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방권
[명사]1. 한 번의 활약으로 다른 잘못에 대한 비난을 면제 받는 권리
2. 행동에 크게 흡족하여 미래의 과오를 눈감아 주려하는 너그러운 마음의 표시
유사 표현 : 죄사함. 거듭남의 비밀

‘까방권’은 ‘까임방지권’의 줄임말로서, 여기서 ‘까임’은 ‘정신적인 외상을 입을 정도로 심한 비난을 받음’을 의미한다. ‘까임’의 어휘형태소이자 어근에 해당하는 ‘까-’에 ‘방지’와 ‘권리’라는 명사의 첫음절을 덧붙인 이종합성어로서 발음 시에는 [까방권]을 [까방꿘]으로 경음화 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이는 ‘공과금’의 바른 발음이 [공꽈금]이 아니라 [공과금]인 것과 마찬가지의 사례이다.

사회적으로 ‘까방권’은 탁월한 성과를 거둔 대상에게 즉시적인 포상을 하기보다는 실적을 마일리지처럼 활용해 필요할 때 이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현대적인 칭찬의 방식이다. 또한 이는 루터의 종교 개혁 이전에 횡행하던 중세 말엽 카톨릭의 ‘면죄부’와 유사한 방식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서구적이기도 하다. 주로 스포츠 경기에서 크게 활약한 선수에게 부여되며 2002년 월드컵 16강 이탈리아전 당시 골든골을 성공시킨 안정환, 2008년 베이징올림픽 야구 준결승전에서 8회에 홈런을 날려 게임을 역전시킨 이승엽 등이 대표적인 수혜자다. 그러나 ‘까방권’은 문서화 된 계약 사항이 아니므로 법적 효력이 없음을 주의해야 한다.

용례[用例]
* 양사장님, 수트탑 화보집을 출판하시면 3년 약정 까방권을 선물해 드릴게요.
* 반기문보다 먼저 UN에 입성한 김정훈은 군입대로 평생 까방권을 부여받았다.
* 대체 리플이 몇 개가 달려야 편집장님의 까방권을 얻어낼 수 있단 말인가!

글. 윤희성 (nine@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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