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훈 감독, 강동원, 김윤석, 임수정. 지난 14일 왕십리 CGV에서 시사회와 기자간담회를 가진 영화 는 참여한 이름만으로도 겨울 시즌의 화제작이 되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는 그들의 이름보다 ‘최초의 한국형 슈퍼히어로’라는 카피에 더 충실하다. 최동훈 감독 특유의 빠른 호흡보다는 액션과 특수효과를 보여주는데 초점을 맞추고, 배우의 연기력을 펼칠 공간보다는 캐릭터의 스타일이 두드러진다. 최동훈 감독 특유의 스타일을 기대했던 관객에게는 기대와 다른 작품일 수도 있겠다. 온갖 화제작이 쏟아지는 이번 겨울에 12월에 이 ‘한국형 슈퍼히어로’는 승리할 수 있을까.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최동훈 감독, 강동원, 김윤석, 임수정, 유해진이 에 대해 이야기했다.
를 통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었나.
최동훈 감독 : 우선 전우치라는 캐릭터의 매력을 살리고 싶었다. 과거의 이야기를 후대의 예술가들이 써먹을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기도 했고. 우리의 고전들이 굉장히 소중하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는 조카에게 해주던 구라에서 나온 영화”
는 한국적인 슈퍼 히어로물을 표방했다. 전우치를 연기하면서 어떻게 한국적인 느낌을 내려고 했나.
강동원 : 일단 전우치는 캐릭터적으로 잘난 척 하는 인물이라는 게 특징이고, 한복을 입기 때문에 도포자락의 우아함을 표현하기 위해 움직임에 신경 썼다. 술에 취했을 때도 동작으로 좀 더 크게 곡선을 그렸다.
최동훈 감독 : 원래 영화를 찍기 전에는 다른 영화를 안 보는데, 를 보고 잠시 우울했었다. 저렇게는 영화 못 찍을 거 같아서. 다만 할리우드의 히어로는 백인들의 고민이 반영돼 있는데, 우리나라는 풍자와 해학이 있는 것 같다. 조금 빠르거나 늦은 박자로 보는 사람의 기대치를 다르게 풀기도 하고. 우리 고유의 넉살을 표현하고 싶었다.
강동원은 의 어떤 매력에 끌렸나.
강동원 : 신나는 영화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최동훈 감독이 나를 먼저 불러 주셨다. 그래서 별 망설임 없이 했다. 어두운 작품을 연속적으로 하면서 감정적인 소모가 심해 신나는 영화에 목말라 있기도 했고.
를 하면서 좀 밝아진 것 같나.
강동원 : 전우치는 힘들기도 힘들었지만 워낙 신나게 찍어서 다른 작품보다 좀 덜 힘들었다. 그리고 예전보다 말이 많아진 것 같고. 선배들하고 많이 놀다 보니까 성격도 밝아지고 말도 많아진 것 같다. 는 스토리뿐만 아니라 액션과 유머 등 다양한 요소가 맞물려 있다. 어떻게 조절해 나갔나.
최동훈 감독 : 원래 는 내가 조카에게 만들어서 해주던 이야기가 나 스스로 너무 재밌어서 만들게 된 것이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이야기를 끌고 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나를 두고 구라를 잘 푼다고 하는데 (웃음), 조선시대 구라라는 걸 풀기 어려웠다. 그래서 옛날 말투를 쓰기도 했다. 옛날 말이 가진 힘이 더 좋더라. 그리고 유머는 내가 계획하기 보다는 배우들이 잘 살려낸 것 같다.
전작들인 과 가 매우 빠른 컷들로 구성된 것과 달리 는 긴 시퀀스 위주다. 스타일이 바뀐 이유가 있나.
최동훈 감독 : 이 영화는 처음 만들 때부터 시퀀스 구성으로 가고 싶었다. 그래서 한 시퀀스에 30분 이상 가는 것도 있다. 예전에는 짧은 컷이 부딪치는 걸로 영화를 끌고 나갔는데, 이번에는 시퀀스를 최대한 길게 가져가면서 많은 걸 담고 싶었다. 편집도 여러 버전이 있다.
“ 2편도 당연히 하고 싶다”
임수정과 김윤석의 키스신이 있다. 소감은? (웃음)
김윤석 : 키스 소감은 나만 이야기해야 하나? 임수정 씨는 아니고? (웃음) 키스를 영화 내용상 두 장소에서 했는데, NG가 많이 났었다. 나는 처음이었다. (웃음) 그리고 임수정과의 입 속으로 엄지를 넣어야 해서 코디네이터가 옆에서 가글과 물티슈를 가지고 대기하고 있기도 했다. (웃음) 아무튼 좋았다. 앞으로 멜로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웃음)
임수정 : 그 키스신은 내 캐릭터의 욕망을 불러내는 부분이라 중요했다. 나도 좋았다. (웃음) 그런데 두 사람(강동원과 김윤석)과는 키스를 했는데 초랭이(유해진)와는 못해서… (웃음) 영화에 , , 의 포스터가 등장한다. 김성수 감독의 영화를 건 이유는?
최동훈 감독 : 우선 한국 영화가 나오는 포스터를 좋아한다. 그리고 김성수 감독이 나에게 가 진짜 액션 영화라고 해준 분이기도 하고, 내가 워낙 좋아한다.
마지막을 보면 왠지 2편에 대한 뉘앙스가 느껴진다.
강동원 : 최동훈 감독이 장난으로 나에게 2편을 찍게 되면 시나리오를 써보라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내가 2편을 쓰면 63빌딩에서 떨어지는 감독이 등장하는 것으로 쓰겠다고 했다. (웃음) 2편을 한다면 이미 다들 호흡도 맞춰놨기 때문에 더 수월할 것 같다. 그런데 이거 찍기 전에도 수월할 줄 알긴 했다. (웃음)
김윤석 : 2편에서는 전우치의 아군으로 나타나고도 싶다. (웃음)
유해진 : 매우 즐거운 작업이었기 때문에 당연히 하고 싶다.
임수정 : 나도 같은 생각이고, 개인적인 욕심으로는 캐릭터인 서인경이 좀 더 강인한 모습으로 나오면서 활약한다면 더 좋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한다면.
최동훈 감독 : 처음엔 이 작품을 끝낼 수 있을까 생각했다. 후반 작업 하면서 재밌게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이 보고 조금이라도 즐거워했다면 난 행복할 것 같다.
임수정 : 이 영화가 액션이 중점이 돼야 하는 영화였기 때문에 최동훈 감독 특유의 맛이나 머리 싸움은 덜한 것 같다. 그 부분이 조금 아쉽고, 기회가 주어진다면 최동훈 감독과 다시 한 번 작업을 해보고 싶다.
강동원 : 관객들이 어떻게 볼지 가장 궁금하다. 재밌게 봐줬으면 좋겠다. 많이 노력했고, 많은 시간을 투자한 작품이기 때문에 잘 됐으면 좋겠다.
김윤석 : 나도 어떻게 봤는지 궁금하다. 그리고 언제까지 최동훈 감독이 나를 악역으로 캐스팅할지 모르겠다. (웃음) 하지만 최동훈 감독이 만드는 악역은 고독함이 있는, 매력적인 이중성이 있는 악역이라 좋다. 다음에도 악역으로 쓴다면 할 수 없지 뭐. (웃음)
유해진 : 내가 제일 말주변이 없다. (웃음) 앞에서 쭉 이야기한 것들이 내 마음이다. (웃음)
사진제공_ 영화사 집
글. 강명석 two@10asia.co.kr
사진. 채기원 ten@10asia.co.kr
편집. 이지혜 seven@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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