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희 작가는 저에게 집에 돌아가면 따뜻한 물에 목욕을 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봄날의 길을 만끽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김은희 작가는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28일 새벽 검찰이 퇴근 중이던 MBC 의 김은희 작가를 비롯, 조능희 전 CP와 송일준 PD, 이연희 작가 등을 체포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지난해 MBC 의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의 제작진으로, 지난 24일 검찰의 체포 및 압수수색영장 시한이 만료되기 전까지 항의 농성을 했고, 검찰은 이들이 농성을 풀고 현장에 복귀한 직후 체포했다. 이에 지난 밤 김은희 작가와 마지막 대화를 했던 신민정 방송4사 구성작가협의회 부회장을 비롯, 방송인총연합회와 MBC, KBS, SBS, EBS 구성작가협의회가 28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제작진 체포를 항의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퇴근 중이던 제작진들 줄줄이 긴급체포
검찰이 제작진들을 체포한 것은 지난해 4월 29일 방영된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의 내용에 대해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등 정부 관계자들이 제작진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28일 모인 언론인들은 이것이 정부의 언론탄압이라고 주장했다. 신민정 부회장은 “문제의 핵심은 광우병 사건의 왜곡 여부가 아니다. 시사 프로그램의 중요한 영역은 정부 부처의 공적 업무에 대한 감시와 비판인데, 이것을 명예훼손으로 보는 것은 어불성설이다”라고 주장했다. 특히 언론인들은 MBC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 시도가 언론 자유를 가로막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김승기 언론노조 수석 부위원장은 “언론인이 취재원을 공개하지 않고, 취재 과정에서의 정보를 이용해 사적 이득을 취하지 않는 것은 언론인의 불문율이다. 검찰이 언론을 사이비 언론으로 만들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들은 항의서한에서 지난해 임수빈 전 서울중앙지검 형사 2부 부장검사가 제작진의 조사 결과 끝에 “이번 수사는 검찰 권력이 헌법에 보장된 언론의 자유를 얼마나 침해할 수 있느냐의 문제다”라는 결론을 내린 뒤 올해 검찰청을 스스로 떠난 사실을 지적하며 검찰이 제작진에 대해 공정한 수사를 하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검찰에 대한 비판은 현 정부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졌다. 김영희 한국PD연합회장은 “21세기에 전 세계가 보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그런 웃지 못 할 언론 탄압이 자행되고 있다”고 주장했고, 박정희 정권 시절 언론 자유를 위해 투쟁하다 강제 해직 당했던 정동익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장은 “나라가 거꾸로 돌아간다는 생각이 든다. 언론의 자유를 탄압하는 정권은 결국 몰락의 길을 걷는다”며 정부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전했다. 하지만 언론인들의 목소리가 검찰과 정부에 전달될지는 미지수다. 기자회견 뒤 언론인들이 항의서한을 전달하려고 서울지검에 들어가려 하자 서울지검측은 열려있던 출입문을 닫았다. 결국 항의서한 전달은 항의 끝에 출입이 가능해진 몇 명의 언론인들에 의해 이뤄졌다. 내일이면 의 광우병 관련 방송이 나간 지 1년이 된다. 과연 언론과 검찰, 그리고 정부가 닫힌 문을 열고 소통할 수 있는 날은 언제일까. 그리고 김은희 작가는 언제쯤 마음 편히 퇴근해 따뜻한 물에 목욕을 할 수 있을까.
글. 강명석 (two@10asia.co.kr)
사진. 이원우 (four@10asia.co.kr)
편집. 이지혜 (seven@10asia.co.kr)
퇴근 중이던 제작진들 줄줄이 긴급체포
검찰이 제작진들을 체포한 것은 지난해 4월 29일 방영된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의 내용에 대해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등 정부 관계자들이 제작진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28일 모인 언론인들은 이것이 정부의 언론탄압이라고 주장했다. 신민정 부회장은 “문제의 핵심은 광우병 사건의 왜곡 여부가 아니다. 시사 프로그램의 중요한 영역은 정부 부처의 공적 업무에 대한 감시와 비판인데, 이것을 명예훼손으로 보는 것은 어불성설이다”라고 주장했다. 특히 언론인들은 MBC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 시도가 언론 자유를 가로막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김승기 언론노조 수석 부위원장은 “언론인이 취재원을 공개하지 않고, 취재 과정에서의 정보를 이용해 사적 이득을 취하지 않는 것은 언론인의 불문율이다. 검찰이 언론을 사이비 언론으로 만들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들은 항의서한에서 지난해 임수빈 전 서울중앙지검 형사 2부 부장검사가 제작진의 조사 결과 끝에 “이번 수사는 검찰 권력이 헌법에 보장된 언론의 자유를 얼마나 침해할 수 있느냐의 문제다”라는 결론을 내린 뒤 올해 검찰청을 스스로 떠난 사실을 지적하며 검찰이 제작진에 대해 공정한 수사를 하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검찰에 대한 비판은 현 정부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졌다. 김영희 한국PD연합회장은 “21세기에 전 세계가 보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그런 웃지 못 할 언론 탄압이 자행되고 있다”고 주장했고, 박정희 정권 시절 언론 자유를 위해 투쟁하다 강제 해직 당했던 정동익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장은 “나라가 거꾸로 돌아간다는 생각이 든다. 언론의 자유를 탄압하는 정권은 결국 몰락의 길을 걷는다”며 정부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전했다. 하지만 언론인들의 목소리가 검찰과 정부에 전달될지는 미지수다. 기자회견 뒤 언론인들이 항의서한을 전달하려고 서울지검에 들어가려 하자 서울지검측은 열려있던 출입문을 닫았다. 결국 항의서한 전달은 항의 끝에 출입이 가능해진 몇 명의 언론인들에 의해 이뤄졌다. 내일이면 의 광우병 관련 방송이 나간 지 1년이 된다. 과연 언론과 검찰, 그리고 정부가 닫힌 문을 열고 소통할 수 있는 날은 언제일까. 그리고 김은희 작가는 언제쯤 마음 편히 퇴근해 따뜻한 물에 목욕을 할 수 있을까.
글. 강명석 (two@10asia.co.kr)
사진. 이원우 (four@10asia.co.kr)
편집. 이지혜 (seven@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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