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에브리원 오후 6시
도 어느새 다섯 번째 시즌이다. 엠블랙이 주인공이 된 이번 시즌이 주목할 만한 것은 이 프로그램의 짧지 않은 역사 안에서 레전드의 위치에 오른 2PM의 시즌 3을 연상시킨다는 것이다. 기존 아이돌의 인기 공식에서 벗어나 낮은 곳에 임하길 주저하지 않았던 ‘리드자’를 비롯한 2PM 멤버들의 주책을 통해 프로그램의 시청률을 높이는 동시에 스스로 ‘짐승돌’이라는 캐릭터를 부여했던 시즌 3은 말하자면 프로그램의 역사에 있어 BC/AD의 구분과도 같은 실팍한 전환을 만들어냈다. 물론 엠블랙이 그 공식을 따라한다고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과거 MBC 포맷과 그 시절의 히어로이자 엠블랙의 사장님인 비의 영광을 재현하려 했던 어제 에피소드 안에서도 발레의 피루엣(회전 동작)을 보여주던 ‘에이스’ 이준이 무대 위에서 떨어져 주저앉고, 게스트인 시크릿 멤버들과 ‘사랑의 팡! 팡!’ 퀴즈를 하며 멤버끼리 육탄전을 벌일 때 2PM이 만든 영광의 시절이 오버랩되는 것은 사실이다. 간혹 MC 신봉선 조차 “장난질은 그만”이라고 이를 악물고 말할 정도로 통제되지 않는 오버액션은 조금 과하다 싶지만 웃음을 위한 방송 분량을 충분히 만들어주고 있고, 그 안에서 깨방정 미르와 의뭉스러운 천둥, 허당 이준, 안 풀리는 승호, 털 많은 야수 지오의 캐릭터는 단 2회 만에 자리를 잡았다. 그래서 엠블랙과 시크릿의 만남을 주도한 어제 방송에서 진정한 천생연분은 와 엠블랙일지도 모르겠다. 과연 프로그램에게도, 그들에게도 영광의 시절이 올 수 있을까.
글 위근우
SBS 월-금 오전 9시 20분
사실 아침 토크쇼를 만드는 제작자들은 노련하다. 완고한 중견의 연예인들을 달래서 그들의 집을 공개하거나 비밀스러운 사연을 털어놓게 만들 줄 아는 이들은 스스로가 만든 한계 안에서 게으름을 피우는 덕분에 두드러지지 않을 뿐, 사람을 다루고 시청자들을 설득하는데 있어서 놀라운 노하우를 갖고 있다. 그래서 실로 오래간만에 모습을 드러낸 정선희의 입장을 전달하기 위해서 은 그녀를 두 곳의 공간에서 만났다. 자신의 입장을 요약하듯 ‘STOP’이라는 단어가 새겨진 티셔츠 차림으로 어두운 거실에 앉은 정선희는 간간히 웃으며 지난 시간을 회고 했다. 그러나 미처 표정이 일그러지기도 전에 눈물이 흘렀고, 그녀는 들킬세라 눈물을 훔쳐냈다. 극도의 정신적인 고통을 겪어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건조한 이야기는 사실여부를 떠나 보는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두드렸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정선희가 얼마나 힘든 시간을 보냈는가를 묘사하는데 불충분하다. 그래서 제작진은 이경실과 함께 여행을 떠난 정선희를 따라갔다. 이 때 이야기를 주도하는 사람은 이경실이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의 이야기가 ‘정선희가 할 수 없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감정이입을 강요하는 내레이션과 모호한 정황을 그럴듯하게 뭉뚱그리는 자막은 결코 명료하게 정선희의 입장을 정리해 주지 못했다. 그러나 적어도 은 그녀의 목소리, 그리고 그녀를 지켜본 사람의 목소리를 통해서 이것이 ‘정선희’라는 개인의 일임을 강변하는 데에는 성공했다. 그녀에게 필요한 것은 시시콜콜한 수사관들이 아니라 그저 내버려 두고 기다려 주는 무심한 사람들일지도 모른다. 산을 오르고, 다시 내려오는 사람은 우리가 아니라 그녀일 뿐이다.
글 윤희성
도 어느새 다섯 번째 시즌이다. 엠블랙이 주인공이 된 이번 시즌이 주목할 만한 것은 이 프로그램의 짧지 않은 역사 안에서 레전드의 위치에 오른 2PM의 시즌 3을 연상시킨다는 것이다. 기존 아이돌의 인기 공식에서 벗어나 낮은 곳에 임하길 주저하지 않았던 ‘리드자’를 비롯한 2PM 멤버들의 주책을 통해 프로그램의 시청률을 높이는 동시에 스스로 ‘짐승돌’이라는 캐릭터를 부여했던 시즌 3은 말하자면 프로그램의 역사에 있어 BC/AD의 구분과도 같은 실팍한 전환을 만들어냈다. 물론 엠블랙이 그 공식을 따라한다고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과거 MBC 포맷과 그 시절의 히어로이자 엠블랙의 사장님인 비의 영광을 재현하려 했던 어제 에피소드 안에서도 발레의 피루엣(회전 동작)을 보여주던 ‘에이스’ 이준이 무대 위에서 떨어져 주저앉고, 게스트인 시크릿 멤버들과 ‘사랑의 팡! 팡!’ 퀴즈를 하며 멤버끼리 육탄전을 벌일 때 2PM이 만든 영광의 시절이 오버랩되는 것은 사실이다. 간혹 MC 신봉선 조차 “장난질은 그만”이라고 이를 악물고 말할 정도로 통제되지 않는 오버액션은 조금 과하다 싶지만 웃음을 위한 방송 분량을 충분히 만들어주고 있고, 그 안에서 깨방정 미르와 의뭉스러운 천둥, 허당 이준, 안 풀리는 승호, 털 많은 야수 지오의 캐릭터는 단 2회 만에 자리를 잡았다. 그래서 엠블랙과 시크릿의 만남을 주도한 어제 방송에서 진정한 천생연분은 와 엠블랙일지도 모르겠다. 과연 프로그램에게도, 그들에게도 영광의 시절이 올 수 있을까.
글 위근우
SBS 월-금 오전 9시 20분
사실 아침 토크쇼를 만드는 제작자들은 노련하다. 완고한 중견의 연예인들을 달래서 그들의 집을 공개하거나 비밀스러운 사연을 털어놓게 만들 줄 아는 이들은 스스로가 만든 한계 안에서 게으름을 피우는 덕분에 두드러지지 않을 뿐, 사람을 다루고 시청자들을 설득하는데 있어서 놀라운 노하우를 갖고 있다. 그래서 실로 오래간만에 모습을 드러낸 정선희의 입장을 전달하기 위해서 은 그녀를 두 곳의 공간에서 만났다. 자신의 입장을 요약하듯 ‘STOP’이라는 단어가 새겨진 티셔츠 차림으로 어두운 거실에 앉은 정선희는 간간히 웃으며 지난 시간을 회고 했다. 그러나 미처 표정이 일그러지기도 전에 눈물이 흘렀고, 그녀는 들킬세라 눈물을 훔쳐냈다. 극도의 정신적인 고통을 겪어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건조한 이야기는 사실여부를 떠나 보는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두드렸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정선희가 얼마나 힘든 시간을 보냈는가를 묘사하는데 불충분하다. 그래서 제작진은 이경실과 함께 여행을 떠난 정선희를 따라갔다. 이 때 이야기를 주도하는 사람은 이경실이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의 이야기가 ‘정선희가 할 수 없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감정이입을 강요하는 내레이션과 모호한 정황을 그럴듯하게 뭉뚱그리는 자막은 결코 명료하게 정선희의 입장을 정리해 주지 못했다. 그러나 적어도 은 그녀의 목소리, 그리고 그녀를 지켜본 사람의 목소리를 통해서 이것이 ‘정선희’라는 개인의 일임을 강변하는 데에는 성공했다. 그녀에게 필요한 것은 시시콜콜한 수사관들이 아니라 그저 내버려 두고 기다려 주는 무심한 사람들일지도 모른다. 산을 오르고, 다시 내려오는 사람은 우리가 아니라 그녀일 뿐이다.
글 윤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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