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name is 윤시윤. 고등학생시절까지는 윤동구라는 이름이었는데, 대학에 들어가면서 개명을 했다. 당시 회사에서 권했던 일인데, 예쁜 이름으로 활동하게 되어 기쁘다. 그렇지만 옛날 이름도 충분히 귀여웠다고 생각한다. 동구. 얼마나 귀엽나!
1986년 9월 26일생. 에 나오는 다니엘과 동갑이라고 기사가 났는데, 다니엘이 위로해 줬다. 자신이 워낙 동안이라 사람들이 놀란다고. 하하하. 그렇게 철썩 같이 믿고 있는 친구라서 절대 상처를 안 받을 거다.
사실 술, 담배를 안 한다. 술은 술자리에서 살짝 입에 대는 정도고, 담배는 아예 배우지도 않았다. 이유는 간단하다. 어머니가 워낙 싫어하셨는데 그걸 늘 나에 대한 믿음으로 풀어가셨다. “우리 아들은 안 할 거야, 그렇지?”하고 말씀하시면 못하게 말리는 것보다 더 무섭다. 외동아들이라서 나에 대한 어머니의 믿음이 정말 컸다. 배우로서 데뷔할 때까지 힘든 일도 많았는데 항상 믿어 주신 것도 정말 감사하고.
중학생일 때 서울로 올라왔다. 그 전에는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전라도 순천에 살았다. 지금도 힘든 일이 있으면 버스타고 혼자 순천으로 내려간다. 너무 멀어서 막차를 타면 새벽에 도착하지만. 순천에 가서 동네 친구들을 만나면 사투리가 저절로 술술 나온다. 하하.
어릴 때 할머니가 키워 주셔서, 남들 영어 학원 갈 나이에 나는 서당에 다녔다. 천자문, 명심보감까지 다 배웠다. 그때는 잘 했는데, 지금은 잊어버렸다. (손사래 치며) 아예, 다!
군필이라는 소문은 나도 들었는데, 아직 입대 경험은 없다. 신인인데 나이가 좀 있어서 그런 오해를 하신 것 같다. 덧붙여서, 열심히 활동하다가 나이에 맞게 때가 되면 군대 갈 겁니다. 여러분! 하하하.
데뷔 전에 에 출연한 적이 있다. FT아일랜드의 홍기랑은 건너 건너 아는 작곡가 선생님의 연결로 친해진 사이다. 우연히 방송에 출연을 했었는데, 당시에는 배우가 될 준비는 하고 있었지만 구체적인 데뷔 플랜은 전혀 없었다.
인생에서 최초로 연기를 했던 건 어릴 때 교회 연극에서 양3 역할을 훌륭히 했던 경험이었다. 하하하. 놀이터에서 놀고 있다가 갑자기 캐스팅 당해서 연습도 못하고 무대에 올랐던 건데 말이다.
학생도 아니고, 어른 남자도 아닌 어중간한 외모 때문에 고민한 적도 있었다. 수염도 길러보고 여러 가지 시도를 했는데, 영 어울리지가 않더라. 그렇다고 ‘동안’이라는 얘기를 들었던 적은 한 번도 없는데, 정말 김병욱 감독님이 얼마나 대단한 분인지 알 수 있는 대목 아닌가. 그만큼 캐릭터를 잘 만들어 주셨다는 얘기니까.
모르시는 분들은 의 대본이 늦게 나온다고 생각도 하시더라. 수정본까지는 굉장히 빨리 나온다. 그런데 김병욱 감독님은 대본을 직접 다 읽으시면서 모든 캐릭터에 맞게 말투를 고치신다. 어미나 표현의 차이가 미묘하게 달라지는데, 그렇게 만들어진 최종본을 읽으면 정말 신기하게도 내 말투와 똑같다. 최고의 연기를 할 수 있도록 꼼꼼하게 봐 주시는 거다.
늘 교복만 입고 나와서 나름대로 의상에 변화를 계속 주고 있다. 셔츠를 넣어서 입었다가, 빼서 입었다가 하는 식으로. 신경 쓰고 있는데, 잘 안보이나? 하하하.
해리는 아역계의 설경구 같다. 평소에는 완전히 애기다. 여성스럽고 새침하고, 스킨십을 좋아해서 뒤에 와서 안아주기도 한다. 그런데 자기 신이 들어가면 모든 것을 멈추고 완벽하게 연기를 한다. 해리나 신애 둘 다 타고난 재능도 있지만, 프로근성이 더 큰 친구들이다.
이순재 선생님께서 종종 현장에서 내가 잡아가지 못하는 부분을 직접 얘기 해 주신다. 내가 붙임성 있는 성격이 아니라서 어르신들에게 먼저 친근하게 못하기도 하고, 배우들의 대통령 같으신 분께 감히 여쭤보기가 좀 그랬는데 먼저 오셔서 말씀해 주시면 너무 감사하다. 원래 교수님이시니까 연기적으로 정확하게 지적을 해 주신다.
책 읽는 걸 좋아한다. 오바마 대통령처럼 성공한 사람들의 마인드를 알아가는 게 너무 도움이 된다. 훌륭한 사람들을 계속 보고 있으면 언젠가는 조금 가까워지고 물이 들지 않을까 하는 바람이 있다. 법정스님이나 유시민 씨가 쓴 책들도 좋아해서 거의 찾아서 읽는 편이다.
최민식 선배님, 김명민 선배님, 비 선배님 같은 분들을 롤 모델로 꼽는 것도 그분들의 가혹할 정도로 노력하는 모습을 닮고 싶기 때문이다. 지금은 그만큼의 근성이 나에게 없지만 진짜 배우가 된다는 건 역할을 진짜로 받아들이는 일인 것 같다. 20kg을 빼야 하는 인물에 캐스팅 되었을 때, 그 사람이 된다면 그럴 수 있을 것 같다. 뮤직비디오를 찍을 때 자살해서 물에 빠지는 장면을 찍은 적이 있다. 그때 스킨스쿠버 강사님이 그러시더라. 보통 사람들은 아무리 덩치가 좋아도 가라앉는 걸 금방 못 배우는데, 배우들은 하더라. 그러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연기자는 다 할 수 있는 거다. 지금도 그 말이 머릿속에 강렬하게 박혀 있다. 멜로 라인이라고 해서 일부러 세경이를 좋아할 필요가 있나? 준혁이가 되면 진짜로 세경이를 좋아하게 된다.

글. 윤희성 nine@10asia.co.kr
사진. 이진혁 eleven@10asia.co.kr
편집. 장경진 three@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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