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정경미 포에버’를 외치던 왕비호도 이 날 만큼은 예능인 모두를 위한 ‘포에버’를 외쳤다. 1년 동안 KBS 각종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준 방송인 모두의 연말 축제이자 시상식인 이 지난 27일 밤 10시 KBS 별관 공개홀에서 열렸다. MC 신동엽과 김성은, 이지애 아나운서가 행사를 진행했다.

누가 어떤 상을 탈지 지켜보는 재미도 재미지만, 역시 연말 시상식은 상을 위한 경쟁보다는 한바탕 축제 분위기가 어울린다. 이번 연예대상에서는 시상식 사이사이 신봉선의 ‘미쳤어’를 시작으로 한 멤버들의 댄스 퍼레이드, ‘1박 2일’ 팀의 ‘무조건’ 열창 등이 이어지며 시상식 자체가 한 해를 마무리하는 거대한 예능프로그램이 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특히 25년 동안 전국을 돌아다닌 ‘가출’ 송해 선생님과 제자 김인협 악단장의 ‘달인’은 엄숙주의를 버린 노장의 유머를 통해 나이를 먹어도 변하지 않는 ‘예인’의 자세를 보여주었다.

시상식이 아니다, 축제다항상 빛나는 아이디어와 말재주로 프로그램을 이끌던 사람들답게 눈에 띄는 수상 소감도 많았다. 특히 “피부 트러블 때문에 웃긴 분장을 할 수 없어 아쉽다. 나도 바보 분장 하고 싶다”는 박지선의 소감이 사람들을 웃기고 싶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줬다면, “어떤 단체에서 나쁜 프로그램 1위로 를 꼽았다. 개그맨의 아이디어 회의를 한 번이라도 보면 그런 결정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황현희의 소감에는 유머를 유머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직된 세상에 대한 안타까움이 묻어났다.

행사 전부터 관심을 모았던 연예대상은 큰 이변 없이 ‘1박 2일’의 강호동이 수상했다. 수상한 강호동도, “내가 수상해도 되냐”는 강호동의 말에 엄지손가락을 들어주던 유재석도, 자신이 탄 양 기뻐하던 ‘1박 2일’ 팀도, 모두가 수상 여부에 상관없이 떠들썩하게 웃고 즐길 수 있는 분위기이기에 내년 KBS 예능의 기상도는 ‘여전히 맑음’이지 않을까.

수상자 명단

신인상 남자 (코미디) – 박성광
신인상 여자 (코미디) – 김경아
신인상 남자 (쇼 오락) – 이수근
신인상 여자 (쇼 오락) – 이지애
방송작가상 (코미디) – ‘박대박’ 강윤미
방송작가상 (쇼 오락) – ‘1박 2일’ 이우정
최고인기상 – ‘1박 2일’ 이승기
최우수 아이디어상 – ‘달인’
특별상 – 배철수
공로상 – 문금주 KBS홀 음향감독
우수상 남자 (코미디) – 황현희
우수상 여자 (코미디) – 박지선
최우수상 (코미디) – 김병만
우수상 (쇼 오락) – 신봉선
최우수상 (쇼 오락) – 정은아
시청자가 뽑은 최고의 프로그램상 –
연예대상 – ‘1박 2일’ 강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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