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화씨가 출연한 를 보고 너무 하고 싶어서 6개월 동안 혼자 연습했어요.” 뮤지컬을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냐는 물음에 정상훈의 밝은 목소리가 돌아온다. 절박한 상황에서 유일하게 믿을 수 있는 친구(SBS )로, 뺀질뺀질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동생()으로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던 그는, 2005년의 어느 날 그렇게 좋아하던 뮤지컬 로 우리 앞에 나타났다. “지금 잠깐씩 뮤지컬로 넘어오는 친구들이 있잖아요. 지금의 그 친구들이 또 다른 경험을 하고 싶다고 생각하던 그때의 제 모습과 비슷할 거라고 생각해요.” 한 작품만 끝내면 다시 방송해야지라고 생각했던 마음은 이후 , , 등으로 이어졌고, 그런 일련의 작업들을 통해 특유의 재기발랄함과 코믹한 모습으로 정상훈만의 영역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작품을 하면서 물론 잃은 것도 있지만 그 곱절의 것들을 얻어서 너무 행복했어요. 특히 는 류정한, 조정석, 양준모, 임철형 등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어요. 류정한 씨는 그렇게 재밌고 술 많이 먹은 적은 처음이었다고 하시더라구요. (웃음)” 좋은 사람들과의 행복한 작업으로 기억되는 는 ‘이게 내가 하고 싶은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갖게 만들었고 정상훈을 무대에 계속 남게 했다. 를 하면서 얻은 목디스크덕에 한동안 한의원 신세도 졌지만 “이제 춤은 자신 있다”고 웃으며 말할 수 있게 되었고, 속 ‘깊은 밤을 날아서’를 제대로 부르지 못해 “이문세 씨에게 죄송하다”고 하지만 그로 인해 본인이 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게 되었다.
그렇게 한발 한발 계단을 오르고 있는 정상훈은 최근, 데뷔 19년차 성기윤에서부터 대학로에서 급부상하는 신인배우들까지 주요인물만 10명이 훌쩍 넘는 을 공연 중이다. “창작은 위대한 것”이라며 처음으로 작업하는 창작초연작품에 잔뜩 애정을 담는 그에게 에 대해 물었다.뮤지컬 은 핀란드의 소설가 아르토 파실린나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창작뮤지컬로, 12명의 인물이 ‘헤븐 익스프레스’에 몸을 싣고 떠난 대륙횡단자살여행을 그린 작품이다. 많은 등장인물만큼이나 다양한 평가를 얻고 있는 작품이지만, 위로와 안식이 필요한 현대인들의 삶을 반추할 긴 시간을 남긴다. 극중 정상훈은 자살마저도 뒷북치는 발명가 우상준과 자살여행단을 쫓는 안기부장 지정석 역으로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영화 , 를 모티브 삼아, 정상훈은 자신이 맡은 우상준 캐릭터를 자폐가 있는 천재발명가로 만들어냈다. “손을 떠는 행동으로 쉼없이 돌아가는 뇌를, 사람들의 눈을 마주치지 못한 채 연신 찡긋거리는 눈으로 불안한 심리를 보여주려고 했어요.” 특유의 행동들이 더해지면서 캐릭터는 태어났고, 그런 우상준은 자살여행단을 쫓아다니는 그만의 여행기를 만들어내며 관객들의 뇌리에 남았다. 하지만 창작뮤지컬은 공연 전후로 수없이 변하는만큼 그가 맡은 우상준의 캐릭터에도 많은 변화를 겪었다. “초고에서는 자살시도 직전 버스에 탑승했다가 리모컨조작실수로 버스만 추락하는 것이었는데 버스가 너무 커서 추락시킬 수가 없었어요. (웃음) 그 이후에도 여러가지 일들이 있었지만 너무 단독으로만 행동하는 것 같아 맨 마지막에 자살여행단을 만나게 된 거에요. (웃음)” 많지 않은 신과 분리되어 있는 인물로 관객들에게도 본인 스스로에게도 많은 아쉬움을 남겼지만, 새로운 시도를 했다는 점에서 잊을 수 없는 작품이 되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지만, 2시간 반이라는 시간동안 뮤지컬을 보면서 관객들의 생각이 점점 바뀌어간다면 그것만으로도 큰 수확이라고 생각해요.”
아직까지는 스스로의 연기에 만족하지 못해 정극보다는 자신에게 주어진 밝은 역을 계속 하겠다는 정상훈은, 4월 19일을 마지막으로 에 마침표를 찍는다. 그리고 7월, 2007년 송용진ㆍ조정석이 함께 해 여름을 뜨겁게 달구던 로 다시 등장할 예정이다. 깊게 파인 보조개만큼 개구진 무대 위의 모습과 달리, 무대 밖에서 그가 한 가지 더 열정을 갖고 움직이는 일은 바로 대본작업. “영화 이 맷 데이먼과 벤 애플렉이 함께 쓴 영화라는 걸 듣고 정성화 씨랑 영화시나리오 공부를 시작했어요. 그때는 둘이 일도 없고 그래서 뮤지컬도 많이 보러 다니고 대본작업도 열심히 했었죠. 지금은 둘 다 바빠서 잘 못하지만, 완성된 대본들도 있으니 언젠가는 꼭 작품을 올리고 싶어요.” 소울메이트 같이 10여년에 가까운 긴 시간을 함께 보낸 이들이 만들어내는 뮤지컬은 어떤 얼굴을 하고 있을까. 아마도 한껏 웃는 얼굴 뒤로 깊은 슬픔을 간직한 삐에로 같은 얼굴은 아닐까.‘나는 뒷북치는 발명가’
영화 , 등의 음악을 담당했던 이지수 음악감독은 을 통해 처음으로 뮤지컬 작업에 임했다. 특히나 이번 넘버들은 다른 작품들에 비해 웅장한 사운드와 함께 33곡이라는 방대한 양을 자랑한다. 그 중 정상훈은 우상준이 부르는 ‘나는 뒷북치는 발명가’를 가장 좋아하는 넘버로 꼽았다. 그가 일생을 살면서 발명한 물건에 대해,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기막히게 뒷북을 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원래 작사를 대표님께서 하셨는데, 제가 워낙 코미디를 좋아하기도 하니까 저에게 한번 작사를 해볼 생각이 없냐고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이 곡은 제가 직접 가사를 붙였어요. 앞서 말했던 신만큼이나 가사도 저 스스로 바꿔서 정말 애착이 많이 가요.”
사진제공_트라이프로
글. 장경진 (three@10asia.co.kr)
“작품을 하면서 물론 잃은 것도 있지만 그 곱절의 것들을 얻어서 너무 행복했어요. 특히 는 류정한, 조정석, 양준모, 임철형 등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어요. 류정한 씨는 그렇게 재밌고 술 많이 먹은 적은 처음이었다고 하시더라구요. (웃음)” 좋은 사람들과의 행복한 작업으로 기억되는 는 ‘이게 내가 하고 싶은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갖게 만들었고 정상훈을 무대에 계속 남게 했다. 를 하면서 얻은 목디스크덕에 한동안 한의원 신세도 졌지만 “이제 춤은 자신 있다”고 웃으며 말할 수 있게 되었고, 속 ‘깊은 밤을 날아서’를 제대로 부르지 못해 “이문세 씨에게 죄송하다”고 하지만 그로 인해 본인이 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게 되었다.
그렇게 한발 한발 계단을 오르고 있는 정상훈은 최근, 데뷔 19년차 성기윤에서부터 대학로에서 급부상하는 신인배우들까지 주요인물만 10명이 훌쩍 넘는 을 공연 중이다. “창작은 위대한 것”이라며 처음으로 작업하는 창작초연작품에 잔뜩 애정을 담는 그에게 에 대해 물었다.뮤지컬 은 핀란드의 소설가 아르토 파실린나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창작뮤지컬로, 12명의 인물이 ‘헤븐 익스프레스’에 몸을 싣고 떠난 대륙횡단자살여행을 그린 작품이다. 많은 등장인물만큼이나 다양한 평가를 얻고 있는 작품이지만, 위로와 안식이 필요한 현대인들의 삶을 반추할 긴 시간을 남긴다. 극중 정상훈은 자살마저도 뒷북치는 발명가 우상준과 자살여행단을 쫓는 안기부장 지정석 역으로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영화 , 를 모티브 삼아, 정상훈은 자신이 맡은 우상준 캐릭터를 자폐가 있는 천재발명가로 만들어냈다. “손을 떠는 행동으로 쉼없이 돌아가는 뇌를, 사람들의 눈을 마주치지 못한 채 연신 찡긋거리는 눈으로 불안한 심리를 보여주려고 했어요.” 특유의 행동들이 더해지면서 캐릭터는 태어났고, 그런 우상준은 자살여행단을 쫓아다니는 그만의 여행기를 만들어내며 관객들의 뇌리에 남았다. 하지만 창작뮤지컬은 공연 전후로 수없이 변하는만큼 그가 맡은 우상준의 캐릭터에도 많은 변화를 겪었다. “초고에서는 자살시도 직전 버스에 탑승했다가 리모컨조작실수로 버스만 추락하는 것이었는데 버스가 너무 커서 추락시킬 수가 없었어요. (웃음) 그 이후에도 여러가지 일들이 있었지만 너무 단독으로만 행동하는 것 같아 맨 마지막에 자살여행단을 만나게 된 거에요. (웃음)” 많지 않은 신과 분리되어 있는 인물로 관객들에게도 본인 스스로에게도 많은 아쉬움을 남겼지만, 새로운 시도를 했다는 점에서 잊을 수 없는 작품이 되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지만, 2시간 반이라는 시간동안 뮤지컬을 보면서 관객들의 생각이 점점 바뀌어간다면 그것만으로도 큰 수확이라고 생각해요.”
아직까지는 스스로의 연기에 만족하지 못해 정극보다는 자신에게 주어진 밝은 역을 계속 하겠다는 정상훈은, 4월 19일을 마지막으로 에 마침표를 찍는다. 그리고 7월, 2007년 송용진ㆍ조정석이 함께 해 여름을 뜨겁게 달구던 로 다시 등장할 예정이다. 깊게 파인 보조개만큼 개구진 무대 위의 모습과 달리, 무대 밖에서 그가 한 가지 더 열정을 갖고 움직이는 일은 바로 대본작업. “영화 이 맷 데이먼과 벤 애플렉이 함께 쓴 영화라는 걸 듣고 정성화 씨랑 영화시나리오 공부를 시작했어요. 그때는 둘이 일도 없고 그래서 뮤지컬도 많이 보러 다니고 대본작업도 열심히 했었죠. 지금은 둘 다 바빠서 잘 못하지만, 완성된 대본들도 있으니 언젠가는 꼭 작품을 올리고 싶어요.” 소울메이트 같이 10여년에 가까운 긴 시간을 함께 보낸 이들이 만들어내는 뮤지컬은 어떤 얼굴을 하고 있을까. 아마도 한껏 웃는 얼굴 뒤로 깊은 슬픔을 간직한 삐에로 같은 얼굴은 아닐까.‘나는 뒷북치는 발명가’
영화 , 등의 음악을 담당했던 이지수 음악감독은 을 통해 처음으로 뮤지컬 작업에 임했다. 특히나 이번 넘버들은 다른 작품들에 비해 웅장한 사운드와 함께 33곡이라는 방대한 양을 자랑한다. 그 중 정상훈은 우상준이 부르는 ‘나는 뒷북치는 발명가’를 가장 좋아하는 넘버로 꼽았다. 그가 일생을 살면서 발명한 물건에 대해,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기막히게 뒷북을 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원래 작사를 대표님께서 하셨는데, 제가 워낙 코미디를 좋아하기도 하니까 저에게 한번 작사를 해볼 생각이 없냐고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이 곡은 제가 직접 가사를 붙였어요. 앞서 말했던 신만큼이나 가사도 저 스스로 바꿔서 정말 애착이 많이 가요.”
사진제공_트라이프로
글. 장경진 (three@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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