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밤 9시 55분
누군가에게는 간질간질 귀여운 연애고, 다른 누군가에게는 디테일이 제거된 그저 그런 페어리테일일 뿐이다. 철수와 마리에 대한 이야기다. 대부분의 경우가 그렇듯 의 장점과 단점은 별개가 아닌, 동일한 것이다. 동화기에 귀엽고, 동화기에 감정이입 안 되는 이야기. 하지만 남들이 뭐라고 말하든 그들의 연애는 이번 주에도 꾸준히, 그것도 다이내믹하게 계속된다. 어디선가 나타난 기자들은 두 연인을 쫓고, 행인들은 도망치는 그들을 핸드폰 카메라에 담기 바쁘다. 경호원이 두 사람 사이를 가로막고, 기획사에서 스타를 데려가는 이 상황이라니. 누군가에게는 손발이 오그라드는 장면일지 모르지만 역시 다른 누군가에게는 간만에 보는 가슴 아픈 이별 장면이지 않을까.

EBS 밤 10시 40분
한때 유행했던 도시괴담. 심야 택시를 타고 가다가 운전사 아저씨가 건네준 드링크제를 먹고 잠시 잠이 들었다 깨면 어느 이름 모를 어선에서 눈을 뜬다는 이야기. 이 괴담을 믿거나 말거나 여기에는 배를 타고 바다에 나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막막함이 전제되어 있다. 그리고 그 어려움을 직접 직업으로 삼은 이들이 있다. 이번 의 주인공들은 100m가 넘는 엄청난 규모의 그물을 바다에 투망하는 기저저인망 어선의 선원들이다. 1시간 반마다 그물을 내리고 끌어당기는 투망과 연망 작업에 여념이 없는, 그래서 규칙적인 식사와 잠은 꿈도 못 꾸는 그들의 고된 삶의 단면을 확인해보자.

1, 2회 XTM 밤 12시
는 독특하면서도 흥미로운 히어로물이었고, 는 걸작이었고, 는 피천득 선생님의 표현을 빌려 ‘아니 만났어야 좋았을 것이다.’ 조금은 초라하게 끝난 영화 시리즈가 아쉬운 사람이라면 원작 코믹스에 훨씬 가깝게 만들어진 드라마 를 만나 볼 것을 추천한다. 웨슬리 스나입스만큼의 싱크로율은 아니지만 역시 근육질의 래퍼 출신 흑인 배우인 스티키 핑가즈의 블레이드 연기도 그럴싸하고, 다양한 욕망을 지닌 악역 마커스는 요즘 유행하는 매력적인 ‘엄친아 뱀파이어’에 가깝다. 이 둘의 대결을 통해 드러나는 흡혈귀 세계의 역사 역시 뱀파이어물 팬들에겐 흥미로운 내용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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