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name is 김수현. 빼어날 수(秀), 어질 현(賢)을 쓴다. 대작가님과 이름이 겹쳐서 가명을 왜 안 쓰는지 궁금해 하는 분들도 있는데…….. 뭐가 좋을까? 김수겸? 김… 카알리? 하하하하.
1988년 2월 16일생. 중앙대학교에서 연기를 전공하고 있다.
외동아들인데 집에서는 무뚝뚝한 아들이다. 그래도 놀랐을 때는 나도 모르게 “엄마!” 하는 소리가 나더라.
고등학생때 처음으로 패스트 푸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었다. 하교 후 일하러 가는 게 시간이 맞질 않아서 계속 지각을 하는 바람에 사흘 만에 잘렸다. 그래도 3일치 월급이 계좌로 들어왔는데, 정말 신나더라. 자식이 첫 월급을 받으면 부모님께 양말 선물 하는 거래서 엄마한테 양말을 사드렸는데… 안 신으시더라. 레이스 달린 걸 사 드릴걸 그랬나보다.
암벽 등반을 배운 적이 있다. 고등학생 때였는데, 진짜 자연 바위에 나가서 대회 참가도 했었다. 두 번째 코스에서 떨어지는 바람에 탈락을 했었지만…… 스킨 스쿠버도 배웠고, 평소에 쉽게 할 수 없는 운동들을 경험해 보려고 노력을 했었다.
MBC 에 출연할 때, 수영부라는 얘기를 듣고도 상의 탈의에 대한 걱정은 없었다. 그런데 막상 촬영을 시작하니까 같이 하는 형들이, 어후, 너무 배가 막 갈라지고 몸이 이만큼 크고 그래서 놀랐다. 특히 (장)지우 형은 마네킹이라고 불릴 정도였다. 군대 갈 때도 신검에서 특급을 받은 걸로 안다.
SBS 에서 내가 가장 애착을 가졌던 장면은 수돗가에서 윤주에게 “관심은 없는데, 이상하게 자꾸 니가 눈에 들어오네”라고 말하는 신이다. 그 장면을 촬영할 때 감독님과 조명 감독님이 “어우, 신성일이야!” 하면서 놀리셨는데, 기분이 좋더라. 우리 어머니는 강진이가 상복 입은 지완이에게 거절당하고 와서 끙끙 앓는 장면을 가장 좋아하시더라.
강진이가 맨발로 걸어가는 장면을 찍을 때는 감독님이 일부러 길에 돌멩이를 좀 깔아 놓고 촬영을 하셨다. 그걸 밟으라고, 밟고 아파하라고 그러신 거다. 표정이 일그러지는 순간을 자연스럽게 잡아내려는 의도였는데, 매니저 형은 다칠까봐 안절부절이었다.
아쉬운 장면은 아무래도 2회에 강진이가 발을 만지다가 달을 보는 신이다. 카메라가 풀샷으로 쭈욱 뒷모습을 잡는데, 평소 습관처럼 등이 이렇게 굽어 있더라. 그걸 집에서 보면서 아이, 내가! 왜! 하고 좀 속상했지.
SBS 을 촬영하기 전에는 겁을 많이 먹었다. 최민수 선배님부터 백일섭 선생님, 박원숙 선생님까지 같이 출연하시는데 내가 숨이나 쉴 수 있을까 싶었다. 그런데 선생님들이 정말 잘 챙겨 주셨고, 특히 백일섭 선생님은 직접 연기 방향을 일러주시기 보다는 재일이의 상황에 대해 잘 설명을 해 주셔서 큰 도움이 되었다.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
최민수 선배님은 내가 굳어 있는걸 아시고 긴장을 풀어주려고 많이 애써 주셨다. “(목소리 깔고) 검도 배울래?”하고 말도 걸어 주시고, 현장에서 감독님과 얘기하고 있으면 뒤에서 쿡 찌르고는 아닌 척 장난도 치시고. 그런데 연기할 때는 정말 몰입을 하신다. 대본 리딩 때부터 “나는 배우가 연기하는 모습이 아니라 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도록 작품에 임하겠다. 내가 그 사람이 되어서 보여주겠다”고 하셨었다.
시간이 날 때는 주로 집에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한다. 서투르지만 혼자 글도 써 보고. 영화도 본다. 조승우, 하정우, 류승범 선배님을 특히 좋아하는데, 내가 배우로서 좋아하는 요소들을 많이 갖고 계신 분들 같다.
사실 취향이 뚜렷하게 있는 것 같진 않다. 음악도 힙합은 이래서 신나고, 트랜스는 이래서 좋고, 발라드도 좋고, 장르를 가리지 않고 듣는다. 부를 때도 발라드를 불렀다가, 하드 코어를 부르기도 하고. 하핫.
평소에 감정 기복이 있는 편인데, 기쁠 때건, 슬플 때건 마음속에 숨기기보다는 모조리 발산해 버리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기분 좋을 때는 지나가는 걸인에게 없는 돈을 다 털어서 줄 정도고, 우울할 때는 죽고 싶을 정도로 감정에 빠져든다. 특히 울 때가 좋은데, 그래서 대본에 ‘눈물이 흐른다’라고 지문이 있으면 정말 좋다. 감정을 소진해 버릴 수 있으니까.
사진 찍는 걸 좋아한다. 을 찍을 때 이병진 선배님의 카메라가 너무 멋있어서 구경하다가 여러 가지를 많이 배웠다. 지금 쓰는 니콘 D800도 이병진 선배님 덕분에 중고를 정말 싸게 구입 한 거다.
요즘처럼 눈이 많이 올 때는 사진 찍기에 참 좋다. 발자국 하나만 찍어도 “분위기 있다”고 감상을 갖다 붙이기 좋으니까 말이다. 으하하하하.
그런데, 크리스마스에는 항상 눈이 오는 거 아닌가? 언제나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지난 크리스마스에 뭘 했냐고? 으음… 그러니까… 그게……. 친구들 만나서, 노래방에 갔었다. 헤에.

글. 윤희성 nine@10asia.co.kr
사진. 이진혁 eleven@10asia.co.kr
편집. 장경진 three@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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