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MBC 다큐멘터리 은 온난화로 인해 얼음이 녹으면서 생명의 위협을 받는 북극곰과 이누이트 등의 모습을 담아내며 환경파괴에 경종을 울린 수작이었다. 그로부터 꼭 1년이 지나 돌아온 은 지구상 모든 동식물의 절반이 산다는 생명의 보고이자 지구 전체 산소 공급량의 20%를 제공하는 아마존 열대우림의 무분별한 개발 실태를 담은 다큐멘터리다. 제작진은 “8월 한 달 동안 축구장 3만 2천 개 분량의 밀림이 사라졌다. 이 추세면 20년 내에 아마존 열대우림의 40% 이상이 사라질 수도 있다. 개발이 가속화되어 밀림이 사라진 자리에는 소 농장이 생기거나 금을 캐기 위한 채석장이 만들어진다. 서구에서 건너온 전염병에 면역력이 없는 인디오들은 속수무책으로 죽어간다”는 말로 위기에 처한 아마존의 상황을 요약했다. 그러나 이 그랬듯 역시 현상 그 자체보다는 그로 인해 사라지고 고통 받는 생명들에 먼저 시선을 맞추며 효과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한다.
생소함을 넘어 경이로운 아마존의 일상
12월 15일 MBC 방송센터에서 열린 프롤로그 ‘슬픈 열대 속으로’ 시사회에서는 아마존 북부 적도 인근에 240여명만 남아 있는 ‘조에’ 부족의 원시생활 방식이 국내 최초로 공개되었다. ‘뽀뚜루’ 라는 나무막대를 아랫입술에 꽂고 다니며 수천 년 동안 이어 내려온 방식으로 살아가는 이들은 새, 원숭이, 아르마딜로 등을 사냥해 잡아먹지만 애완동물을 좋아해 거북이나 원숭이를 기르기도 한다. 옷을 입지 않고 살며 돈에 대한 개념이 없는 이들에게는 일처다부제와 일부다처제 또한 자연스러운 삶의 방식이다. ‘와우라’ 부족의 ‘우까우까’ 시합에서는 여성들이 레슬링 같은 몸싸움 실력을 겨루고 소녀들은 물고기의 이빨로 몸을 긁어 피를 내는 것으로 신체를 단련시킨다. 두 팀으로 나뉘어 300일 가량 밀림 속을 누빈 제작진들은 아마존 전역의 인디오들의 독특한 삶의 방식을 담아냄과 동시에 간염에 걸려 죽음을 앞두고도 아들에게 사냥을 가르쳐 주는 아버지, 민간요법으로 자궁암을 이겨낸 여추장, 아빠에게 버림받고 마을의 허드렛일을 하며 지내는 여덟 살 소녀의 사연 등 어느 인간 사회에서나 볼 수 있는 모습 역시 놓치지 않는다. 식인물고기로 유명한 피라냐 떼는 물론 아마존에서도 신비의 생물로 여겨지는 분홍 돌고래 보뚜, 밀림에 사는 희귀 동물 슬로스, 살아 있는 화석이라 불리는 물고기 아로와나 등 생소함을 넘어 경이롭기까지 한 생명체들로 가득한 화면도 눈길을 끈다.
성실하게 기록한 화면, 재미를 더하는 내레이션
온 몸이 벌레 물린 자국으로 빼곡한 채 카메라를 잡고 생명이 위험한 사고에도 직면했던 제작진들은 인디오들에게 원숭이 고기를 받아먹고 그들이 권하는 독한 코담배에 재채기를 하면서도 성실하게 아마존을 기록해 나간다. 인디오어, 포르투갈어, 영어, 한국어 순으로 매일 밤 이중, 삼중의 통역을 거친 인디오들과의 생생한 대화도 흥미롭고 MBC 의 비담 역으로 인기를 모았던 배우 김남길은 차분하면서도 극적 긴박감이 느껴지는 내레이션으로 듣는 재미를 더한다. 총 5부작으로 구성된 은 12월 18일 밤 10시 55분 프롤로그가 첫 방송되며 2010년 1월 8일부터 매주 금요일 밤 한 편씩 방송될 예정이다.
글. 최지은 five@10asia.co.kr
편집. 이지혜 seven@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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