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설명: 페도라
페도라의 인기는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가? 이쯤에서 스트로 소재(밀짚) 페도라를 펠트로 만든 페도라로 바꿔 써야 하나? 그나저나 페도라가 뭐지?

1) 부드러운 펠트 소재로 만든 남성용 모자의 일종.
2) ‘페도라’라는 이름은 19세기 말에 공연된 한 연극에서 주인공 페도라 공주가 이런 형태의 모자를 쓴 데서 비롯되었다고 함. 그러나 이 모자가 유행하게 된 것은 1920년대로 당시 모자를 사회생활의 필수품으로 여겼던 중산층 남자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로 인해 ‘중산모’라고 불리기도 한다.
3) 예식용 모자인 실크 해트와 달리 크라운(모자에서 머리를 감싸는 부분)의 모양이 착용자의 의도에 따라 유연하게 변하는 것이 특징이다.
4) 할리우드 셀러브러티들에 의해 몇 년 전부터 유행하기 시작, 이번 시즌엔 챙을 꽃으로 장식한 것, 꽃으로 장식하다 못해 화관처럼 만든 것 등 다양한 형태로 변형되어 패션쇼에 등장했다.

1) 기본적인 제품 사양
① 크라운에 지나치게 크지 않은 챙이 붙어 있는 형태로 크라운과 챙의 경계에 띠를 둘러 장식한다.
② 펠트 소재가 기본이나 현재는 소재와 무관하게 크라운과 챙이 있는 형태의 모자를 총칭해 페도라라고 부른다.2) 취급 시 유의사항
① 머리가 큰 사람, 얼굴이 큰 사람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 최근 페도라가 유행하면서 너도나도 페도라를 쓰고 다니게 되었지만 큰 바위 얼굴에 얹어진 페도라는 족두리를 연상시킨다는 점을 잊지 말자.
② 가을과 겨울에도 페도라가 유행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이견의 여지가 있다. 모자의 인기는 여전히 지속될 전망이지만 그 중심은 후드나 헌팅캡으로 이동할 예정이기 때문. 지금 단 하나의 모자만 사야한다면 페도라보다는 헌팅캡을!

3) 부가 기능
① 스타일의 방점. 스키니 진과 티셔츠라는 허전하고 평범한 조합마저 스타일리시하게 변신시킨다.
② 키 작은 사람들을 위한 가장 현실적이고 저렴한 대피처. 한 연구에 의하면 페도라처럼 크라운이 있는 형태의 모자를 쓸 경우 적어도 3센티미터 이상은 키가 커 보이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③ “왜 그렇게 모자에 탐닉하냐?”는 질문에 세계적인 모자 디자이너 스테판 존스는 이렇게 대답했다. “난 못생겼거든요. 그래서 모자를 쓰죠. 모자를 쓰면 훨씬 잘생겨 보이거든요. 당신은 멋지게 생겼나요? 그래도 모자를 써보세요. 모자를 쓰고 나면 쓰기 전에 얼마나 못 생겼는지 알게 될 겁니다.” 결론적으로 모자는 사람들의 얼굴을 실물보다 훨씬 멋져보이게 한다. 페도라는 당신도 알다시피 모자의 일종.

4) 오작동을 막으려면
①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사이즈를 먼저 체크할 것. 페도라는 ‘쓰는’ 것이지 머리에 ‘얹는’ 것이 아님을 명심하자.
② 위의 부가 기능 2번 항목은 키 작은 남자들을 착각에 빠뜨릴 수 있다. 당신들이 10센티미터 짜리 하이힐을 신은 150센티미터 짜리 여자를 160센티미터라고 보지 않듯, 그녀들 또한 당신의 키를 귀신같이 알아챈다. 163센티미터 키의 남자들아, 부디 페도라 쓰고 키 높이 깔창 깔고 170넘는다고 뻥치지 말자(장차 이곳에 실릴 키 높이 깔창의 ‘사용상 주의사항’을 참조할 것)
③ 스테판 존스를 믿지 말 것(그는 모자를 팔아서 먹고 사는 사람이다!). 모자는 스타일의 방점이기도 하지만 못 생긴 얼굴에 찍은 방점이 되기도 한다. 고로, 스테판 존스 말 믿고 까불다간 큰 코 다친다.

글. 심정희 ( 패션디렉터)
편집. 이지혜 (seven@10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