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는 안 풀리고, 결혼은 생각도 못하는 싱글들을 모아 결혼까지 이르게 하는 리얼리티쇼, (Arranged Marriage)가 미국 CBS에서 계획 중이다. TV의 도움이 필요없는 선남선녀들이 연애나 프러포즈를 목적으로 경쟁하던 기존 쇼들과는 달리 는 결혼을 간절히 원하지만 애인 구하는데 난항을 겪고 있는 25~40세의 성인 4명을 뽑아 이성과의 만남을 주선해준다. 그리고 출연자의 가족과 친구들이 그 중 좋은 배우자를 골라 이들이 결혼 서약을 맺는 과정까지를 담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대략적 구조다. 여기에는 를 제작했던 댄 컷포스가 참여한다.

평범한 남녀의 고군분투 결혼 원정기

사실 이미 13시즌에 이른 나 같은 연애 경쟁 리얼리티쇼는 흔하다 못해 식상하다. 2004년에는 을 통해 출연자인 트리스탄 렌과 라이언 서터가 리얼리티쇼 커플 최초로 결혼에 골인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 쇼 모두 결혼 그 자체보단 셀러브리티로의 편입을 목표로 커플 만들기에 집중했던 반면 사랑에 목마른 출연자들이 등장하는 는 좀 더 리얼한 연애를 엿보고 싶은 시청자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포맷으로 보인다. 2003년 방영됐던 FOX의 (Married by America)와 비교되고 있지만 가 출연자들의 파티 중 알몸을 노출하는 등 자극적 콘셉트로 120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 받았던 것과 달리 는 “진실한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을 다큐멘터리처럼 담아낼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이처럼 결혼이라는 중대사까지 카메라에 담는 프로그램이 만들어지는 것은 리얼리티쇼라는 타이틀이 붙어도 그 안에 진정한 리얼이 담길 거라고 기대하지 않는 요즘 시청자들의 어떤 경향을 충족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그럴 듯한 가상을 세련되게 만들거나, 논쟁의 여지없는 리얼함을 담아내야 하는 갈림길에서 는 후자를 선택했다. 리얼버라이어티가 예능의 대세가 된 반면 ‘리얼이냐 아니냐’가 아직도 논란이 되는 우리나라에서 이 프로그램이 선택한 길은 어떤 해결책 혹은 힌트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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