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혹시 지옥훈련 같은 거 받아본 적 있어?
응? 지옥훈련? 굳이 따지면 군대에서 유격 훈련 받았던 거? 힘들기도 정말 힘들지만 심정적으로 지옥처럼 느껴졌던 것 같네.
그럼 그걸 하고 나면 막 힘도 세지고 몸도 날렵해져?
글쎄? 여기저기 알이 배기니까 어느 정도 근력 운동이 된다는 거겠지? 그런데 그 정도로 효과를 보기엔 기간이 너무 짧아. 확실하게 변하는 건 몸보다는 성격? 아주 확실하게 버리는 수가 있지.
그럼 길게 지옥 훈련을 하면 효과가 있다는 소리네?
왜 계속 아까부터 지옥훈련 얘기냐. 지옥훈련 말고 그냥 훈련하면 안 돼? 그리고 네가 말하는 수준이 어느 정도일지는 몰라도 정말 지옥 같은 훈련을 하면 오히려 몸이 상하는 수가 있어. 어느 정도냐면 MBC 에서 오혜성이랑 다른 선수들이 섬에서 받는 훈련 정도?
아, 그것 참 대답해주기 편한 수준이네. 그렇게 훈련하면 절대 효과 없어. 10관왕 코너의 이름을 걸고 장담해.
한 치의 망설임도 없다?
지옥훈련도 정도껏이어야지. 만약 그 지옥훈련이 하루에 한 시간 정도 정말 고강도 트레이닝으로 이루어진 수준이라면 나도 이렇겐 말하지 않을 거야. 그런데 이 드라마 보고 있으면 손병호 감독이랑 최관은 트레이너로서 자격 미달이야.
아니 운동을 10분 하는 것보다 30분 하는 게 더 효과적이잖아. 그럼 하루 종일 하면 그만큼 더 효과가 있는 거 아니야? 벼랑 오르고 그런 건 되게 힘든 거잖아. 그렇게 힘든 걸 많이 하면 당연히 몸이 튼튼해져야 할 거 같은데?
그게 운동량과 강도를 늘릴수록 효과 역시 비례해서 좋아진다는 믿음인 건데 실제로 우리 몸은 그렇지 않아. 기본적으로 근육은 운동할 때가 아니라 휴식할 때 붙는 거거든. 운동 능력 역시 마찬가지고. 그냥 쉽게 생각을 해보자. 네가 회사에서 주말도 없이 하루 세 시간씩 자면서 일을 하면 일의 효율이 높아질까? 어느 수준 정도에선 일을 열심히 하는 만큼 업무 능력도 올라가겠지만 전혀 쉬지 못하면 어느 순간 일하는 속도나 머리 회전이 둔해질 거 아냐. 그럴 때 휴식을 취해주면 오히려 업무 능력이 향상될 수 있는 거고. 드라마 보면 계속 죽어라 뛰지? 그러면 체력이 무한대로 좋아질 거 같지? 안 그래. 실제로 마라톤 선수들도 훈련할 때 매일매일 무조건 많이 뛰는 식으로 훈련하지 않아. 오히려 시합까지 몇 주 기간을 잡고 운동과 회복 사이클이 결합된 훈련을 하지. 엘리트 체육인 대부분은 일주일에 3~5일 정도만 훈련을 하고. 대충 알 거 같긴 한데 그래도 그냥 노는 것보단 훈련을 해서 효과는 있을 거 아냐.
우선 하루에 한 시간만 열심히 제대로 된 트레이닝만 받아도 그런 무식한 훈련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가 좋은데 굳이 그런 걸 해야 할 이유도 모르겠고, 심지어 그런 식으로 운동하단 부상 생기기 딱 좋아. 극단적인 상황에선 오히려 먹고 자고 노는 것만도 못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단 거지. 이게 운동에서는 소위 오버 트레이닝이라는 건데 자신의 육체적 한계 이상을 시도하다가 몸이 망가지는 거지. 드라마에선 매일 돌 던지고 절벽 오르는 덕에 오혜성의 망가진 팔이 제대로 움직이지만 진짜 이건 포레스트 검프가 펄쩍펄쩍 뛰는 것만큼이나 이해할 수 없는 장면이야. 오버 트레이닝은 몸을 망치는 지름길이야. 건강과도 거리가 멀고. 외인구단 얼굴 보면 하나 같이 다 피죽도 못 얻어먹은 얼굴 같지 않아?
그건 밥을 제대로 못 챙겨 먹어서 그런 거 같던데?
바로 그게 외인구단 훈련의 맹점인 거지. 내가 말한 휴식 중 영양 섭취는 정말 운동만큼, 어쩌면 운동 이상으로 중요한 거야. 근육의 기본 성분인 단백질과 단기간에 파워를 낼 때 필요한 탄수화물 등이 없이 애벌레 잡아먹고 정체불명의 나뭇잎이나 뜯어 먹으면서 과연 몸이 강인해질 수 있겠어? 꼭 보디빌더처럼 근육을 키우는 게 아니더라도 결국 모든 운동은 근육의 힘과 스피드를 통해 가능한 건데, 운동은 오버 트레이닝에 심지어 영양 섭취까지 부족하면 근육이 감소할 수밖에 없지. 영화 보면 684 대원들이 훈련할 땐 정말 미친 듯 훈련해도 밥 먹을 땐 흰 쌀밥에 닭고기 뜯어먹잖아. 그게 제대로 된 훈련인 거지. 실제 프로야구 선수 중 최고의 파워맨인 심정수 같은 경우는 하루에 삶은 계란 흰자만 한 판씩 먹었어. 그래야 훈련한 만큼 근육이 붙을 수 있으니까.
그럼 대체 그런 식의 지옥훈련은 아무 도움이 안 되는 거야?
물론 정신력은 강해질 수 있을지도 몰라. 유격훈련도 비슷한 목적으로 하는 건데 극단적으로 힘들어서 당장 포기하고 싶은 상황을 견뎌내면 나중에 웬만큼 힘든 상황에서도 ‘그 때도 버텼는데’라는 심정으로 이를 악물 수 있지. 하지만 이러니저러니 해도 우리는 몸으로 움직이고 숨 쉬는 존재인데 몸 자체가 한계에 부딪히면 정신력으로도 버틸 수 없는 상황이 오는 거지. 만약에 정말 684 대원처럼 극도의 정신력으로 단기간 안에 끝낼 과제를 수행할 사람들이라면 이런 훈련도 도움이 될 수 있지만 4월부터 10월까지 살인적인 스케줄을 버텨야 하는 야구선수가 시즌 시작하기도 전에 살이랑 근육은 몽땅 빠지고 악만 남아있으면 대체 뭘 할 수 있겠어?
그럼 대체 외인구단 멤버는 그 무인도에서 2년 동안 별 도움도 안 되는 고생만 하고 있는 거야? 불쌍하다. 엄지도 마동탁에게 가버리고.
그것까진 괜찮아. 내가 생각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훈련을 마치고 서울에 올라온 오혜성의 집에 입영통지서가 날아오는 거야. 시청자가 눈물 흘리게 하려면 이 정돈 돼야지.
글. 위근우 (eight@10asia.co.kr)
편집. 이지혜 (seven@10asia.co.kr)
응? 지옥훈련? 굳이 따지면 군대에서 유격 훈련 받았던 거? 힘들기도 정말 힘들지만 심정적으로 지옥처럼 느껴졌던 것 같네.
그럼 그걸 하고 나면 막 힘도 세지고 몸도 날렵해져?
글쎄? 여기저기 알이 배기니까 어느 정도 근력 운동이 된다는 거겠지? 그런데 그 정도로 효과를 보기엔 기간이 너무 짧아. 확실하게 변하는 건 몸보다는 성격? 아주 확실하게 버리는 수가 있지.
그럼 길게 지옥 훈련을 하면 효과가 있다는 소리네?
왜 계속 아까부터 지옥훈련 얘기냐. 지옥훈련 말고 그냥 훈련하면 안 돼? 그리고 네가 말하는 수준이 어느 정도일지는 몰라도 정말 지옥 같은 훈련을 하면 오히려 몸이 상하는 수가 있어. 어느 정도냐면 MBC 에서 오혜성이랑 다른 선수들이 섬에서 받는 훈련 정도?
아, 그것 참 대답해주기 편한 수준이네. 그렇게 훈련하면 절대 효과 없어. 10관왕 코너의 이름을 걸고 장담해.
한 치의 망설임도 없다?
지옥훈련도 정도껏이어야지. 만약 그 지옥훈련이 하루에 한 시간 정도 정말 고강도 트레이닝으로 이루어진 수준이라면 나도 이렇겐 말하지 않을 거야. 그런데 이 드라마 보고 있으면 손병호 감독이랑 최관은 트레이너로서 자격 미달이야.
아니 운동을 10분 하는 것보다 30분 하는 게 더 효과적이잖아. 그럼 하루 종일 하면 그만큼 더 효과가 있는 거 아니야? 벼랑 오르고 그런 건 되게 힘든 거잖아. 그렇게 힘든 걸 많이 하면 당연히 몸이 튼튼해져야 할 거 같은데?
그게 운동량과 강도를 늘릴수록 효과 역시 비례해서 좋아진다는 믿음인 건데 실제로 우리 몸은 그렇지 않아. 기본적으로 근육은 운동할 때가 아니라 휴식할 때 붙는 거거든. 운동 능력 역시 마찬가지고. 그냥 쉽게 생각을 해보자. 네가 회사에서 주말도 없이 하루 세 시간씩 자면서 일을 하면 일의 효율이 높아질까? 어느 수준 정도에선 일을 열심히 하는 만큼 업무 능력도 올라가겠지만 전혀 쉬지 못하면 어느 순간 일하는 속도나 머리 회전이 둔해질 거 아냐. 그럴 때 휴식을 취해주면 오히려 업무 능력이 향상될 수 있는 거고. 드라마 보면 계속 죽어라 뛰지? 그러면 체력이 무한대로 좋아질 거 같지? 안 그래. 실제로 마라톤 선수들도 훈련할 때 매일매일 무조건 많이 뛰는 식으로 훈련하지 않아. 오히려 시합까지 몇 주 기간을 잡고 운동과 회복 사이클이 결합된 훈련을 하지. 엘리트 체육인 대부분은 일주일에 3~5일 정도만 훈련을 하고. 대충 알 거 같긴 한데 그래도 그냥 노는 것보단 훈련을 해서 효과는 있을 거 아냐.
우선 하루에 한 시간만 열심히 제대로 된 트레이닝만 받아도 그런 무식한 훈련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가 좋은데 굳이 그런 걸 해야 할 이유도 모르겠고, 심지어 그런 식으로 운동하단 부상 생기기 딱 좋아. 극단적인 상황에선 오히려 먹고 자고 노는 것만도 못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단 거지. 이게 운동에서는 소위 오버 트레이닝이라는 건데 자신의 육체적 한계 이상을 시도하다가 몸이 망가지는 거지. 드라마에선 매일 돌 던지고 절벽 오르는 덕에 오혜성의 망가진 팔이 제대로 움직이지만 진짜 이건 포레스트 검프가 펄쩍펄쩍 뛰는 것만큼이나 이해할 수 없는 장면이야. 오버 트레이닝은 몸을 망치는 지름길이야. 건강과도 거리가 멀고. 외인구단 얼굴 보면 하나 같이 다 피죽도 못 얻어먹은 얼굴 같지 않아?
그건 밥을 제대로 못 챙겨 먹어서 그런 거 같던데?
바로 그게 외인구단 훈련의 맹점인 거지. 내가 말한 휴식 중 영양 섭취는 정말 운동만큼, 어쩌면 운동 이상으로 중요한 거야. 근육의 기본 성분인 단백질과 단기간에 파워를 낼 때 필요한 탄수화물 등이 없이 애벌레 잡아먹고 정체불명의 나뭇잎이나 뜯어 먹으면서 과연 몸이 강인해질 수 있겠어? 꼭 보디빌더처럼 근육을 키우는 게 아니더라도 결국 모든 운동은 근육의 힘과 스피드를 통해 가능한 건데, 운동은 오버 트레이닝에 심지어 영양 섭취까지 부족하면 근육이 감소할 수밖에 없지. 영화 보면 684 대원들이 훈련할 땐 정말 미친 듯 훈련해도 밥 먹을 땐 흰 쌀밥에 닭고기 뜯어먹잖아. 그게 제대로 된 훈련인 거지. 실제 프로야구 선수 중 최고의 파워맨인 심정수 같은 경우는 하루에 삶은 계란 흰자만 한 판씩 먹었어. 그래야 훈련한 만큼 근육이 붙을 수 있으니까.
그럼 대체 그런 식의 지옥훈련은 아무 도움이 안 되는 거야?
물론 정신력은 강해질 수 있을지도 몰라. 유격훈련도 비슷한 목적으로 하는 건데 극단적으로 힘들어서 당장 포기하고 싶은 상황을 견뎌내면 나중에 웬만큼 힘든 상황에서도 ‘그 때도 버텼는데’라는 심정으로 이를 악물 수 있지. 하지만 이러니저러니 해도 우리는 몸으로 움직이고 숨 쉬는 존재인데 몸 자체가 한계에 부딪히면 정신력으로도 버틸 수 없는 상황이 오는 거지. 만약에 정말 684 대원처럼 극도의 정신력으로 단기간 안에 끝낼 과제를 수행할 사람들이라면 이런 훈련도 도움이 될 수 있지만 4월부터 10월까지 살인적인 스케줄을 버텨야 하는 야구선수가 시즌 시작하기도 전에 살이랑 근육은 몽땅 빠지고 악만 남아있으면 대체 뭘 할 수 있겠어?
그럼 대체 외인구단 멤버는 그 무인도에서 2년 동안 별 도움도 안 되는 고생만 하고 있는 거야? 불쌍하다. 엄지도 마동탁에게 가버리고.
그것까진 괜찮아. 내가 생각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훈련을 마치고 서울에 올라온 오혜성의 집에 입영통지서가 날아오는 거야. 시청자가 눈물 흘리게 하려면 이 정돈 돼야지.
글. 위근우 (eight@10asia.co.kr)
편집. 이지혜 (seven@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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