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를 개막작으로 초청하고 싶었다.” 10월 11일에 열린 제14회 부산국제영화제(이하 PIFF) 갈라프레젠테이션 기자회견에서 진행을 맡은 이용관 집행위원장은 이렇게 말했다. 2008년 일어난 쓰촨 대지진의 상처를 아직 잊지 못하는 쓰촨성 청두 사람들을 위해 기획된 이 영화는 과거, 현재, 미래의 청두를 세 명의 감독이 연출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이 중 허진호 감독이 연출한 현대 편은 제작사 측의 판단 아래 분리되어 로 개봉되어서 미래를 그린 최건 감독의 ‘2029’와 과거를 담은 프룻 첸 감독의 ‘1976’, 두 개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다. 거대한 불가항력 앞에서 무력했던 사람들의 상처를 그리는 동시에 조금씩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을 담은 이 영화는 제작자 첸 웨이밍 프로듀서의 말대로 “영화의 영향력으로 재난 속에서 따뜻함을 그리는” 작품이다. 물론 가 이번 PIFF 최고의 작품이라 쉽게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용관 위원장의 말대로 “예술의 힘이란 그런 것을 표현하는 것”이라면 영화제 초대작 중 가 어떤 독보적 위치를 차지한다는 걸 인정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다음은 ‘2029’의 최건 감독과 배우 탄 웨이웨이, ‘1976’의 프룻 챈 감독과 배우 안야, 그리고 제작자 첸 웨이밍 프로듀서와 나눈 그 치유의 과정에 대한 이야기다.
세 명이 감독이 쓰촨 대지진이라는 쉽지 않은 주제를 건드리는 프로젝트였는데 어떤 생각으로 시작하게 된 건가.
첸 웨이밍 : 이 영화를 제작하며 가장 먼저 고려한 건 영화의 영향력이다. 재난을 얘기하지만 그 안에서 따뜻함을 전달하는 영화로서 보는 이에게 영향력을 주어야 했다. 그리고 왕자웨이나 장이모우를 초대하지 않는 이상 내가 바라는 수준의 영향력이 나오질 않을 것 같아서 네 명의 감독으로 찍을 계획을 세웠다. 그러면서 기왕이면 각국 언론의 주목을 받을 수 있도록 한국, 일본, 중국, 그리고 중국 본토가 아닌 지역의 감독과 같이 찍는 작업을 생각했다. 일본과는 뭔가 잘 맞지 않아 못했지만. 허진호 감독은 과거 에서 작업했을 때 스타일이 우리와 잘 맞았고, 최건의 경우 원래 친한 사이인데 그가 영화감독이 꿈이라 그 꿈을 이뤄주고 싶었다.
이 영화를 맡게 되었을 때의 감독들 심정이 궁금하다.
프룻 챈 : 내게 이 영화는 큰 도전이었다. 나는 대륙이 아닌 홍콩 사람이기 때문에 중국적 색채를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다. 때문에 문화대혁명이라는 거대한 주제를 다룬다는 것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 특히 주위에서 꼭 실제와 똑같이 찍어야한다는 무언의 압력을 받았다. 나는 역사적인 부분도 강조하고 싶었지만 무엇보다 청두라는 곳에서 벌어지는 작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다.
최건 : 살면서 직접적이진 않지만 두 번의 지진을 겪었는데 그 중 하나가 쓰촨 대지진이다. 그 지진에 대해 좀 더 많이 알리고 싶다고 생각했다. 각기 다른 주제로 청두라는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는데 소재는 어떻게 정했나.
최건 : 실제로 청두 지진에서 살아남아 세 명의 사람을 구한 꼬마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 아이가 자라 어떤 사람이 될지 궁금했다. 또 나는 록을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음악에서 영감을 받아 그 음악을 영화 주제와 얼마나 잘 연결시키는지가 중요했다.
프룻 챈 : 청두 사전조사를 갔을 때 최건 감독 외에 나와 허진호 감독은 어떤 주제를 선택해서 찍어야 할지 몰랐다. 쓰촨성에서 유명한 건 판다와 변검, 그리고 다예다. 이 중 판다와 변검은 거의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어서 이것들로 찍으면 관광 정보가 될 거 같아서 다예를 주제로 선택했다. 또한 다예는 청두 사람들의 여유로운 생활 방식 중 하나로, 다른 중국 도시 사람들과 가장 큰 차이 중 하나이다. 그래서 그걸 선택해서 보여주고 싶었다.
사실 재해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가 많이 있지 않나. 이 영화를 통해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무엇인가.
최건 : 두 가지 힘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지진은 지각이 움직이는 자연 현상이고 그 힘 앞에서 우리는 미약할 수밖에 없다. 그 어쩔 수 없이 말려들어가는 힘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고, 한편 우리가 그것을 예측하고 극복할 수 있는 힘을 보여주고 싶었다. 재난은 아픔이고 운명이지만 그것이 어떤 자극이 되어 미래에 좋은 결과를 가져오길 바랐다. 물론 직접 지진을 체험한 사람이 아니기에 방관자적 입장에서 말하는 것일 수 있지만 이런 영화를 통해 청두 사람들이 지금의 고통을 미래의 희망으로 바꿀 계기가 되면 좋겠다. 내가 음악을 하는 이유도 그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탄 웨이웨이는 이번이 첫 연기이고, 안야는 뉴욕에서 자랐는데 문화혁명기의 여성을 연기해야했다. 두 사람 모두 쉽지 않았을 텐데.
안야 : 우선 이 배역을 맡게 된 출발점은 감독님이 기회를 줬다는 거다. 때문에 그만큼 나도 책을 굉장히 많이 읽으며 문화대혁명이라는 사건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다. 또 한 달 정도 청두에서 지내며 현지인들과 대화하고 당시의 시대적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특히 다예(茶藝)를 습득하는 것이 가장 큰 도전이었다. 스스로는 나쁘지 않게 잘했다고 생각하고, 예전 내가 가진 모습을 탈피할 수 있는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탄 웨이웨이 : 말 그대로 첫 영화라 시나리오를 보며 어렵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오히려 경험이 없어서 편하게 할 수 있었다. 감정이 폭발하는 장면이 있는데 거기선 화면도 음악도 잘 표현이 됐다고 생각한다. 감독님과 상의하며 표현해낸 것이 시나리오의 글자적인 부분보다 좋은 결과물로 나왔다고 본다. 첫 영화로서는 괜찮은 학생이었다고 생각한다. (웃음)
를 부산국제영화제에 출품한 의미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 이후 계획은 어떤지 궁금하다.
첸 웨이밍 : 이번 부산국제영화제는 중요한 홍보의 수단이다. 우선 영화를 알릴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그 이후의 계획은 이번 영화제에서의 관객 반응을 보고 방향을 결정해야 한다.
글. 부산=위근우 (eight@10asia.co.kr)
사진. 부산=이진혁 (eleven@10asia.co.kr)
편집. 장경진 (three@10asia.co.kr)
세 명이 감독이 쓰촨 대지진이라는 쉽지 않은 주제를 건드리는 프로젝트였는데 어떤 생각으로 시작하게 된 건가.
첸 웨이밍 : 이 영화를 제작하며 가장 먼저 고려한 건 영화의 영향력이다. 재난을 얘기하지만 그 안에서 따뜻함을 전달하는 영화로서 보는 이에게 영향력을 주어야 했다. 그리고 왕자웨이나 장이모우를 초대하지 않는 이상 내가 바라는 수준의 영향력이 나오질 않을 것 같아서 네 명의 감독으로 찍을 계획을 세웠다. 그러면서 기왕이면 각국 언론의 주목을 받을 수 있도록 한국, 일본, 중국, 그리고 중국 본토가 아닌 지역의 감독과 같이 찍는 작업을 생각했다. 일본과는 뭔가 잘 맞지 않아 못했지만. 허진호 감독은 과거 에서 작업했을 때 스타일이 우리와 잘 맞았고, 최건의 경우 원래 친한 사이인데 그가 영화감독이 꿈이라 그 꿈을 이뤄주고 싶었다.
이 영화를 맡게 되었을 때의 감독들 심정이 궁금하다.
프룻 챈 : 내게 이 영화는 큰 도전이었다. 나는 대륙이 아닌 홍콩 사람이기 때문에 중국적 색채를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다. 때문에 문화대혁명이라는 거대한 주제를 다룬다는 것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 특히 주위에서 꼭 실제와 똑같이 찍어야한다는 무언의 압력을 받았다. 나는 역사적인 부분도 강조하고 싶었지만 무엇보다 청두라는 곳에서 벌어지는 작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다.
최건 : 살면서 직접적이진 않지만 두 번의 지진을 겪었는데 그 중 하나가 쓰촨 대지진이다. 그 지진에 대해 좀 더 많이 알리고 싶다고 생각했다. 각기 다른 주제로 청두라는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는데 소재는 어떻게 정했나.
최건 : 실제로 청두 지진에서 살아남아 세 명의 사람을 구한 꼬마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 아이가 자라 어떤 사람이 될지 궁금했다. 또 나는 록을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음악에서 영감을 받아 그 음악을 영화 주제와 얼마나 잘 연결시키는지가 중요했다.
프룻 챈 : 청두 사전조사를 갔을 때 최건 감독 외에 나와 허진호 감독은 어떤 주제를 선택해서 찍어야 할지 몰랐다. 쓰촨성에서 유명한 건 판다와 변검, 그리고 다예다. 이 중 판다와 변검은 거의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어서 이것들로 찍으면 관광 정보가 될 거 같아서 다예를 주제로 선택했다. 또한 다예는 청두 사람들의 여유로운 생활 방식 중 하나로, 다른 중국 도시 사람들과 가장 큰 차이 중 하나이다. 그래서 그걸 선택해서 보여주고 싶었다.
사실 재해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가 많이 있지 않나. 이 영화를 통해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무엇인가.
최건 : 두 가지 힘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지진은 지각이 움직이는 자연 현상이고 그 힘 앞에서 우리는 미약할 수밖에 없다. 그 어쩔 수 없이 말려들어가는 힘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고, 한편 우리가 그것을 예측하고 극복할 수 있는 힘을 보여주고 싶었다. 재난은 아픔이고 운명이지만 그것이 어떤 자극이 되어 미래에 좋은 결과를 가져오길 바랐다. 물론 직접 지진을 체험한 사람이 아니기에 방관자적 입장에서 말하는 것일 수 있지만 이런 영화를 통해 청두 사람들이 지금의 고통을 미래의 희망으로 바꿀 계기가 되면 좋겠다. 내가 음악을 하는 이유도 그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탄 웨이웨이는 이번이 첫 연기이고, 안야는 뉴욕에서 자랐는데 문화혁명기의 여성을 연기해야했다. 두 사람 모두 쉽지 않았을 텐데.
안야 : 우선 이 배역을 맡게 된 출발점은 감독님이 기회를 줬다는 거다. 때문에 그만큼 나도 책을 굉장히 많이 읽으며 문화대혁명이라는 사건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다. 또 한 달 정도 청두에서 지내며 현지인들과 대화하고 당시의 시대적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특히 다예(茶藝)를 습득하는 것이 가장 큰 도전이었다. 스스로는 나쁘지 않게 잘했다고 생각하고, 예전 내가 가진 모습을 탈피할 수 있는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탄 웨이웨이 : 말 그대로 첫 영화라 시나리오를 보며 어렵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오히려 경험이 없어서 편하게 할 수 있었다. 감정이 폭발하는 장면이 있는데 거기선 화면도 음악도 잘 표현이 됐다고 생각한다. 감독님과 상의하며 표현해낸 것이 시나리오의 글자적인 부분보다 좋은 결과물로 나왔다고 본다. 첫 영화로서는 괜찮은 학생이었다고 생각한다. (웃음)
를 부산국제영화제에 출품한 의미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 이후 계획은 어떤지 궁금하다.
첸 웨이밍 : 이번 부산국제영화제는 중요한 홍보의 수단이다. 우선 영화를 알릴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그 이후의 계획은 이번 영화제에서의 관객 반응을 보고 방향을 결정해야 한다.
글. 부산=위근우 (eight@10asia.co.kr)
사진. 부산=이진혁 (eleven@10asia.co.kr)
편집. 장경진 (three@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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