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한 휴일 오후, 정신 좀 차려보자 할 때 보는 드라마가 있다. 주된 무대는 높은 색 온도의 푸르스름한 아이스하키 경기장이다. 얕은 입김을 내쉬며 관중석을 두리번거리던 9번 선수 하루(기무라 타쿠야)는 아키(다케우치 유코)를 발견하고 멋쩍은 미소를 보인다. 그리고 이내 스케이트 날을 빙판 위로 내딛는다. 함께 깔리는 음악은 퀸의 ‘I was born to love you’.

는 2004년 후지TV에서 방영한 아이스하키 드라마로 순수한 열정이 느껴지는 블루톤의 청춘물이다. 기무라 타쿠야가 “단지 난 뭐라고 할까…굼뜬 놈이랑 뻔뻔스런 놈이 싫거든. 최고를 향하지 않는 녀석을 보면 열 받아”라는 식의 대사를 하면 유치하고 뻔하면서도 나도 모르게 뜨끔한다. 는 다소 통속적인 사랑 이야기에 단순한 스포츠 드라마로 치부될 수도 있었지만 아직도 많은 이들이 기억하는 이유는 뭘까? 그것은 아마도 1억 개의 별 중 가장 빛난다는 기무라 타쿠야의 마성 때문이 아닐까? 그리고 속 기무라 타쿠야라면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Maybe..Must Be.”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