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 내 인생의 만화 중 한 편이다. 왜냐고 물어본다면 정확하게 대답할 수는 없다. 다만 내게 은 ‘마성의 게이’ 오노가 아닌 타치바나의 이야기다. 일을 위해서라면 케이크에 대해 줄줄이 꿸 수는 있어도 단 맛을 느끼지는 못하는 남자. ‘사랑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열정적이지만 상대방의 리액션에 대해서는 눈치 채지 못하고, 사귀기 전의 여성에 대해서는 “사귈 정도는 아냐”라고만 생각하는 남자. 타치바나는 모든 것을 분석하고, 배울 수는 있지만 그 현상 안에 담긴 사람의 마음도, 자신이 진짜 원하는 마음도 잘 알지 못한다. 그건 아마도 그가 어린 시절의 어떤 사건으로(만화를 보시라) 자신의 부모마저 자신을 사랑하되 진심을 보여주지는 않는다는 트라우마에서 시작된 것일 것이다. 진심으로 사랑받는 것에 익숙지 못해 사랑을 주는 것도, 받는 것에도 서투르고, 결국 진심을 보여주기도, 받는데도 힘든 남자. 그는 언젠가 진심을, 단맛을 느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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