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예진에게는 데뷔 이후 가장 코믹한 캐릭터로 등장하는 드라마이며, 이민호는 KBS 이후 오랜 고심 끝에 선택한 차기작이고, 김지석에게는 군 입대 전 마지막 작품이다. 왕지혜에게는 새로운 이미지를 위한 첫 걸음이며, 임슬옹에게는 성인 연기자 데뷔 첫 작품이다. 배우들에게 MBC 이 개인의 사연이 있는 특별한 작품이 되어가고 있는 것처럼, 이 대중들에게도 취향에 꼭 맞는 특별한 드라마로 기억될 수 있을까. 다음은 기자간담회에서 오고 간 질문과 답변을 정리한 내용이다.

“역할이 행복하다고 느낀 건 정말 오랜만이다”
어떻게 을 선택하게 됐나?
손예진: 지금까지는 실제 나이보다 더 나이가 많은 역할을 맡아왔다. 사실 노안은 아닌데, 진지하고 깊이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하다 보니 나이가 많은 역할들을 선택하게 됐었다. 영화 이 정신적, 육체적으로 매우 힘든 작품이었던 터라, 다음 작품은 나이에 맞게 풋풋하고 싱싱한 드라마를 하고 싶었다. 그래서 을 선택하는 일이 어렵지 않았다.
이민호: 남자 드라마가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사실 이 부분이 차기작 선택할 때 가장 고민이 됐던 부분이다. 고민을 해보고, 대중이 보는 이민호의 이미지를 생각해 보니까 아직 남자라기보다는 청년의 이미지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무겁고 강한 역할은 더 나이가 든 다음에 하면 잘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밝고 경쾌하고, 그렇지만 웃지만 눈물 날 수 있는 이 딱 좋았던 것 같다.

개인의 캐릭터가 일본 드라마 의 건어물녀와 비슷하다.
손예진: 개인의 캐릭터가 그 배우의 느낌과 가깝다는 이야기는 감독님에게 들었지만 을 보지는 못했다. 내 느낌에는 3~4부 정도에는 의 노다메 같은 느낌을 주는 것 같다. ‘상고재’라는 멋진 한옥에 사는데 집에 들어가면 막 컵라면이 굴러다니고, 지저분하게 살고 그래서 나중에 진호가 ‘상고재’에 들어와서 살게 되면서 티격태격 하게 된다. 지금까지 맡아왔던 캐릭터 중에 가장 우스꽝스럽고 만화 같은 캐릭터가 될 것 같다. 사실 여배우이기 때문에 신경 써야 할 것이 많을 텐데 개인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부분도 있을 것 같다.
손예진: 정말 좋다. 지금 개인이라는 인물에 온통 빠져있어서, 연기 외적인 것들, 소품, 의상 같은 것도 평소에 계속 신경 쓰게 된다. 직접 작가와 통화하면서 아이디어를 내 본 것도 처음이다. 역할이 행복하다고 느낀 게 오랜만이라서 육체적으로는 확실히 힘들긴 하지만 개인이가 되는 순간에는 정말 행복하다.

이민호는 오랜만의 차기작이다. 소포모어 징크스라는 말도 있고 한데. 부담스럽지는 않은지?
이민호: 때보다 부담감은 덜하고 고민은 더 많다. 작품에 대한 부담감이 아니라 캐릭터의 표현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우선 손예진이 연기를 잘하고, 다른 배우들의 연기도 출중하기 때문에 나 역시 연기에서 좋은 평을 받고 싶은 욕심과 부담감이 있다.

의 구준표와 의 전진호가 비슷한 면이 있는 것 같은데 어떻게 차별화 하려고 했나?
이민호: 감독님은 진호의 까칠한 성격을 좀 더 강조하기를 원했지만, 그런 면을 자제하면서 캐릭터를 만들어가려고 한다. 구준표 느낌이 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손예진, 이민호만 믿고 가야겠다”
게이인 척을 하는 캐릭터인데 표현에 어려움은 없는지?
이민호: 게이인 척을 하게 되는 건지는 잘 모르겠다. 일단은 오해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진호가 게이 같은 게 아니고 기본적으로 남자다운 성격인데 상황적으로 오해를 받는 것이기 때문에 게이 캐릭터의 표현을 위해 고민을 하고 있지는 않다.

예진도 개인처럼 게이 친구에 대한 판타지가 있나?
손예진: 주변에 여성스러운 남자들이 많은 편인데, 수다 떨 때도 재미있고 여자보다 더 섬세한 면이 있어서 사실 남자와는 친구가 되기가 쉽지 않은데 너무 편하다.

처음 봤을 때 서로의 느낌은 어땠나?
이민호: 주위에서 손예진이 까칠하다고 하는 사람이 많아서 걱정을 했는데, 만나보니까 솔직하고 소탈해서 좋았다. 직선적으로 말해주는 걸 좋아하는 스타일이라 마음에 들었다. 성격이 좋으니 다른 사람들도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웃음)
손예진: 드라마에 민호가 먼저 캐스팅되었는데, 이민호라는 친구가 이런 역할을 하면 매력 있겠다고 생각했다. 일반적으로 남자 배우들은 거칠고 강한 캐릭터, 액션이 많은 작품을 좋아하는데, 민호는 여우같이 자기 작품 선택을 잘 하는 것 같다. 손예진은 또래와 연기하는 게 오랜만인데.
손예진: 남자 동생도 없고, 늘 나이보다 많은 남자들과 일해 왔다. 이번에 민호를 만나면서 이런 동생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드라마에서 봤을 때 누나처럼 나올 것 같아서 걱정이기는 한데, 민호는 동안이 아니라 다행이다. (웃음)

김지석은 에서의 인기를 이어가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을 텐데.
김지석: 의 막판 촬영과 초반 촬영이 겹쳐서 힘들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손예진, 이민호만 믿고 가야겠다는 생각이라 부담은 없다. 사실 에서도 내가 담당한 시청률은 3% 정도였다. 손예진 10%, 이민호 10%, 나 3%, 거기에 다른 배우들 몫까지 더해서 잘 나왔으면 좋겠다.

군대에 가기 전 마지막 작품인데. 작품에 임하는 소감은 어떤가?
김지석: 유작이다. (웃음) 정말 마지막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연기에 임하고 있다. 미필자로서의 마지막 작품이자 30대의 첫 작품이기도 하다. 추노는 20대에서 30대로 넘어가는 과정에 있었던 작품이고. 시간이 많지 않다는 생각이 드니까 더 열심히 최선을 다하게 되는 것 같다. 군대에 대해서는 를 찍으면서 장혁이 많은 조언을 해줬다. 군대라는 곳에 가기 전에 가장 두려운 건 새로운 세계에 대한 것인데, 하도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이미 마음속으로는 상병을 달았다.“택연의 에 질 수는 없다”
의 왕손이 역할과 비교한다면?
김지석: 일단 극의 장르가 다르고 캐릭터도 다르다. 왕손이가 막내로 코믹하고 극에 재미를 주는 역할이었다면 창렬은 주요 인물로 극을 끌어가야 한다. 왕손과는 외관적으로도 다르기 때문에, 초반에는 왕손이의 모습이 조금 보인다고 생각하실지 몰라도, 보는 사람들이 금방 한창렬에게로 빠져들게 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한창렬은 내가 지금까지 맡았던 캐릭터 중에 가장 럭셔리한 캐릭터다. 사람이 참 간사한 게, 추노 때는 현대극이 하고 싶었는데 지금은 외모 면에서도 그렇고 신경 써야 할 것이 너무 많아서 또 다 똑같다고 생각하게 됐다.

에서 함께했던 한정수와는 SBS 로 맞붙게 되었다.
김지석: 한정수 인터뷰를 봤더니 같이 대본연습을 했다고 말했던데, 사실이다. 그래서 지금까지도 나에게 의 대본이 있다. 촬영장에서 이런 저런 질문들을 많이 해서 의견도 많이 알려줬는데, 물어봤던 신을 다음 날 찍었는데 망쳤다고 하더라. 나의 치밀한 계획 이었다. (일동 웃음) 이전처럼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서로 응원해주고 있다. 그래도 시청률은 우리가 더 잘 나왔으면 좋겠다. 좋은 말을 해주자면 가 2등 정도?

임슬옹은 의 택연과 경쟁한다.
임슬옹: 택연과는 사실 매우 친한 사이이기 때문에 “열심히 하자, 잘 하자”는 이야기도 같이 많이 했다. 어제 인터뷰를 봤더니 택연이 나를 이기겠다고 했던데, 그걸 보니 질 수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AM 멤버들의 반응은 어떤가?
임슬옹: 연기에 대한 이야기를 물어봐 줬으면 좋겠는데 멤버들은 “손예진 예쁘냐, 이민호 잘생겼냐?” 이런 질문 밖에 하지 않는다. 그래도 오늘 제작 발표회에 가서는 진지한 모습을 보여주고 오라고 말했다.

아역 탤런트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지금 연기를 하는데 도움이 되는지? 그리고 가수일 때와 연기를 할 때 어떤 점이 가장 다른가?
임슬옹: 아역 시절이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건 없다. 그런데 조기교육을 아역 연기로 했다고 생각해서, 카메라 앞에 섰던 것 자체가 도움이 되기는 하는 것 같다. 가수일 때와 연기할 때가 다르다고는 하는데, 원래는 노래를 부를 때와 예능에서도 다르다. 굳이 이어진다면 연기는 예능에서의 캐릭터와 겹친다. 의도해서 똑같은 스타일을 찾은 것은 아닌데 밝고 재미있고 푼수 같기도, 그런 이미지 면에서는 비슷한 것 같다.

“처럼 조금씩 계속 올라가면 좋을 것 같다”

아역 시절 이후 첫 연기인데 연기력에 점수를 매겨 본다면.
임슬옹: 10점 만점에 3~4점? 아직 첫 작품이라서 내가 어디까지 할 수 있을 지도 잘 모르기 때문에. 사실 더 낮게 주고 싶은 마음도 있다. 첫 씬을 찍을 ㄸㅒ 신경을 너무 써서 신경이 곤두 서 있었는데 다들 신경을 많이 써 줘서 잘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원래 연기에 관심이 많았고 기회가 주어졌기 때문에 무엇보다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뿐이다.

감독이 남자 배우들의 노출 신으로 승부를 보겠다고 했는데, 남자 배우들이 다 몸이 좋아서 노출에 대한 경쟁심 같은 것이 있을 것 같다.
임슬옹: 경쟁심은 전혀 없다. 하지만 부담이 있기는 하다. 배우들 다 같이 운동도 하고 하면서 더 많이 친해지면 좋겠다.
김지석: 에서도 장혁과 오지호, 한정수 모두 다 싸잡아서 짐승남이라고 부르는 게 부담이 됐었다. 그냥 슬옹의 합류가 다행이라고 기쁠 뿐이다.
이민호: 상반신 노출 신이 한 번 있었는데, 얼마나 더 있을지는 모르겠다. 대결구도에서는 빠지고 싶다. 짐승이 아니라 인간미 있게 남고 싶다. (웃음)

왕지혜는 개인의 애인을 빼앗는 역할인데 악역의 어려움은 없는지?
왕지혜: 악역을 맡으면 아예 못되게 해야 뜬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미워해주셔도 좋으니까 우선은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나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하고 있으니까 예뻐해 주셨으면 좋겠다. 인희 역을 맡으면서 머리를 잘랐는데, 처음에는 내가 왕지혜인 걸 몰라보고 나중에 알아봐 주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었다.

여성캐릭터인 개인과 인희가 정반대라고 할 정도로 다르고 개성 있다. 어느 쪽이 더 좋은가?
이민호: 실제로 개인이 같은 스타일은 사실 꺼려진다. 이성적인 매력을 느끼기는 쉽지 않은 캐릭터인 것 같다. 실제로는 오히려 인희 같은 캐릭터가 더 매력이 있다. 하지만 가까이 붙어있다 보면 매력을 느끼게 되는 것처럼 개인이 역시 계속 함께 있다 보면 괜찮아질 것 같다.
김지석: 둘이 너무 상극이라 고르기가 어렵다. 인희 캐릭터는 너무 세서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내가 연애를 할 때는 끌려가는 타입이라서 매력적으로 느껴지기는 한다. 개인이는 너무나 천진난만하고 착해서 안일해 질 것 같다. 굳이 선택을 하라면 인희 캐릭터를 선택하고 싶다.

캐릭터가 아니라 실제라면?
김지석: 두 분만 괜찮으시다면 감사하다. 사실 에서는 남자들과 뒹굴다가, 이렇게 아리따운 여자 배우들과 대화하고 스킨십도 있고 해서 하루하루 행복하다.

의 시청률을 예상해 본다면?
손예진: 처음부터 높은 시청률을 기대하지는 않는다. 를 즐겨봤는데 처럼 조금씩 계속 올라가면 좋을 것 같다. 그래서 결국 보다 더 잘 나왔으면 좋겠다.

글. 윤이나(TV평론가)
사진. 이진혁 eleven@10asia.co.kr
편집. 이지혜 seven@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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