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월-화 저녁 9시 55분 첫회
1화는 ‘미실의 시대’다웠다. 진흥왕(이순재)의 서거와 함께 자신의 시대를 열어젖힌 미실(고현정)이 자신의 손으로 만든 왕인 진지왕(임호)을 폐위 시키고자 하는 순간까지 빠른 호흡으로 진행되며 주인공인 선덕여왕 탄생 이전의 역사를 정리했다. 드라마의 첫 부분에서 자막으로 고지된 바와 같이, 1~2화는 본격적인 내용이 시작되기 전 30년을 축약해 놓은 이야기이다. 진지왕의 폐위와 함께 진평왕의 즉위, 후에 선덕여왕이 될 덕만과 쌍둥이언니인 천명의 탄생까지, 이 시기의 주요한 사건의 뒤에는 모두 미실이 있다. 이렇게 주요 등장인물이 탄생하기 이전부터 견고하게 구축해 놓은 미실의 시대에 잠식되지 않고, 여왕이 ‘되어가는’ 덕만의 시대를 펼쳐 보이는 것이 의 숙제가 될 것이다. 모든 것을 갖고도 결국은 실패한 역사로 남아 정사에는 기록조차 남아있지 않은 ‘늙지 않는’ 여인 미실의 매력은 여러 가지 의미에서 치명적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람을 얻는 자가 천하를 얻고 시대의 주인이 될 것이다”라는 진흥왕의 말에 “보십시오, 미실의 사람들이옵니다. 이제, 미실의 시대입니다”라고 답하는 미실이 결국 실패하고 마는 것은, 그 말을 하기 전 진흥왕의 이야기를 잊어서가 아닐는지. 신라의 전성기를 열었던 진흥왕에게로 모인 사람들은 그가 혼자일 때부터 시작해, 열 명, 백 명씩 그를 믿고 모여든 사람들이었다. 그렇다면 미실의 사람들과 선덕여왕의 사람들은 어떻게 다를까? 이 역시 의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다.
글 윤이나
MBC 월-금 저녁 8시 15분 첫회
영란(하희라)은 밥 같은 여자다. 그녀는 무심한 남편 선우(김성민)의 밥상을 차리고, 가난한 친정 엄마(이효춘)를 위해 백화점에서 새 옷도 사주고, 부모 잃은 조카 현태(이병준)를 따뜻하게 위로한다. 단조로운 일상을 견디며 주위를 보살피는 그녀의 헌신은 늘 밥상에 오르는 밥처럼 한결같다. 일일연속극 또한 편성 면에서는 밥 같은 프로그램이다. 방송시간대가 저녁식사와 연결되기도 하거니와, 배우와 줄거리는 달라도 늘 같은 시간대에 매번 예측 가능한 가족 이야기를 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이번에 새로 차린 의 첫술은 존재감 뚜렷한 배우들과 면밀한 구성 덕에 산뜻한 맛을 냈다. 30분짜리 영상은 선우가 옛 연인 화진(최수린)과의 이별을 회상하는 장면으로 시작했다가 화진과의 재회로 끝나는 수미상응 구조로 영란에게 닥칠 시련을 강조했다. 영란의 사춘기 딸 은지(하승리)가 친구 부모의 이혼 소식을 전하며 “우리 아빤, 적어도 (외도 때문에 이혼한) 친구 아빠하곤 차원이 다를 것”이라고 덧붙이는 장면이나, 화진의 집 근처에 영란 친구 정희(홍충민)네 가게를 배치시킨 것은 훗날에도 요긴하게 쓸 만한 복선이었다. 부유하지만 무미건조한 영란-선우 부부와 돈은 없어도 알콩달콩 사는 영심(김혜선)-도식(김병세) 부부는 뚜렷한 대조를 이뤘고, 신세대 부부 영미(오윤아)-윤수(하석진)의 대화를 “엄마한테 이를 거야”로 마무리하자마자 카메라가 윤수 엄마(이혜숙)를 비추는 시퀀스 연결은 경쾌했다. 새로울 것 없는 밥상이긴 해도, 의 요리사들이 첫술의 솜씨를 잃지 않는다면 마지막 한 술까지 맛있게 즐길 수 있겠다.
글 김은영
1화는 ‘미실의 시대’다웠다. 진흥왕(이순재)의 서거와 함께 자신의 시대를 열어젖힌 미실(고현정)이 자신의 손으로 만든 왕인 진지왕(임호)을 폐위 시키고자 하는 순간까지 빠른 호흡으로 진행되며 주인공인 선덕여왕 탄생 이전의 역사를 정리했다. 드라마의 첫 부분에서 자막으로 고지된 바와 같이, 1~2화는 본격적인 내용이 시작되기 전 30년을 축약해 놓은 이야기이다. 진지왕의 폐위와 함께 진평왕의 즉위, 후에 선덕여왕이 될 덕만과 쌍둥이언니인 천명의 탄생까지, 이 시기의 주요한 사건의 뒤에는 모두 미실이 있다. 이렇게 주요 등장인물이 탄생하기 이전부터 견고하게 구축해 놓은 미실의 시대에 잠식되지 않고, 여왕이 ‘되어가는’ 덕만의 시대를 펼쳐 보이는 것이 의 숙제가 될 것이다. 모든 것을 갖고도 결국은 실패한 역사로 남아 정사에는 기록조차 남아있지 않은 ‘늙지 않는’ 여인 미실의 매력은 여러 가지 의미에서 치명적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람을 얻는 자가 천하를 얻고 시대의 주인이 될 것이다”라는 진흥왕의 말에 “보십시오, 미실의 사람들이옵니다. 이제, 미실의 시대입니다”라고 답하는 미실이 결국 실패하고 마는 것은, 그 말을 하기 전 진흥왕의 이야기를 잊어서가 아닐는지. 신라의 전성기를 열었던 진흥왕에게로 모인 사람들은 그가 혼자일 때부터 시작해, 열 명, 백 명씩 그를 믿고 모여든 사람들이었다. 그렇다면 미실의 사람들과 선덕여왕의 사람들은 어떻게 다를까? 이 역시 의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다.
글 윤이나
MBC 월-금 저녁 8시 15분 첫회
영란(하희라)은 밥 같은 여자다. 그녀는 무심한 남편 선우(김성민)의 밥상을 차리고, 가난한 친정 엄마(이효춘)를 위해 백화점에서 새 옷도 사주고, 부모 잃은 조카 현태(이병준)를 따뜻하게 위로한다. 단조로운 일상을 견디며 주위를 보살피는 그녀의 헌신은 늘 밥상에 오르는 밥처럼 한결같다. 일일연속극 또한 편성 면에서는 밥 같은 프로그램이다. 방송시간대가 저녁식사와 연결되기도 하거니와, 배우와 줄거리는 달라도 늘 같은 시간대에 매번 예측 가능한 가족 이야기를 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이번에 새로 차린 의 첫술은 존재감 뚜렷한 배우들과 면밀한 구성 덕에 산뜻한 맛을 냈다. 30분짜리 영상은 선우가 옛 연인 화진(최수린)과의 이별을 회상하는 장면으로 시작했다가 화진과의 재회로 끝나는 수미상응 구조로 영란에게 닥칠 시련을 강조했다. 영란의 사춘기 딸 은지(하승리)가 친구 부모의 이혼 소식을 전하며 “우리 아빤, 적어도 (외도 때문에 이혼한) 친구 아빠하곤 차원이 다를 것”이라고 덧붙이는 장면이나, 화진의 집 근처에 영란 친구 정희(홍충민)네 가게를 배치시킨 것은 훗날에도 요긴하게 쓸 만한 복선이었다. 부유하지만 무미건조한 영란-선우 부부와 돈은 없어도 알콩달콩 사는 영심(김혜선)-도식(김병세) 부부는 뚜렷한 대조를 이뤘고, 신세대 부부 영미(오윤아)-윤수(하석진)의 대화를 “엄마한테 이를 거야”로 마무리하자마자 카메라가 윤수 엄마(이혜숙)를 비추는 시퀀스 연결은 경쾌했다. 새로울 것 없는 밥상이긴 해도, 의 요리사들이 첫술의 솜씨를 잃지 않는다면 마지막 한 술까지 맛있게 즐길 수 있겠다.
글 김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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