀장 제임스(제레미 레너)가 들어온다. 이 남자 흉폭하다. 시한폭탄을 제거하면서 오르가즘을 느끼는 듯한 이 남자는 도대체가 알 수 없는 독단적 돌발행동으로 팀원들을 긴장시킨다. 폭탄은 매일매일 터진다. 제임스는 매일매일 폭탄 제거에 목숨을 건다. 제임스의 부하들인 샌본 병장(앤서니 매키)와 오언 상병(브라이언 제러티)는 폭탄과 제임스, 둘 중 하나가 자기들을 결국에는 죽이고야 말 거라 생각한다. 숨이 멎을 듯한 몇 번의 폭탄제거 액션을 거치며, 캐슬린 비글로의 는 이라크전의 가장 위험한 심장으로 관객들의 심장을 끌고 돌진한다. 는 지난 3월 7일 LA 코닥극장에서 열린 제8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6개 부문(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음향상, 편집장, 음향효과상)을 휩쓸었다. 감독의 전남편 제임스 카메론의 를 완전히 꺾은 결과다.


오스카가 문제가 아니고, 이거 끝내주는 액션 영화다


최근 몇 년 간 한국의 배급사들은 오스카 작품상이라는 상표를 일부러 포스터에서 지워버리곤 했다. 90년대와는 달리, 요즘 관객들에게 오스카 작품상이라는 문구는 그다지 매력적인 레이블이 아니기 때문이다. , , 처럼 작은 인디 아트영화에 작품상을 수여해온 최근 오스카의 경항도 한국 젊은 관객의 오스카 불감증에 한 몫을 한 게 사실이다. 는 다르다. 이 영화는 이라크전의 치부를 파헤치고 전쟁의 참상을 애도하면서 오스카도 받아 챙기겠다는 심보 만들어진 아트 영화가 아니라, 관객의 아드레날린을 솟구치게 만들겠다는 욕심으로 가득한 진짜 액션 영화다. 캐슬린 비글로 감독은 조용하고 우아하게 (다시 말해 ‘여성스럽게’) 서스펜스를 조율할 줄 안다. 특히 이라크와 미군 저격수들이 광활한 사막에서 망원경으로 서로를 조준하며 벌이는 총격전은 지난 10년간 할리우드가 만들어낸 최고의 액션 장면 중 하나다. 는 쓸모없는 정치적 자의식 없이 간결하게 이라크의 현재를 질주하는 액션영화다. 시크하고 엣지 있다. 가서, 보라. 영화는 4월 22일 개봉한다.

글. 김도훈 (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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