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name is 임주환
1982년 5월 18일생. 머지않아 군대 가야 하는 이십대 후반이다.
부모님이 어려서부터 간섭하기 보다는 원하는 일을 하도록 내버려 두시는 편이었다. 행동에 책임 질 수만 있다면 늦게 귀가해도 잔소리도 안하시고. 그래서 초등학생 때부터 전단지를 돌리거나 비디오테이프를 수거하는 아르바이트를 했고, 고등학생 때는 나가서 혼자 살아보겠냐는 권유를 받기도 했다. 그런데 여동생에게는 그렇게 안하시더라.
아버지랑 남성 잡지에서 같이 사진을 찍은 적이 있는데, 스태프들이 제레미 아이언스를 닮았다고들 했었다. 그 날 집에 돌아가서 심각하게 말씀 하시더라. “아빠, 데뷔할까?” 외모도 성격도 아버지를 많이 닮았다.
담배를 처음 피운 건 을 찍었던 작년이었다. 유하 감독님이 건륭위들을 모아놓고 “여자들이 처음에는 밝고 귀여운 캐릭터를 좋아하지만 마지막 한 표를 던지는 것은 차갑고, 아프고 어딘가 감싸주고 싶은 남자다. 천사가 아니라 악마와 친해져야 한다. 내면의 날카로운 부분을 날카롭게 다듬어라”고 다양한 경험을 할 것을 권해 주셨다. 그때 이후로 피기 시작했는데, 아직 몸으로 나쁜 점을 느끼지는 못한다.
배우 신동욱이 고등학교 시절 연극반 친구였다. 그 친구도 열정이 대단했는데, 국방부에 직접 허락을 받아서 장군 의상을 사러 갈 정도였다.
고등학생 시절에 잠깐 잡지 모델로 활동한 경력이 있다. 연극반 친구랑 같이 집에서 자동카메라로 찍은 사진으로 응모 했는데, 친구는 떨어지고 나만 붙었다. 덕분에 용돈 벌이를 좀 했었지.
본격적으로 모델 일을 한 것은 대학교 1학년을 마치고 에이전시 ‘더 맨’에 들어가면서 부터였다. 당시 사장님이 나를 보자마자 같이 일을 하자고 해 주셔서, 바로 그 다음날 강동원 형이랑 같이 화보를 찍었다.
당시 회사에는 여자 직원이 전혀 없었다. 키우던 강아지도 수컷, 유일하게 고양이만 암컷이었으니까. (웃음) 회식이라도 할라치면 남자들만 우르르 모여서 술 마시고, 휴일에는 모여서 같이 운동도 하고 그랬었다. 다들 외모도 개성도 달랐는데 스키니 진을 즐겨 입는다는 공통점은 있었다. 그 중에서도 스키니의 선두주자는 단연 강동원 형이었고.
을 찍으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주인공 현빈이 나와 동갑이었는데 어떤 차이점이 그를 주인공으로 만드는지 보려고 촬영이 없는 날도 현장에 계속 나갔다. 처음에는 김태균 감독님이 가라고 하시더니, 나중에는 옆에 자리를 만들어 주시고 모니터를 같이 보면서 조명이며 각도에 대해서 다 가르쳐 주시더라.
연기란 경험을 바탕으로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인생에 큰 굴곡 없이 온실 속의 화초처럼 자라온 내 환경이 때로는 콤플렉스였다. 얼굴에 싸워서 생긴 흉터 하나 없고 말이다. 그래서 다른 작품을 보면서 배우려고 한다. 하루에 영화를 8편, 10편씩 볼 때도 있다.
MBC 를 찍기 전에 참조한 영화는 주로 , , 같은 법정 영화나 군대영화였다. 박규는 무미건조하면서 사무적인 말투를 써야 하니까.
서우와 (황)찬빈이는 정말로 동물적인 감각으로 연기를 한다. 서우는 가진 에너지 자체가 워낙 크고, 애드리브가 강해서 카메라 감독님이 항상 긴장하고 계신다. 앵글 밖으로 나가 버릴까봐. 찬빈이는 외국에 살다가 와서 마인드가 오픈 된 덕분에 조금만 감정을 줘도 반응이 크게 나온다. 상대 배우들에 자극 받아서 나도 예상 못한 리액션이 나갈 때가 많다.
끝분이로 나오는 주리도 에너지가 정말 세다. 연결이 없이 등장하는 장면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항상 뭔가를 한다. 주변에 와서 끝분이가 냄새를 맡고 그러면 나도 자연스럽게 표정과 대사가 나올 정도다.
4회에서 최잠녀 선생님과 옥신각신 하는 장면도 대본에 없는 부분이 많이 포함 된 거다. 서로 교감을 하고 있으니까 애드리브가 나와도 계속 받아주고, 이제는 촬영을 안 하고 있을 때도 선생님이 다가오시면 나도 모르게 움찔 하게 된다. 촬영하는 과정 자체가 워낙 재미있다 보니까 특별히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물으면 딱히 기억이 나지 않을 지경이다.
내 수입은 내가 관리한다. 그러니까 큰돈을 함부로 안 쓰게 되더라. 을 찍은 후로는 옷도 잘 안 사게 된다. 요즘 가장 큰 지출 내역은 호프와 치킨 정도. 빌려 쓰는 기분이 들어서 신용카드도 절대 안 쓴다. 나는 무조건 ‘현찰 박치기’다.
얼마 전에 버스를 타고 가는데, 남자 고등학생 무리가 나를 알아보더라. 미성년자인데도 잘 봤다고 인사를 하더니 “이렇게 다녀도 괜찮아요? 연예인인데” 그러더라. 내가 연예인이고 배우인 건 카메라 앞에 설 때뿐이다. 집에 돌아가면 그저 아들이고 시민이다. 일상의 나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다.
글. 윤희성 (nine@10asia.co.kr)
사진. 이진혁 (eleven@10asia.co.kr)
편집. 장경진 (three@10asia.co.kr)
1982년 5월 18일생. 머지않아 군대 가야 하는 이십대 후반이다.
부모님이 어려서부터 간섭하기 보다는 원하는 일을 하도록 내버려 두시는 편이었다. 행동에 책임 질 수만 있다면 늦게 귀가해도 잔소리도 안하시고. 그래서 초등학생 때부터 전단지를 돌리거나 비디오테이프를 수거하는 아르바이트를 했고, 고등학생 때는 나가서 혼자 살아보겠냐는 권유를 받기도 했다. 그런데 여동생에게는 그렇게 안하시더라.
아버지랑 남성 잡지에서 같이 사진을 찍은 적이 있는데, 스태프들이 제레미 아이언스를 닮았다고들 했었다. 그 날 집에 돌아가서 심각하게 말씀 하시더라. “아빠, 데뷔할까?” 외모도 성격도 아버지를 많이 닮았다.
담배를 처음 피운 건 을 찍었던 작년이었다. 유하 감독님이 건륭위들을 모아놓고 “여자들이 처음에는 밝고 귀여운 캐릭터를 좋아하지만 마지막 한 표를 던지는 것은 차갑고, 아프고 어딘가 감싸주고 싶은 남자다. 천사가 아니라 악마와 친해져야 한다. 내면의 날카로운 부분을 날카롭게 다듬어라”고 다양한 경험을 할 것을 권해 주셨다. 그때 이후로 피기 시작했는데, 아직 몸으로 나쁜 점을 느끼지는 못한다.
배우 신동욱이 고등학교 시절 연극반 친구였다. 그 친구도 열정이 대단했는데, 국방부에 직접 허락을 받아서 장군 의상을 사러 갈 정도였다.
고등학생 시절에 잠깐 잡지 모델로 활동한 경력이 있다. 연극반 친구랑 같이 집에서 자동카메라로 찍은 사진으로 응모 했는데, 친구는 떨어지고 나만 붙었다. 덕분에 용돈 벌이를 좀 했었지.
본격적으로 모델 일을 한 것은 대학교 1학년을 마치고 에이전시 ‘더 맨’에 들어가면서 부터였다. 당시 사장님이 나를 보자마자 같이 일을 하자고 해 주셔서, 바로 그 다음날 강동원 형이랑 같이 화보를 찍었다.
당시 회사에는 여자 직원이 전혀 없었다. 키우던 강아지도 수컷, 유일하게 고양이만 암컷이었으니까. (웃음) 회식이라도 할라치면 남자들만 우르르 모여서 술 마시고, 휴일에는 모여서 같이 운동도 하고 그랬었다. 다들 외모도 개성도 달랐는데 스키니 진을 즐겨 입는다는 공통점은 있었다. 그 중에서도 스키니의 선두주자는 단연 강동원 형이었고.
을 찍으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주인공 현빈이 나와 동갑이었는데 어떤 차이점이 그를 주인공으로 만드는지 보려고 촬영이 없는 날도 현장에 계속 나갔다. 처음에는 김태균 감독님이 가라고 하시더니, 나중에는 옆에 자리를 만들어 주시고 모니터를 같이 보면서 조명이며 각도에 대해서 다 가르쳐 주시더라.
연기란 경험을 바탕으로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인생에 큰 굴곡 없이 온실 속의 화초처럼 자라온 내 환경이 때로는 콤플렉스였다. 얼굴에 싸워서 생긴 흉터 하나 없고 말이다. 그래서 다른 작품을 보면서 배우려고 한다. 하루에 영화를 8편, 10편씩 볼 때도 있다.
MBC 를 찍기 전에 참조한 영화는 주로 , , 같은 법정 영화나 군대영화였다. 박규는 무미건조하면서 사무적인 말투를 써야 하니까.
서우와 (황)찬빈이는 정말로 동물적인 감각으로 연기를 한다. 서우는 가진 에너지 자체가 워낙 크고, 애드리브가 강해서 카메라 감독님이 항상 긴장하고 계신다. 앵글 밖으로 나가 버릴까봐. 찬빈이는 외국에 살다가 와서 마인드가 오픈 된 덕분에 조금만 감정을 줘도 반응이 크게 나온다. 상대 배우들에 자극 받아서 나도 예상 못한 리액션이 나갈 때가 많다.
끝분이로 나오는 주리도 에너지가 정말 세다. 연결이 없이 등장하는 장면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항상 뭔가를 한다. 주변에 와서 끝분이가 냄새를 맡고 그러면 나도 자연스럽게 표정과 대사가 나올 정도다.
4회에서 최잠녀 선생님과 옥신각신 하는 장면도 대본에 없는 부분이 많이 포함 된 거다. 서로 교감을 하고 있으니까 애드리브가 나와도 계속 받아주고, 이제는 촬영을 안 하고 있을 때도 선생님이 다가오시면 나도 모르게 움찔 하게 된다. 촬영하는 과정 자체가 워낙 재미있다 보니까 특별히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물으면 딱히 기억이 나지 않을 지경이다.
내 수입은 내가 관리한다. 그러니까 큰돈을 함부로 안 쓰게 되더라. 을 찍은 후로는 옷도 잘 안 사게 된다. 요즘 가장 큰 지출 내역은 호프와 치킨 정도. 빌려 쓰는 기분이 들어서 신용카드도 절대 안 쓴다. 나는 무조건 ‘현찰 박치기’다.
얼마 전에 버스를 타고 가는데, 남자 고등학생 무리가 나를 알아보더라. 미성년자인데도 잘 봤다고 인사를 하더니 “이렇게 다녀도 괜찮아요? 연예인인데” 그러더라. 내가 연예인이고 배우인 건 카메라 앞에 설 때뿐이다. 집에 돌아가면 그저 아들이고 시민이다. 일상의 나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다.
글. 윤희성 (nine@10asia.co.kr)
사진. 이진혁 (eleven@10asia.co.kr)
편집. 장경진 (three@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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