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월-금 저녁 7시 15분
죽은 줄 알았던 민소희가 돌아와 시도 때도 없이 악을 써댄 후부터 은 명품 ‘막드’에서 그냥 중증 ‘막드’로 전락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어제 방영된 108회는 마치 그 숫자처럼 인물들마다의 다양한 번뇌와 욕망을 보여주며 한층 업그레이드된 복마전의 무대를 마련했다. 의 연대기를 거칠게 나눠보자면 구은재에 대한 신애리의 린치, 신애리에 대한 구은재의 린치(전성기), 구은재에 대한 신애리와 민소희의 린치 정도일 것이다. 하지만 교빈과 똑같은 ‘찌질이’ 유전자를 나눠가진 줄 알았던 수빈이 구은재 편, 정확히 말해 신애리의 반대편에 서고, 강재는 니노가 자신의 자식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내 눈으로 신애리 처참하게 꼬꾸라지는 꼴 꼭 보고야 말겠어요”라고 이를 갈며, 하조는 미인이 하늘이를 몰래 요양시설에 버린 걸 알고 노발대발할 때, 소희는 은재가 밀어서 계단에서 구른 척 민 여사 앞에서 쇼를 펼치니 이제 인물간의 복수와 대립은 훨씬 다양한 모습으로 진행될 듯하다. 이 다른 ‘막드’와 차별화됐던 건 단순히 독한 이야기가 아니라 욕망을 위해 독해질 수밖에 없는 인물들의 이야기였기 때문이었고 이제 그 독한 인물들이 더 늘어나고 무대도 늘어났다. 게다가 길어야 34분 정도인 드라마 안에 이토록 다양한 대립관계를 만들어내고, 하늘이(별님)와 민 여사의 감격적 해후까지 담아내는 속도감도 여전하니 은 아직도 ‘핫’한 드라마인 게 맞다. 니노가 자기 자식이라 주장하는 강재에게 “치약대신 쥐약으로 양치하고 왔느냐”고 말하는 교빈의 탁월한 대사는 보너스다.
글 위근우
MBC 목 저녁 11시 5분
처음엔 동물병원의 횡포에 대해 얘기할 심산이었다. 애완동물을 사람처럼 대하는 주인과 사람만큼 귀한 동물을 물건만도 못하게 취급하는 양심불량 직원의 인식 차이, 그 사이에 끼여 야성을 거세당한 채 평생 ‘관리’당하며 사는 동물들의 비극에 초점을 맞추면 되겠거니 싶었다. 그런데 ‘추어탕의 진실’ 편을 보고 생각이 달라졌다. 그동안 적지 않은 추어탕 전문점에서 추어탕맛 어죽에 가까운 정체불명의 요리를 팔고 있었다니! 그 요리가 베트남산 망둑어에 합성첨가물을 버무린 잡탕이었다는 것도 놀라웠지만, 당연히 식당 주방에서 만들었으리라 믿었던 것이 실은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의 공장에서 일괄 제조, 배포된 레토르트 식품이었다는 사실은 더 충격이었다. 생각해 보면 문제의 업체가 벌인 작태는 3월 26일 방송에서 정수기 관리 불량을 들킨 대기업들과 다르지 않다. 우선 신제품(추어탕 또는 정수기)으로 소비자의 수요를 부추긴 뒤, 장점(건강 또는 깨끗함)을 선전해 소비자를 제품에 철저히 의존하게 한다. 그 다음은 뻔하다. 소비자가 누추한 동네 식당 또는 약수터 물을 외면하고 유명 브랜드에 충성하게 될 무렵 서서히 생산, 관리비용을 줄여 이득을 부풀리지 않겠는가. 사람의 생명을 책임져야 할 먹을거리가 최소비용 대비 최대이윤 추구의 상품으로 변질되는 현실. 가 매주 보여주는 것은 의식주 대부분을 양심 없는 거대자본에 잠식당한 현대인의 비극이었다.
글 김은영
죽은 줄 알았던 민소희가 돌아와 시도 때도 없이 악을 써댄 후부터 은 명품 ‘막드’에서 그냥 중증 ‘막드’로 전락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어제 방영된 108회는 마치 그 숫자처럼 인물들마다의 다양한 번뇌와 욕망을 보여주며 한층 업그레이드된 복마전의 무대를 마련했다. 의 연대기를 거칠게 나눠보자면 구은재에 대한 신애리의 린치, 신애리에 대한 구은재의 린치(전성기), 구은재에 대한 신애리와 민소희의 린치 정도일 것이다. 하지만 교빈과 똑같은 ‘찌질이’ 유전자를 나눠가진 줄 알았던 수빈이 구은재 편, 정확히 말해 신애리의 반대편에 서고, 강재는 니노가 자신의 자식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내 눈으로 신애리 처참하게 꼬꾸라지는 꼴 꼭 보고야 말겠어요”라고 이를 갈며, 하조는 미인이 하늘이를 몰래 요양시설에 버린 걸 알고 노발대발할 때, 소희는 은재가 밀어서 계단에서 구른 척 민 여사 앞에서 쇼를 펼치니 이제 인물간의 복수와 대립은 훨씬 다양한 모습으로 진행될 듯하다. 이 다른 ‘막드’와 차별화됐던 건 단순히 독한 이야기가 아니라 욕망을 위해 독해질 수밖에 없는 인물들의 이야기였기 때문이었고 이제 그 독한 인물들이 더 늘어나고 무대도 늘어났다. 게다가 길어야 34분 정도인 드라마 안에 이토록 다양한 대립관계를 만들어내고, 하늘이(별님)와 민 여사의 감격적 해후까지 담아내는 속도감도 여전하니 은 아직도 ‘핫’한 드라마인 게 맞다. 니노가 자기 자식이라 주장하는 강재에게 “치약대신 쥐약으로 양치하고 왔느냐”고 말하는 교빈의 탁월한 대사는 보너스다.
글 위근우
MBC 목 저녁 11시 5분
처음엔 동물병원의 횡포에 대해 얘기할 심산이었다. 애완동물을 사람처럼 대하는 주인과 사람만큼 귀한 동물을 물건만도 못하게 취급하는 양심불량 직원의 인식 차이, 그 사이에 끼여 야성을 거세당한 채 평생 ‘관리’당하며 사는 동물들의 비극에 초점을 맞추면 되겠거니 싶었다. 그런데 ‘추어탕의 진실’ 편을 보고 생각이 달라졌다. 그동안 적지 않은 추어탕 전문점에서 추어탕맛 어죽에 가까운 정체불명의 요리를 팔고 있었다니! 그 요리가 베트남산 망둑어에 합성첨가물을 버무린 잡탕이었다는 것도 놀라웠지만, 당연히 식당 주방에서 만들었으리라 믿었던 것이 실은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의 공장에서 일괄 제조, 배포된 레토르트 식품이었다는 사실은 더 충격이었다. 생각해 보면 문제의 업체가 벌인 작태는 3월 26일 방송에서 정수기 관리 불량을 들킨 대기업들과 다르지 않다. 우선 신제품(추어탕 또는 정수기)으로 소비자의 수요를 부추긴 뒤, 장점(건강 또는 깨끗함)을 선전해 소비자를 제품에 철저히 의존하게 한다. 그 다음은 뻔하다. 소비자가 누추한 동네 식당 또는 약수터 물을 외면하고 유명 브랜드에 충성하게 될 무렵 서서히 생산, 관리비용을 줄여 이득을 부풀리지 않겠는가. 사람의 생명을 책임져야 할 먹을거리가 최소비용 대비 최대이윤 추구의 상품으로 변질되는 현실. 가 매주 보여주는 것은 의식주 대부분을 양심 없는 거대자본에 잠식당한 현대인의 비극이었다.
글 김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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