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한민국 최고의 경영인은 CEO 출신 대통령도, 재벌 그룹 총수도 아닌 KBS 의 한명인 회장이다. 타고난 감각과 냉철한 판단력으로 명진그룹을 최고의 자리에 올려놓았으며 아시아 최초로 여성 CEO 상을 수상하기도 한 그는 심지어 바람을 피운 남편과 그 애인을 응징할 때조차 탁월한 실무 능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스케일의 복수극을 선보인다. 머리채를 쥐어뜯거나 꽃병을 집어 던지지 않고 손에 피는 커녕 물 한 방울 안 묻히고 선보이는 그의 필승 전략, 그리고 여자 혼자 몸으로 이 험한 세상에서 들개처럼 싸워 온 끝에 정상에 오른 자 만이 들려줄 수 있는 인생 스토리를 에서 출간했다. 전국 서점에서는 판매하지 않는다.
태양같은 열정과 빙산같은 냉철함으로 ‘마이다스의 손’ ‘철의 여인’ ‘유통업계의 대비마마’ 등 수많은 별명을 얻으며 명진그룹 성공신화를 이뤄낸 한명인 회장은 명진그룹 설립자 한병수 회장의 막내딸로 태어났다. S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유학을 떠나 예일대에서 MBA를 따고 돌아와 미르 백화점을 설립했다. 교통사고와 단기 기억상실증이라는 아픔을 겪기도 했으나 당시 평사원이었던 前 명진그룹 이정훈 부회장과 전격 결혼을 발표, 슬하에 아들 하나를 두었다. “법적으로는 이정훈과 결혼했고 심적으로는 명진그룹과 결혼했다”는 유명한 말을 남기기도 한 그는 여성으로서는 최초로 아시아 CEO 상을 수상한 데 이어 최근 또 하나의 시련을 딛고 새로운 도약을 향한 날개짓을 준비 중이다.
1. CEO의 가시밭길
나의 아버지, 한병수 회장 / 제왕학 조기교육 / 장학금이 필요했던 재벌의 딸 / 미국 유학 3막 3장 / 신입사원과 후계자 / 무릎 꿇고 사느니 서서 죽어라 / 미르 백화점의 9시 55분 / 워커홀릭, 그 영광의 상처 / 여자가 아닌 사자가 돼라 / 성공하는 여성의 10가지 노하우2. 브라보 마이 라이프알트만과 에스프레소 / 80년대식 첫사랑 / 잠 못드는 밤 비는 내리고 / 내 인생의 파트너 이정훈 / 밖에선 회장님 집에선 며느리 / 나는 모성애자 / 치맛바람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 신데렐라 VS 평강공주 / 외로움 활용법
3. 여성이여 테러리스트가 되자
총 맞은 것처럼 / 내 남자의 여자 / 복수는 차갑게 해야 제 맛 / 루머와 스캔들에 대처하는 법 / 여성지와 언론 플레이 / 적의 아킬레스건을 끊어라 / 죽이느냐, 죽지도 못하게 살려 두느냐 / 돈, 명예, 그리고 희망 빼앗기 / 궁지에 몰린 쥐는 고양이를 문다 / 나쁜 여자라고 하지 마. 용서 못해한 스님이 이제 곧 사자밥이 될 상황에 처했다. 끔찍한 죽음을 앞둔 순간 문득 눈을 들어 보니 가까운 곳에 꽃 한 송이가 보였다. 스님은 그 꽃의 아름다움에 감탄했다. 이 옛말처럼 스님같은 마음으로 하루하루 매 순간을 간절하게 보내고 싶은 것이 나의 꿈이다. 지금 이 순간이 지닌 충만함,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할까? – p. 59
최윤희를 처음 만났을 때 나는 그 아가씨가 나와 동류라는 사실을 본능적으로 느꼈다. 그렇기 때문에 민수가 최윤희와 실랑이를 벌인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오히려 반갑기조차 했다. 그동안 머리 비고 돈 밝히는 어린 계집애들만 상대하다가 오랜만에 제대로 된 여우한테 코를 물렸으니 자존심도 상하고 화도 날 터였다. 하지만 민수에게는 최윤희가 필요했다. 그래서 나는 최윤희를 내 사람, 내 며느리로 점찍었다. 문제는 최윤희의 의지였다. 재벌가 며느리가 될 수 있다면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드는 아이들과는 전혀 다른 최윤희를 어떻게 하면 내 발 밑에 무릎 꿇게 할 수 있을까. 일단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빼앗을 필요가 있었다. 직장을 빼앗고, 기회를 박탈하고, 가족을 무너뜨리기 시작했다. 돈은 곧 힘이었다. – p. 117
…남편과 여배우 E씨의 관계를 알게 된 것은 그날 밤이었다. 그 동안 석연치 않았던 남편의 행동이 주마등처럼 머리를 스쳐갔다. 총 맞은 것처럼 정신이 너무 없어 그 자리를 뛰쳐나와 주치의 이 박사님께로 갔다. 구멍 난 가슴에 우리 추억이 흘러 넘쳐 참아보려 해도 가슴을 막아도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 심장이 멈춰도 이렇게 아플 것 같진 않았다. 30년 전 첫사랑의 상처로 망가졌던 가슴에 새로운 생채기가 나서 피가 흐르는 듯 했다. 이대로 죽어버릴까. 하지만 다음 날 새벽 나는 결심했다. 살아야 한다. 스칼렛 오하라에게 타라가 있었다면 나에게는 명진이 있다. 그러니 그래도 살아야 한다면, 난 인간 한명인을 버릴 것이다. 한 마리 들개처럼 그렇게 처절하게 살아남을 것이다. 인간으로, 정으로 살아남을 수 없다면 처절한 복수를 위해서 들개처럼 싸워주마. 어느새 내 눈가에는 어머니의 양수처럼 뜨거운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 p. 148마침 E씨는 주식에 손을 대고 있었다. 나는 사람을 시켜 E씨가 투자한 JK가 모 그룹과 M&A를 한다는 소문을 퍼뜨리고 주식을 대거 구입했다. 홍콩행을 앞두고 E씨가 JK 주식을 내놓았을 때 나는 가지고 있던 주식을 모두 팔았다. 다음 날, E씨에게는 주가조작 혐의에 대한 참고인으로 소환장이 발부되었고 E씨는 출국을 금지 당했다. 결국 무혐의로 밝혀 졌지만 목적은 충분히 달성된 상태였다. E씨의 홍콩행은 틀어지기 시작했고 명진은 물로 타사와의 광고 계약도 이미지 실추로 인해 위약금을 물고 끝내야 할 판이었다. 하지만 나를 기만한 죄를 그 정도로 가볍게 물을 생각은 처음부터 없었다. – p. 152
남편을 부회장직에서 물러나게 했다. 좀 더 불명예스러운 방법도 있었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었다. 그는 죽는 날까지 나를 빛내기 위한 조연으로 살다가 생을 마감해야 할 의무가 있었다. 사태를 악화시킨 것은 E씨였다. 생방송 토크쇼에서 남편과의 관계를 터뜨린 것은 나 역시 예상치 못한 전개였다. 그러나 그 역시 내가 이길 게임의 일부일 뿐이었다. 다음 날 나는 7대 여성월간지 기자들을 모두 불러 모았다. 대통령 취임식 때처럼 정성을 다해 그들을 대접하고 기자회견을 했다. 평소 나와 인터뷰 할 기회만 노리고 있던 기자들은 내가 하는 말 한 마디 한 마디를 성심껏 받아 적었다. “이정훈 전 부회장은 이민수의 아버지가 맞다. 그러나 그의 외도는 사실이다.” – p. 163
모든 것을 잃은 두 사람이 다 내 앞에서 무릎 꿇고 빈다고 해도 이 전쟁은 끝나지 않을 터였다. 그 많은 시간동안, 내가 뼈 아프게 외로움을 겪으며 세상에 적응하려고 몸부림치는 동안 그들은 그런 나를 비웃으며 아이까지 낳고 재밌게 살지 않았는가. 그대로 갚아주겠다. 뼈를 깎는 고통 같은 외로움, 수면제 없이는 잠들지 못하는 숱한 밤들. 그 시간에 희희낙락 즐겁게 신혼을 즐기면서 나를 기만하고 우롱하며 상처 준만큼 다시 돌려줄 것이다. 하지만 나를 나쁜 여자라고 하지 말아야 한다. 용서할 수는 없지만 사랑이 너무 아프다. 지금도. – p. 218
글. 최지은 (five@10asia.co.kr)
편집. 장경진 (three@10asia.co.kr)
편집. 이지혜 (seven@10asia.co.kr)
태양같은 열정과 빙산같은 냉철함으로 ‘마이다스의 손’ ‘철의 여인’ ‘유통업계의 대비마마’ 등 수많은 별명을 얻으며 명진그룹 성공신화를 이뤄낸 한명인 회장은 명진그룹 설립자 한병수 회장의 막내딸로 태어났다. S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유학을 떠나 예일대에서 MBA를 따고 돌아와 미르 백화점을 설립했다. 교통사고와 단기 기억상실증이라는 아픔을 겪기도 했으나 당시 평사원이었던 前 명진그룹 이정훈 부회장과 전격 결혼을 발표, 슬하에 아들 하나를 두었다. “법적으로는 이정훈과 결혼했고 심적으로는 명진그룹과 결혼했다”는 유명한 말을 남기기도 한 그는 여성으로서는 최초로 아시아 CEO 상을 수상한 데 이어 최근 또 하나의 시련을 딛고 새로운 도약을 향한 날개짓을 준비 중이다.
1. CEO의 가시밭길
나의 아버지, 한병수 회장 / 제왕학 조기교육 / 장학금이 필요했던 재벌의 딸 / 미국 유학 3막 3장 / 신입사원과 후계자 / 무릎 꿇고 사느니 서서 죽어라 / 미르 백화점의 9시 55분 / 워커홀릭, 그 영광의 상처 / 여자가 아닌 사자가 돼라 / 성공하는 여성의 10가지 노하우2. 브라보 마이 라이프알트만과 에스프레소 / 80년대식 첫사랑 / 잠 못드는 밤 비는 내리고 / 내 인생의 파트너 이정훈 / 밖에선 회장님 집에선 며느리 / 나는 모성애자 / 치맛바람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 신데렐라 VS 평강공주 / 외로움 활용법
3. 여성이여 테러리스트가 되자
총 맞은 것처럼 / 내 남자의 여자 / 복수는 차갑게 해야 제 맛 / 루머와 스캔들에 대처하는 법 / 여성지와 언론 플레이 / 적의 아킬레스건을 끊어라 / 죽이느냐, 죽지도 못하게 살려 두느냐 / 돈, 명예, 그리고 희망 빼앗기 / 궁지에 몰린 쥐는 고양이를 문다 / 나쁜 여자라고 하지 마. 용서 못해한 스님이 이제 곧 사자밥이 될 상황에 처했다. 끔찍한 죽음을 앞둔 순간 문득 눈을 들어 보니 가까운 곳에 꽃 한 송이가 보였다. 스님은 그 꽃의 아름다움에 감탄했다. 이 옛말처럼 스님같은 마음으로 하루하루 매 순간을 간절하게 보내고 싶은 것이 나의 꿈이다. 지금 이 순간이 지닌 충만함,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할까? – p. 59
최윤희를 처음 만났을 때 나는 그 아가씨가 나와 동류라는 사실을 본능적으로 느꼈다. 그렇기 때문에 민수가 최윤희와 실랑이를 벌인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오히려 반갑기조차 했다. 그동안 머리 비고 돈 밝히는 어린 계집애들만 상대하다가 오랜만에 제대로 된 여우한테 코를 물렸으니 자존심도 상하고 화도 날 터였다. 하지만 민수에게는 최윤희가 필요했다. 그래서 나는 최윤희를 내 사람, 내 며느리로 점찍었다. 문제는 최윤희의 의지였다. 재벌가 며느리가 될 수 있다면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드는 아이들과는 전혀 다른 최윤희를 어떻게 하면 내 발 밑에 무릎 꿇게 할 수 있을까. 일단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빼앗을 필요가 있었다. 직장을 빼앗고, 기회를 박탈하고, 가족을 무너뜨리기 시작했다. 돈은 곧 힘이었다. – p. 117
…남편과 여배우 E씨의 관계를 알게 된 것은 그날 밤이었다. 그 동안 석연치 않았던 남편의 행동이 주마등처럼 머리를 스쳐갔다. 총 맞은 것처럼 정신이 너무 없어 그 자리를 뛰쳐나와 주치의 이 박사님께로 갔다. 구멍 난 가슴에 우리 추억이 흘러 넘쳐 참아보려 해도 가슴을 막아도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 심장이 멈춰도 이렇게 아플 것 같진 않았다. 30년 전 첫사랑의 상처로 망가졌던 가슴에 새로운 생채기가 나서 피가 흐르는 듯 했다. 이대로 죽어버릴까. 하지만 다음 날 새벽 나는 결심했다. 살아야 한다. 스칼렛 오하라에게 타라가 있었다면 나에게는 명진이 있다. 그러니 그래도 살아야 한다면, 난 인간 한명인을 버릴 것이다. 한 마리 들개처럼 그렇게 처절하게 살아남을 것이다. 인간으로, 정으로 살아남을 수 없다면 처절한 복수를 위해서 들개처럼 싸워주마. 어느새 내 눈가에는 어머니의 양수처럼 뜨거운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 p. 148마침 E씨는 주식에 손을 대고 있었다. 나는 사람을 시켜 E씨가 투자한 JK가 모 그룹과 M&A를 한다는 소문을 퍼뜨리고 주식을 대거 구입했다. 홍콩행을 앞두고 E씨가 JK 주식을 내놓았을 때 나는 가지고 있던 주식을 모두 팔았다. 다음 날, E씨에게는 주가조작 혐의에 대한 참고인으로 소환장이 발부되었고 E씨는 출국을 금지 당했다. 결국 무혐의로 밝혀 졌지만 목적은 충분히 달성된 상태였다. E씨의 홍콩행은 틀어지기 시작했고 명진은 물로 타사와의 광고 계약도 이미지 실추로 인해 위약금을 물고 끝내야 할 판이었다. 하지만 나를 기만한 죄를 그 정도로 가볍게 물을 생각은 처음부터 없었다. – p. 152
남편을 부회장직에서 물러나게 했다. 좀 더 불명예스러운 방법도 있었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었다. 그는 죽는 날까지 나를 빛내기 위한 조연으로 살다가 생을 마감해야 할 의무가 있었다. 사태를 악화시킨 것은 E씨였다. 생방송 토크쇼에서 남편과의 관계를 터뜨린 것은 나 역시 예상치 못한 전개였다. 그러나 그 역시 내가 이길 게임의 일부일 뿐이었다. 다음 날 나는 7대 여성월간지 기자들을 모두 불러 모았다. 대통령 취임식 때처럼 정성을 다해 그들을 대접하고 기자회견을 했다. 평소 나와 인터뷰 할 기회만 노리고 있던 기자들은 내가 하는 말 한 마디 한 마디를 성심껏 받아 적었다. “이정훈 전 부회장은 이민수의 아버지가 맞다. 그러나 그의 외도는 사실이다.” – p. 163
모든 것을 잃은 두 사람이 다 내 앞에서 무릎 꿇고 빈다고 해도 이 전쟁은 끝나지 않을 터였다. 그 많은 시간동안, 내가 뼈 아프게 외로움을 겪으며 세상에 적응하려고 몸부림치는 동안 그들은 그런 나를 비웃으며 아이까지 낳고 재밌게 살지 않았는가. 그대로 갚아주겠다. 뼈를 깎는 고통 같은 외로움, 수면제 없이는 잠들지 못하는 숱한 밤들. 그 시간에 희희낙락 즐겁게 신혼을 즐기면서 나를 기만하고 우롱하며 상처 준만큼 다시 돌려줄 것이다. 하지만 나를 나쁜 여자라고 하지 말아야 한다. 용서할 수는 없지만 사랑이 너무 아프다. 지금도. – p. 218
글. 최지은 (five@10asia.co.kr)
편집. 장경진 (three@10asia.co.kr)
편집. 이지혜 (seven@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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