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인터넷 뉴스에서 NDS(잠깐 잡학 지식! NDS는 NINTENDO Dual Screen의 약자입니다. ‘닌텐도’라고들 부르는데, 그건 회사 이름이니 마치 삼성 파브를 ‘삼성’이라고 부르는 것과 같지요)의 판매량이 250만대를 넘었다는 기사를 읽었는데요. 지금이야 아이, 어른, 오빠, 언니 할 것 없이 DS를 들고 다니지만, 2005년, 제가 고1이었던 때만 해도 DS는 이른바 ‘듣보잡’이었습니다. PSP가 한국시장을 휩쓸던 때인지라 NDS를 들고 가기라도 하면 백이면 백 전자사전이냐고 묻더군요. 당시 NDS유저들은 작은 커뮤니티에 모여 외국의 판매량을 재어보며, 이렇게 재미있는 걸 왜 우리나라만 몰라주는지 한탄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쌓인 소수유저로서의 한 때문인지 지금도 NDS에는 각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쨌든 닌텐도 코리아가 생기기 이전의 유저이다 보니 일본 게임소프트에도 손을 많이 댔더랬습니다. 지금이야 어지간한 타이틀은 완벽하게 한글화되어 들어오기에 별 불편이 없습니다만 당시는 일본판 혹은 북미판, 즉 일본어와 영어 사이에서 갈등해야 했거든요. 추가로 가격 또한 만만치가 않았습니다. 아무리 중고라도, 물 건너 온 놈들은 수량도 적은지라 보통 3~4만원은 줘야 했으니까요.

그래서 칩 하나를 살 때도 고심, 또 고심을 했는데, 그때 발견한 게 입니다. 오락실에 있는 태고의 달인 있죠? 그것과 비슷하게 노트에 따라 버튼을 눌러 음악을 연주하는 것인데, 피아노부터 기타, 오카리나, 드럼 등등을 직접 쳐 볼 수 있습니다. 더불어 2탄격인 에서는 노래 기능까지 추가되어, 다운받은 노래를 직접 불러본 후 점수까지 받을 수 있지요. 덧붙여 세계의 유저들이 악보를 만든 것을 wi-fi로 올리기에 음원 역시 풍부한 편입니다. 대부분 게임이나 애니메이션의 OST라는 게 한계라면 한계이지만요. 어쨌든 노래방을 가기에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도, 격정적인 노래를 왕창 받아다 이불을 뒤집어쓰고 악을 질러대면 됩니다. Wii와 연결하면 TV스피커로 반주를 들을 수도 있기에 집에 아무도 없을 땐 혼자 깽판을 부릴 수 있습니다.

정말 이렇게 괴성을 지르고 있으면, 마치 스트레스가 물리적으로 박살이 나는 것 같은 아스라한 쾌감을 느낍니다. 덕분에 요즘 크게 신세를 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부수고 또 부수어도, 역시 온 몸을 짓누르는 근본적인 돌은 치울 수 없기에 묵직한 마음을 이고 끌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게임조차 가볍고 유치한 마음으로 할 수가 없으니 안타깝습니다만, 그보다는 속이 징징 쓰리고 슬프네요, 전체적인 상황이.

글. 무적핑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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