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오늘, 1989년 11월 9일. 베를린에서는 쿵 쿵 쿵 감격스러운 망치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독일의 동과 서를 가르는 거대한 콘크리트 벽, 28년 간 무너지지 않을 것처럼 버티고 서 있던 그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는 날이었습니다. 저 너머 세상에 대한 극단적인 공포와 아스라한 동경 혹은 막연한 걱정과 기대가 시작된 지도 그렇게 20년이 흘렀습니다.

그리고 오는 11월 14일, 좀처럼 무너질 것 같지 않았던 의 ‘결혼 장벽’에 망치를 든 용감한 자가 있었으니, 바로 막내 윤희성 기자입니다. 정신적인 성숙도를 보면 가장 맏언니 같은 그녀가 캠퍼스커플로 시작해 9년간의 기나긴 연애를 이어온 “친구 같고 남동생 같은” 한 살 연상의 남자친구와 결혼을 한다는 소식을 전했을 때, 마치 정든 누이를 시집보내는 동생처럼 애잔한 기분이 들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녀의 앞날을 걱정하진 않아요. 혹 그 너머 젖과 꿀이 흐르는 옥토가 기다리고 있지 않을지라도 그 땅을 함께 일구어나갈 사람이 옆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 선택은 이미 200%의 가능성을 안고 있으니까요.

씩씩하게 ‘결혼장벽’을 무너트리고 ‘체크포인트 웨딩’을 건너가는 용감한 자매님, 윤희성 기자의 첫 발걸음에 모두들 축하의 인사를 보내주세요. 아 참, 목요일 수능을 보시는 독자들에게는 가 먼저 애정 어린 파이팅을 바칩니다. 이 따뜻한 사랑인사가 간지러워도 이번 주 만은 참아주세요. Chu~♡

글. 백은하 (one@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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