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니 뎁(Johnny Depp)은 아이콘이 아니다. 조니 뎁은 여러 개의 아이콘을 함께 가진 아이콘 위의 아이콘이다. 그는 자유분방한 헐리우드 스타고, 록스타를 꿈꾸는 반항아이기도 했으며, 팀 버튼 감독의 시각적 상징 그 자체이자 잭 스패로우 선장이기도 하다. 또한 그는 헐리우드에서 가장 섹시한 남자이면서도 가장 가정적인 남자의 이미지를 동시에 가진 남자이기도 하다. 도저히 하나로 정의될 수 없지만 그것을 한 몸에 가진 남자. 그래서, 조니 뎁의 그 모든 것들을 한 번에 짧고 가볍게 볼 수 있는 조니 앱(Johnny App)을 준비했다.


니콜라스 케이지 : 조니 뎁의 20년 친구. 조니 뎁이 무명 뮤지션이던 시절 이미 영화계에서 자리를 잡고 있던 그는 조니 뎁이 한 호러 영화에 출연하도록 도움을 줬다. 그 영화가 바로 . 이를 계기로 조니 뎁은 등의 청춘 드라마에 출연해 인기를 얻기 시작한다. 조니 뎁은 최근 니콜라스 케이지가 파산 위기에 놓이자 그에게 많은 도움을 줬다. 또한 조니 뎁은 故 히스 레저의 유작 에 그의 역할을 대신 연기한 뒤 출연료를 故 히스 레저의 가족에게 주기도 했다. 참고로 니콜라스 케이지는 조니 뎁보다 한 살 어리다.

안경 : 조니 뎁은 약간 근시로 안경을 쓴다. 하지만 조니 뎁의 안경은 단지 시력 보정을 위해서가 아니라 그만의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특히 그가 영화 등에 쓰고 나온 브랜드 모스콧 레모스의 안경은 조니 뎁 때문에 미국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또한 조니 뎁은 2010년 GQ에서 뽑은 가장 스타일리시한 남자로 선정됐다.
기타 : 조니 뎁은 12살에 어머니로부터 기타 선물을 받은 뒤 지금까지 계속 기타를 치고 있다. 그는 기타를 치기 위해 기타 코드 책을 훔치기도 했다. 그는 자라면서 더 키드, 피(P) 등의 밴드를 결성하기도 했고, 더 키드의 멤버들과는 최근에도 공연을 하기도 한다. 한 때는 뮤지션으로 성공하길 바랐고, 지금도 “뮤지션으로 성공했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한다고. 조니 뎁은 그룹 오아시스의 노엘 겔러거가 앨범 의 ‘fade in out’을 녹음 중 술을 마시고 쓰러지자 슬라이드 기타 부분을 단 한 번에 녹음했고, 영화 에서 자신의 테마곡을 작곡했다. 조니 뎁은 노엘 겔러거에게 ‘P’가 새겨진 하얀 기타를 선물하기도 했다. 하지만 의외로 조니 뎁은 노래를 부르는 것을 무서워해 뮤지컬 영화 출연 전까지는 노래를 제대로 불러 본 적이 없었다고.

문신 : 조니 뎁에게는 여러 문신이 있다. 특히 위노나 라이더와 사귀던 시절 새겼던 ‘Winona forever’를 그와 결별 후 ‘na’를 지워 ‘Wino forever’로 만든 것은 유명한 일화. 위노나 라이더는 조니 뎁과 사귈 당시 그와 결혼할 생각이었으나 그의 부모가 “너무 어리다”는 이유로 결혼을 반대했다고. 조니 뎁은 위노나 라이더 외에도 쉐릴린 펜, 제니퍼 그레이, 케이트 모스 등과 사귀었고, 자유분방한 생활로 시선을 모았다. 그러나 11년 전 한 호텔 앞에서 바네사 빠라디가 자신을 돌아보는 순간 “모든 게 결정됐다”고 느끼고 그와 교제를 시작, 지금까지 잘 살고 있다.

#1 : 조니 뎁은 피플지가 선정한 ‘세상에서 가장 섹시한 남자’, 포브스에서 뽑은 ‘지난 5년간 가장 성공적인 배우’, 엔터테인먼트 위클리에서 뽑은 ‘지난 10년간 가장 사랑받은 배우’, 영국 엠파이어지에서 뽑은 ‘영화사상 가장 섹시한 배우’ 등 수많은 설문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다. 미국 설문조사기관 해리스 폴에서 뽑은 ‘미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배우’에서도 클린트 이스트우드에 이어 2위를 차지했을 정도. 한국에서도 그를 좋아하다 못해 목 놓아 외칠 만큼 열광하는 사람들도 많다. 오래 사랑받는데다 스타일리시하고, 섹시함까지 인정받는 무적의 아이콘. 하지만 정작 조니 뎁은 2008년 했던 인터뷰에서 자신의 섹시함에 대해 “내 나이가 마흔 다섯인데 무슨 섹스어필?”이라는 말을 했다.
팔찌 : 조니 뎁은 어떤 옷을 입을 때도 하트 모양의 액세서리가 달려 있는 팔찌를 차고 다닌다. 이 팔찌는 그의 딸 릴리 로즈 멜로디 뎁이 생일 선물로 준 것으로, 조니 뎁의 자식 사랑은 유명하다. 그는 아이의 교육을 위해 프랑스에서 살고, 새로운 쇼핑몰이 자식들이 노는 놀이터의 햇빛을 가리자 소송을 하기도 했다. 또한 딸이 자신의 아내인 바네사 빠라디의 모국어인 프랑스어부터 먼저 배우자 자신도 프랑스어를 완벽하게 배우기 위해 노력했다고. 조니 뎁은 어린 시절 가정불화와 부모의 이혼 등의 가정 문제로 심각한 스트레스를 겪어 자해를 하기도 했는데, 그의 두 아이에게는 절대로 이런 상처를 주지 않겠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조니 뎁은 아이들을 프랑스에서만 살게 하고, 자신이 일이 있을 때만 LA의 저택에 가는 것에 대해 “아이들에게 하나의 집만 갖게 하고 싶어서”라고 말하기도 했다.

가위 : 출연 후 조니 뎁은 청춘스타로 많은 관심을 받는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캐릭터에 대해 어떤 의견도 제시할 수 없다는 것에 대해 분노했고, 이후 영화보다는 음악에 관심을 갖는다. 이런 조니 뎁을 다시 영화로 이끈 것이 팀 버튼. 그는 의 에드워드로 출연한 뒤 자신이 하고 싶은 영화에만 출연하기로 마음먹었고, 출연한 작품들에서 그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인정받으면서 스타성과 연기력 양쪽을 인정받았다. 그리고, 그 사이 의 풋풋한 이발사는 의 연쇄살인범 이발사까지 소화할 수 있는 배우로 변했다. 조니 뎁은 팀 버튼 감독의 자서전에 서문을 쓰기도 했다.

키스 리처드 : 그룹 롤링스톤즈의 멤버.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수많은 사람이 패러디하는 영화 의 잭 스패로우의 모델이기도 하다. 의 제작자 제리 브룩하이머는 “해적은 18세기의 록스타”라고 생각했고, 조니 뎁은 그에 완벽하게 어울리는 배우였다. 제작사 디즈니사의 간부들은 마치 술에 취한 듯 걸어 다니는 그를 불신했지만 조니 뎁은 “그럼 자르든가”라는 말을 날려줬다고. 시리즈는 전 세계적으로 총 22억 달러의 흥행 수익을 기록하며 디즈니 사상 최대의 흥행수익을 기록한 실사영화가 됐다. 상업적인 해적영화의 틀 안에서 로커의 자유로움을 불어넣은 잭 스패로우는 조니 뎁의 캐릭터를 유지하며 대중성을 확보할 수 있는 최고의 캐릭터였다.
오스카 : 조니 뎁은 연기와 대중성 양쪽에서 인정받지만 유독 아카데미나 골든글러브와 인연이 없다. 심지어 2008년 골든글러브에서는 생애 처음으로 뮤지컬/코미디 부문 남우주연상을 수상했으나 작가 파업 때문에 시상식에서 제대로 상을 받지는 못했다. 하긴 외모, 돈, 패션 감각, 연기력, 음악적인 감각, 행복한 가족까지 있는 남자가 오스카까지 받으면 세상이 너무 불공평한걸지도.

모자 : 팀 버튼에게 모자는 패션 아이템이었다. 하지만 이후 그에게 모자는 ‘미친 모자 장수’의 상징으로 남을 것이다. ‘미친 모자 장수’는 조니 뎁이 팀 버튼의 영화 속에서 연기한 많은 캐릭터들처럼 비정상적이고, 기괴하며, 사랑스럽다. 하지만, 조니 뎁의 ‘미친 모자 장수’는 단지 기괴한 캐릭터에 그치지 않고 엘리스를 정신적으로 이끌어주는 역할을 한다. 반항아 기질의 로커, 불안한 영혼의 가위손은 그렇게 자신의 매력을 유지한 채 가족을 이뤘고, 믿음직한 모자 장수가 됐다.

글. 강명석 two@10asia.co.kr
편집. 장경진 three@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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